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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al IK Aug 04. 2016

[Car] 남미에서 Hybrid 타기. 02

4세대 Prius를 구입하다

"남미에서 Toyota 4th 프리우스를 구입하다."


글에 앞서서 지난번 부족한 글에 대한 관심에 대해서 감사드립니다. 
조회수 세례를 받아 약 4,000 View를 돌파했네요. 제가 글을 잘 쓰기보다는 그만큼 프리우스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라고 해석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립니다. 



VW Golf를 팔면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차를 살 것인가?"

그동안 나름 VW의 간판모델이었던 Passat, Golf 모두 트랜스 미션에 문제가 생겼던 터라, 일단 VW는 앞으로 당분간 구입하지 않을 것이라 마음먹었죠. 


하지만 막상 VW 매장에 가서 신형 파사트를 보니 여러 가지 고민이 되더군요. 브라질에는 DSG 6단을 물린 유럽형 2.0 TSI가 들어옵니다. 나름 시원하게 나가는 VW 트랜스 미션의 맛을 이미 본터라, 디자인 잘빠지고 편의장비 두둑한 이 놈이 매우 끌렸습니다. 

그리고 Mercedes Benz C Class와 BMW 3 Série 역시 후보에 올렸지만, 최근 BMW 3 시리즈는 한국 내에 아반떼만큼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 제외시켰고, 그리고 Mercedes Benz는 가격은 BMW보다 싸고 요즘 세금, 등록세까지 내주는 등의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하는데다가 C180의 경우  사탕수수(Flex 연료) 터보라 많이 끌렸죠. 하지만 Benz는 좀 더 나이 들어서 타기로 하고 제외시켰습니다. 

최근 브라질 시장에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Audi, Benz, BMW들의 판매 약진이 도드라지고 있는데, 그 원인 중 하나가 개인 리스 때문입니다. 그동안 브라질 시장에서는 위 브랜드들이 소위 할부라고 하는 CDC(Crédito Direto ao Consumidor)만 있었죠. 이자는 월 0%~4%까지 다양하지만, 복리로 계산되어 최대 60개월까지 나누게 되면, 원금 이상 나오게 되는 경우 나옵니다. ;;; 물론 개인 리스라고 이자가 싼 것은 아니지만 보통 0.99% 에 고정되어있고, 최대 50% 차 값 보장에 또한 차를 구입할 때 내는 초기 납부금액이 싸서 최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지요. 반응이 좋아서 최근에는 Nissan, Fiat, Toyota, VW 등에서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정말 돈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었던 C세그먼트 이상의 프리미엄 모델들이 브라질 도로로 쏟아져 나오고 있죠. 정말 3 시리즈는 요즘 많습니다. 


이렇게 차 때고 포 땐 다음 차를 고르려니, 결국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한국, 일본차와 미국차들인데...


한국차의 경우 잔고장이 적지만 한국 내 가격에 x1.5 ~ 2를 하면 브라질 내 판매 가격이 나옵니다. 한국 내 차 값을 아니까, 솔직히 웃돈 주고 산다는 생각이 들어서 못 사겠더군요. 브라질에서 판매되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거의 미국 생산 모델입니다. 


그럼 미국차들이 있는데, 그들은 가격이 같은 급이라고 해도 경쟁 모델에 비해 좀 더 저렴한 편입니다. 예를 들어 포드 포커스만 해도, 경쟁 모델인 VW Golf에 비해서 20~30% 저렴하니까요. 하지만 예전 모 매거진에서 에디터 시절, 포드와 크라이슬러를 시승한 적이 있는데, 그때 미국차들은 별로라는 선입견(?) 때문에 역시 뺐습니다. (물론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참 선입견이라는 게 허허.)


또한 다 수리한 차를 서둘러서 팔려고 하니, 정말 마땅한 차 찾기가 쉽지 않더군요. 이유는 당시 골프를 타다가 기름이 다되어서 경고음만 '띵'하고 들려도, 지난번 미션고장으로 인해 트라우마가 생겨 덜컹 내려앉은 가슴을 앉고 자동차 상태 창을 열어봤습니다. 나름 스트레스였죠. 또한 차바꿀 생각도 없었는데, 주어진 예산에서 고르려고 하니 그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나의 자동차 구입 무한루프. 처음에는 중고차 사려고 봤는데, 인터넷으로 한국의 박 명장님의 좋은 중고차 고르는 비법을 열공하고 가도 잘 모르겠더군요. ㅋㅋㅋ 에디터 때 나름 중고차 전문 담당이었는데. 아무튼 위 무한루프 속을 떠돌다가 결국 고른 차가...

Toyota Prius였습니다. 

브라질에서는 지난 5년간 약 500대밖에 팔이 못했다고 합니다. 먼저 지난 5년 동안 하이브리드 차에 대한 혜택도 없었고, 차값이 비싸게 되어있었습니다. 연비가 좋다지만, 그 이유로 굳이 사야 할 이유는 없었던 것이었죠. 주로 관공서 및 일부 회사에서 홍보용으로 많이 팔렸고, 택시로도 좀 팔렸다고 하네요. 그래서 괜찮은 중고차 찾기도 정말 하늘에서 별따기였습니다.

차를 고를 당시 Toyota에서 4세대 출시를 준비 중이라 3세대 Prius는 새 모델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상대적으로 가까운 State(주)인 Rio de Janeiro Toyota 매장에 은색이 한대 있었는데, Rio에 주거 등록이 되어있지 않으면 살 수 없다고 하더군요. 따라서 결국 중고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수소문 끝에 상파울루 주 내의 Santo Andre라는 도시에서 9,000 km 정도 뛴 Semi novo(일반적으로 브라질에서 중고품을 지칭할 때 쓰는 단어. 직역하면 '거의 새 거'이지만, 그냥 '중고'입니다. 하지만 좀 더 Positive 한 의미의 중고입니다. '관리가 잘 된'이란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니까요.)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예전 자동차 에디터 시절에 탔던 LS 하고 엄청 다르더군요. ㅡㅡ;;


벌써 10년 가까이 된 사진이네요. 옛날 에디터 시절 일본 서킷에서 테스트했던 LS입니다. Toyota 측에서 LS Hybrid를 내놓으면서 당시 한국 기자들을 초청해 서킷 테스트를 진행했었습니다. Hybrid라고 했지만, 잘 모르겠더군요. 매우 짧았지만 EV 모드 체험도 했었던 기억이 있는데(당시 EV 모드 유지 시간이 매우 짧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특별히 전기 에너지로 플레그십 세단을 움직이는데 특별한 이질감 등은 느끼지 못했었습니다. 물론 렉서스 기함인 LS Hybrid와 대중을 위한 Prius와는 차이가 크겠죠.  


첫 3세대 프리우스 주행, 그것은 마치...  전동차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아들이 12v 싱글 모터가 달린 전동차를 하나 갖고 있는데, 그 녀석이 운전하는 기분이 이렇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죠. ;;;;

이 글을 혹시 보실 3세대 프리우스 오너들에게는 죄송합니다만, 첫 시승 느낌은 전동차 느낌이 났습니다. 특히 전기모터만으로 움직일 때는 뭔가 모를 이질감도 좀 느껴졌고... 운전석이나 대시보드 역시 좀 적응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아무래도 오랫동안 내연기관 차들에 길들은 탓이겠죠.  


그리하여 첫 시승 후, 딜러에게는 따로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입장에서는 한 오너가 차로 인해 트라우마까지 가졌다가, 하이브리드로 광명하여 새로운 Carlife를 시작했다는 해피엔드였다면, 얼마나 좋았겠냐만... 어쨌거나 3세대 프리우스의 첫 시승은 좀 실망스럽더군요. 


실내 역시 인터넷으로 확인했을 때는 중형급만큼 넓다고 했지만, 직접 보니까 7세대 Golf 하고 별 차이도 모르겠고, 할부를 끼려고 하니 중고차 이자도 만만치 않고, 해서 다시 새 차를 골라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경험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렇게 되면 결국 다시 무한루프의 시작입니다. 혼다 어코드는 에디터 시절에 시승했던 기억이 좋아서 매장 가서 보니 생각보다 가성비가 별로였고, 또한 최근 6월 시빅 1.5 터보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어서 별로 매력을 못 느꼈습니다. 북미에서는 어코드보다 10세대 시빅이 더 평가가 좋으니까요. 그리고 스바루 레거시는 비싸고 디자인이 H사의 S 같더군요. 게다가 감가상각이 후덜덜~;;; 그리고 대안으로 가격 대비 괜찮은 알티마 2.5L을 찾았는데, Nissan Brazil 측에서 2014년 이후 수입을 하지 않고 있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SUV는 좋아하지 않아서 뺏고... 

그렇게 멘붕에 빠져 하루하루를 지내는데, Toyota 딜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신형 프리우스 왔어. 매장으로 보러 올래?"


그날 저녁 와이프와 매장으로 향했습니다. 


론칭 전에 매장에서 실물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봤을 때 그 모습은 정말... 솔직히 헛웃음이 나올 만큼 적응하기 쉽지 않더군요. 그리고 브라질에서 판매 가격이 약 120,000 BRL (약 3,700 만원)인데, 그 돈이 에 조금만 더 보태면 살 수 있는 차들이 정말 많습죠. 예전 3세대 플랫폼을 공유하는 렉서스 CT와도 약 20,000 BRL(약 700만 원) 차이가 납니다. 


바로 옆 매장에 있었던 Lexus CT200h. 최근 Toyota가 브라질 주정부와 하이브리드 모델의 혜택을 늘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큰 성과가 세금 혜택입니다. 브라질에 수입할 경우 제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관세가 수입시 인보이스 상 가격의 대략 80~120% 정도 수준입니다. Hybrid의 경우 브라질에 생산되지 않는 제품이라 수입세(통상 I.I라고 합니다.) 혜택이 있는데, 2015년 그것 외에 다른 세금 혜택도 받았습니다. 따라서 Prius와 CT의 소비자 가격이 대략 20% 낮춰졌죠.   


 심지어 


지방으로 내려가면 큰 대지를 소유한 지주도 될 수 도 있습니다. 

참 뭔가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한 대, 와이프가 이 한마디로 모든 걸 정리해주었습니다. 


이걸로 하자!

전에 한 회사 선배가 이야기했습니다. 사고 싶은 차는 결혼 전에 사라고.. 이젠 이 의미를 알겠더군요. 물론 모델이나 혹은 가족 분위기마다 다르겠지만.. 한 가지 자동차 회사 마케터들을 위한 판매 팁을 드리면 패밀리카를 팔 때는 아빠가 아닌 엄마를 타깃으로 하세요. 매장 방문하는 남자들에게 차 산다고 아이패드 주고, 소형차 한 대 껴준다고 해도 소용없습니다. 결혼 후 자동차 모델 최종 결정권자들은 그녀들에게 있습니다.


결국 다른 매장을 수소문 끝에, 붉은색 프리우스를 찾아 계약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0일 후...

오너가 되었습니다. 이 기괴하게 생긴 차가 제 차가 되었습니다. 정신 차리고 보니 주차장에 딱! 

지금은 그래도 한 달 지나서 좀 적응이 되는데, 솔직히 몰랐습니다. 하이브리드를 타게 될 영광을 얻었죠. 친환경차의 주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2005년 도 경에 아버지 카니발을 80만 원에 구입한 이후로, 현대가 실수로 잘 만들었다는 i30 1.6 디젤 수동과 VW Passat 바리안트 2.0 FSI, Golf MK7 1.4 TSI을 거쳐 4세대 진화한 Car life의 쾌거(?)였습니다. 


하지만 왜 눈물이 ;;;;;


이리하여 남미로 간 한 한국사람이 거의 브라질에서 3번째로 4세대 프리우스 오너가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끝~ 이 아니라, 그렇다면 브라질에서 Hybrid에게 주는 혜택은 뭐가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별로 없습니다. ;;; 정말 한국이나 미국, 유럽 등에 비하면 이게 혜택이냐?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없습니다. 


지난 5년간 Toyota가 브라질 시장에 판매한 Prius 대수가 500여 대, 그리고 Ford가 판매한 Fusion(한국명 몬데오) Hybrid가 약 200여 대도 안 되는 것을 감안하면 참 폐한 것이죠. 올해는 모르겠지만, 작년만 해도 브라질 자동차 시장이 세계 5위였으니까요. 


LATAM 내에서 (칠레 제외) Hybrid 기술은 아직 대중에게 다가가기에는 비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각 주 정부나 연방 정부에서 보조를 해줘야 하는데, 그게 안되니 안타깝게도 팔리지가 않는 것입니다. 


결국 작년에 상파울루 주에서 좀 파격적인 혜택(?)을 줬습니다.  

작년 10월 경인 가요? 브라질 주 정부에서 Hybrid를 브라질 내 판매하고 있는 Toyota, BMW, Ford와 협약을 했습니다. 앞으로 Hybrid와 전기차에 대한 Rodizio를 면제해주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별로 해택 주는 것도 아닌데, 생색내기 위해 기자님들 모셔놓고, 업체 관계자 모아 놓고 만든 느낌이... 하지만 어쨌거나 Rodizio 면제는 나름 파격적인 것이었죠. 

그렇다면 Rodizio는 뭘까요?

교민 분들은 '차량 순번제'라고 합니다. 좀 더 의역하면 차량 5부제입니다. 상파울루의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해, 막히는 위 지역의 상습구간에 대해서 자동차 끝 번호에 대해 운행을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차량 끝번호가 1, 2번이면 월요일 오전 7시 ~ 10시, 오후 5시 ~ 8시 등 출퇴근 시간에 차를 운행할 수 없습니다. 렌터카도 해당되고, 적발 시 벌금과 벌점이 붙습니다.  

어쩌면 별거 아닐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시겠지만, 대중교통이 인프라가 좋지 않아 개인차 활용 빈도가 높은 상파울루에서는 꽤 번거로운 제도입니다. 브라질 역시 대부분의 가정들이 맞벌이가 많아 출퇴근, 그리고 아이들 학교 픽업을 개인차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제도 때문에 차를 한 가정당 두 대씩 보유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러시아워 때 Traffic Jam을 막기 위한 제도이지만... 참 뭔가 반쪽짜리 제도인 듯합니다. 오히려 다른 도시들처럼 대중교통을 좀 더 이용하기 편하기 하게 한다면, 저와 같은 강제 제도가 생기지 않아도, 저절로 해결될 수 도 있는데 말이지요.


어쨌거나 이 해택과 자동차세 50% 면제 혜택이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오너에게 쥐어집니다. 역시 참고로 브라질은 배기량과 상관없이 차값에 4%를 매년 자동차세로 냅니다. 아... 내 돈. ;;;;

 

Toyota Brazil은 홈페이지를 통해, 하이브리드 차에 대한 해택에 대해 서적 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포드, BMW 역시 각각 퓨전 하이브리드(몬데오 하이브리드)와 i3을 팔고 있지만, 모두 주력 차종은 아니라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Toyota는 좀 다르네요.  

1. 상파울루 시내 차량 5부제 면제
2. 50% 자동차세 면제

이 두 가지 혜택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4세대 프리우스 배치한 매장마다 따로 피켓을 만들어 붙이기도 합니다. 매우 적극적이지요. 아마도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올 브라질 친환경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계산으로 보입니다. Toyota 마케팅 및 시장 전략은 정말 치밀하니까요.  

얼마 전 한 자동차 매거진에서도 Toyota Brazil과 인터뷰하면서, "(하이브리 리드 및 전기차에 대한) 혜택이 아직은 적다"라고 한 기사가 났습니다. 친환경차 보급을 위해서는 더 많은 혜택이 필요하다고요. 그리고 그 혜택을 늘리기 위해 알아서 싸워주시겠다고 하니, 기다려봐야죠. 


어쨌거나 이리하야 브라질을 통틀어 아직은 하이브리드의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LATAM 지역에서 프리우스의 오너가 되었습니다. 글을 마치며 <Car Place> 매거진 기사를 보니 Toyota 측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6월에 론칭해 지금까지 판매대수가 약 100대에 이르렀다고 하네요. 지난 5년간 500대 팔았는데, 2개월 만에 100대를 팔았으니 정말 장사 잘했군요. (그런데 거리에서는 왜 보이지 않을까요?) 


다음은 남미에서 판매 중인 4세대 프리우스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드릴까 합니다. 


                                                                                                   From Sao Paulo

                                                                                                   by N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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