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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강성 Jun 04. 2024

투자에 대한 생각 (1)

주식과 투자 이야기 (9)

《투자에 대한 생각(원제: The Most Important Thing)》은 월가에서 '가치 투자'의 거장으로 불리는 하워드 막스(Howard Marks)가 본인의 투자 철학에 관해 에세이 식으로 쓴 책이다.

[출처 구글 이미지]

그는 서문에서 “지난 20년간 투자와 관련된 중요한 내용을 기록한 메모를 고객들에게 종종 보내고 있다. 나는 메모를 이용해 내 투자철학을 제시하고, 재정 운용 방식을 설명하며, 최근 일어난 사건들에 대한 의견도 개진한다.


이 책은 투자 방법을 설명하지 않으며, 투자 성공을 위한 절대 비법이나 단계별 훈련 같은 것도 설명해주지 않는다. 또한 상수나 고정비율을 포함하는 가치평가 공시도 없다. 나의 목표는 투자를 단순화하는 것이다.


사실 내가 가장 확실히 하고 싶은 말은 ‘투자가 얼마나 복잡한 것인가’를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다. 투자를 단순한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은 그 말을 믿을 수도 있는 사람들에게 대단히 큰 피해를 끼친다. 나는 투자와 관련된 수익, 리스크, 프로세스에 대해 보편적인 사고를 견지한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이 책 외에 《투자와 마켓 사이클의 법칙(원제: Mastering the Market Cycle)》을 저술하였다.

[출처 구글 이미지]
하워드 막스(Howard Marks, 본명: 하워드 스탠리 막스, Howard Stanley Marks, 1946년 4월 23일 출생)는 미국의 투자자이자 작가이다. 전 세계 부실 증권의 최대 투자자인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Oaktree Capital Management)의 공동 창립자이자 공동 회장이다. 2022년 순자산 22억 달러로 막스는 포브스 억만장자 목록에서 1365위를 차지했다.

막스는 자신의 투자 전략과 경제에 대한 통찰력을 자세히 설명하고 오크트리 웹사이트에 공개적으로 게시하는 "메모"로 인해 투자 커뮤니티에서 존경을 받고 있다. 워런 버핏은 "내 메일에서 하워드 막스의 메모를 볼 때 가장 먼저 열어서 읽는다. 나는 항상 무언가를 배우는데, 이는 그의 책에 두 배로 적용된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출처 : 위키백과]


[1편 목차]

1. 심층적으로 생각하라

2. 시장의 효율성을 이해하라

3. 가치란 무엇인가?

4. 가격과 가치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라

5. 리스크란 무엇인가?

6. 리스크를 인식하라

7. 리스크를 제어하라

8. 주기에 주의를 기울여라

9. 투자시장의 특성을 이해하라

10. 부정적 영향과 맞서라


1. 심층적으로 생각하라


투자의 특성 중 하나는 누구나 좋은 성과를 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일반 투자자들도 최소한의 노력과 실력으로 제법 괜찮은 성과를 거둘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정도의 수준에 이르려면 많은 실전 경험과 예지를 갖추어야 한다.
- 벤자민 그레이엄, 《현명한 투자자》

모든 것은 가능한 한 간단하게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간단해서도 안 된다.
-앨버트 아인슈타인

쉽게 여기지 마라.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어리석다.
- 찰리 멍거
[벤자민 그레이엄과 찰리 멍거 출처 구글 이미지]

투자에서 늘 적용 가능한 규칙이란 없다. 환경은 통제 불가능하고 상황이 똑같이 반복되는 일은 드물다. 또한 투자자 심리가 시장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많은 변수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신뢰할 수 없다.


경제학과 마찬가지로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는 과학보다 예술(art)에 가깝다. 일정하고 기계적인 투자 전략보다는 직관적이고 유연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오늘날 우리가 명심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경제학은 한 치의 오차가 없는 과학이 아니라는 점이다. 과학에서는 대조군 실험이 가능해야 하고, 확신을 가지고 과거의 실험을 반복할 수 있어야 하며, 실험의 인과관계를 지속적으로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경제학은 과학과는 거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효과가 있을까?‘, 2009년 3월 5일 메모


2차적 사고


투자의 목적은 평균이 아니라 평균 이상의 수익을 내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투자자들보다 한 발 앞선 사고, 통찰력 있는 사고, 즉 ‘2차적 사고(second-level thinking)’가 더 중요하다. 1차적 사고(first-level thinking)는 단순하고 피상적이어서 누구나 할 수 있고, 미래에 대한 의견뿐이다. 그러나 2차적 사고는 심오하고 복합적이며 난해하다.


1차적 사고: “좋은 회사니까 주식을 사자.”
2차적 사고: “좋은 회사이긴 하지만, 모두가 이 회사를 과대평가하고 있어. 그 바람에 주식이 고평가돼서 비싸군. 팔자!”

1차적 사고: “성장은 둔화되고 물가는 계속해서 상승할 전망이야. 주식을 팔아치우자.”
2차적 사고: “전망이 어두워. 모두가 패닉 상태에서 주식을 팔고 있어. 사자!”

1차적 사고: “이 기업의 수익이 감소할 거야. 팔자.“
2차적 사고: “이 기업의 수익이 사람들이 예상하는 만큼 감소하지는 않을 거야. 어닝 서프라이즈로 주가가 반등할 수도 있고. 사자!“


2차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결정을 내릴 때 다음과 같이 많은 것들을 계산한다. 1차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단순한 공식과 쉬운 답을 찾는 반면, 2차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성공적인 투자와 단순함이 대립 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 예측 가능한 결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 그중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내 예측이 맞을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 시장은 어떻게 예측하는가?
- 시장의 예측과 내 예측은 어떻게 다른가?
- 자산의 현재 가격은 시장이 예측하는 미래 가격에 비해 적절한가? 나의 예측과 비교해서는 어떠한가?
- 가격에 반영된 시장 심리가 지나치게 낙관적이거나 비관적이지는 않은가?
- 시장의 예측이 맞다면, 또는 내 예측이 맞다면 자산 가격은 어떻게 될 것인가?


제로섬의 투자 세계에서 경쟁을 하기 전에, 투자자는 자신이 상위 절반에 들어갈 수 있는 마땅한 근거가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당신은 시장의 예측을 뛰어넘을 수 있는가? 그렇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문제는 정확한 판단 아래 남들과 다른 예측을 했을 때만 이례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자산을 실제 가치보다 저가로 매수하는 것은 매우 기분 좋은 일이다. 그렇다면 효율적 시장에서 어떻게 하면 저가 매수의 기회를 찾을 수 있을까? 남다른 분석력과 통찰력, 예지력을 발휘해야만 한다. 하지만 ‘남다르다’는 바로 그 점 때문에 이는 소수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다.
‘수익을 내는 방법’, 2002년 11월 11일 메모


투자 프로세스를 간단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대체로 2차적 사고의 필요성을, 심지어 그런 사고방식이 있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한다.


다행인 것은 시장에는 그런 투자자들이 대부분이며, 그로 인해 2차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의 수익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지속적으로 뛰어난 투자수익을 달성하려면, 당신도 이들 중 한 명이 되어야 한다.


2. 시장의 효율성을 이해하라


시카고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태동하여 '시카고학파'로 불리는 금융과 투자에 관한 새로운 이론은 1960년대 등장했다.

[시카고학파 학자들 출처 구글 이미지]

중요한 개념들로는 위험회피, 위험 요소로서의 변동성, 위험 조정 수익, 체계적 위험과 비체계적 위험, 알파(펀드매니저가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는 수익을 올렸을 때 이를 표현한 수치), 베타(개별 주식이나 포트폴리오의 민감도를 나타내는 상대적 지표), 랜덤워크 가설, 효율적 시장가설 등이 있다.


효율적 시장가설


시카고학파의 대표적인 이론인 효율적 시장가설이 주장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시장에는 많은 참가자가 있으며, 이들은 관련 정보에 대체로 균등하게 접근한다. 이들은 현명하고, 객관적이며, 의욕이 넘치고,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이들이 사용하는 분석 모델은 널리 알려져 있고, 이미 사용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의 집단적인 노력 때문에 각 자산의 시장 가격에 모든 정보가 즉시, 그리고 충분히 반영된다. 또한 시장 참가자들이 지나치게 저가인 자산은 즉시 매수하고, 반대로 너무 고가인 자산은 즉시 매도할 것이기 때문에 자산 가격은 절대적으로나 상대적으로나 공정하게 매겨진다.

그러므로 시장 가격은 자산의 내재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한 것이며, 어떤 참가자도 평가가 잘못된 경우를 지속적으로 발견하여 그로부터 이익을 보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자산은 다른 자산과 비교하여 '적정(fair)'한 위험 조정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되는 가격에 팔린다. 위험한 자산일수록 매수자의 관심을 유발하기 위해 높은 수익을 제시해야 한다. 시장이 가격을 정해 그 가격이 통용되면 '공짜 점심'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다. 즉, 리스크가 증가하지 않으면 수익도 증가하지 않을 것이다.


‘효율적‘이라는 단어에 대해 나는 이를 정보 수집에 있어서의 정확성보다는 빠르고 신속하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그러나 이런 시장의 견해가 꼭 맞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2000년 1월에 야후 주가는 237달러였으나, 1년이 채 안 된 2001년 4월에 11달러로 폭락했다. 그렇다면 시장이 최소한 두 번 중에 한 번은 틀렸어야 한다.

핵심은 좀 더 효율적인 시장이 종종 자산을 잘못 평가하더라도, 시장의 예측과 다르면서 좀 더 정확한 견해를 지속적으로 갖기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들과 같은 정보를 가지고 같은 심리적 영향을 받는다면 말이다. 시장이 옳지 않더라도 주류 시장을 이기기가 몹시 어려운 이유도 바로 이 점 때문이다.
‘알파란 무엇인가?’, 2001년 7월 11일 메모


효율적 시장가설로부터 도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결론은 ‘시장을 이길 수 없다’이다. 시카고학파 이론이 미친 가장 큰 영향 중 한 가지는 '인덱스펀드'라는 소극적인 투자 기법의 탄생이었다. 주가지수에 영향력이 큰 주식이나 채권 등 종목별 비중에 따라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 비중을 늘린 것이다.

[인덱스펀드 관련 자료 출처 구글 이미지]

모든 것에는 주기가 있으며, 이는 ‘관행적 통념(accepted wisdom)’ 역시 포함된다. 효율적 시장가설은 1960년대 순조롭게 출발하여 수많은 신봉자들을 생산했다. 그러나 이후 이 가설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제기되었고, 이 이론의 적용 가능성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는 부침을 거듭하고 있다.


비효율적 시장


2차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의 이론에는 비효율성이 존재한다. 비효율적이라는 말은 시장이 투자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는 실수를 종종 한다는 것이다. 비효율적 시장은 다음 중 적어도 한 가지로 특징지을 수 있다.


시장 가격이 종종 잘못 책정되는 경우가 있다. 정보 입수와 분석이 매우 불완전하기 때문에, 시장 가격이 때로 자산의 내재가치보다 훨씬 놓거나 낮은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하나의 자산군에 대한 위험 조정 수익이 다른 자산군의 위험 조정 수익과 많이 다를 수 있다. 자산은 종종 공정하지 않은 가격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하나의 자산군이 다른 자산군에 비해 지나치게 높거나 지나치게 낮은 위험 조정 수익을 낼 수 있다.

어떤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다른 투자자들보다 나은 수익을 달성할 수 있다. 즉, 상당히 잘못된 평가가 있을 수 있고, 기술, 통찰력, 정보 접근 등에 있어서 시장 참가자들 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잘못된 평가를 발견하고 그로부터 지속적으로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비효율적 시장에서 기술의 차이를 바탕으로 해서 어떤 이들은 승자가 되고, 어떤 이들은 패자가 되는 근본적인 원인(잘못된 가격)을 제공한다. 비효율적 시장에서 누군가가 매수를 잘했다면, 곧 다른 누군가가 너무 싸게 팔았다는 의미이다. 포커에서 ”당신이 45분 동안 게임을 하고도 누가 얼간이인지 알아내지 못했다면, 얼간이는 바로 당신이다.“라는 명언이 있다. 비효율적 시장에서의 투자도 바로 이와 같다.
‘알파란 무엇인가?’ 2001년 7월 11일 메모


효율성 대 비효율성에 관한 거대 담론에서 나는 어떠한 시장도 완벽하게 두 가지 중 하나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어느 한쪽이 아니라 정도의 문제인 것이다.  지금 효율성이 존재한다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비효율성은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필요조건이다. 투자자가 유리하기 위해서는 기본 프로세스에 존재하는 비효율성을, 즉 불완전성과 잘못된 가격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비싼 것보다 싼 것을 꾸준하게 매입하기 위해서는 다른 투자자들보다 통찰력에서 앞서야 한다.


나는 이론이 우리의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지 결정을 좌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이론을 전적으로 무시한다면 큰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

반면 이론을 전부 믿으면 저가 매수 기회를 찾으려 노력조차 하지 않을 수도 있고, 투자 프로세스를 컴퓨터에 떠넘길 수 있으며, 실력 있는 개인의 기여를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알파란 무엇인가?’ 2001년 7월 11일 메모


3. 가치란 무엇인가?


투자에서 확실히 성공하려면, 가장 먼저 내재가치의 정확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정확한 내재가치 평가 없이 투자자로서 지속적인 성공을 희망하는 것은 말 그대로 희망일 뿐이다.


가장 오래되고 단순한 투자 규칙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팔라'는 것이다. 이 규칙이 의미하는 바는 '내재가치보다 싼 가격에 사서 그 보다 비싸게 팔면 된다'는 것이다.


증권 투자에 이용되는 모든 방법은 크게 두 가지 기본적 유형으로 나뉘는데, 기업가치를 분석하는 ‘기본적 분석’과, 증권 가격의 동향을 분석하는 ‘기술적 분석’이다.


다시 말해, 증권의 기본적인 내재가치를 분석해서 가격이 가치와 동떨어질 때 매매하거나, 아니면 미래의 증권 가격 동향을 예측하여 매매를 결정하는 것이다.


기술적 분석의 문제점


기술적 분석이 쇠퇴한 원인 중에 하나는 ‘랜덤워크 가설’에 있다. 이 가설은 시카고학파 이론에서 나온 것으로 1960년대 초반 유진 파머(Eugene Fama) 교수의 주도 하에 발전되었다.


랜덤워크 가설에 의하면, 과거의 주가 동향은 미래의 주가를 예측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동전을 던지듯 임의적으로 일어나는 프로세스이기 때문이다.

[유진 파마 출처 구글 이미지]

과거의 주가 동향에 의지하는 또 다른 유형으로 주가 흐름을 좇아가는 ‘모멘텀 투자(Momentum Investing)’가 있다. 모멘텀 투자는 투자자들로 하여금 주가가 계속 상승하는 강세장에 참가하도록 하지만, 여기엔 불리한 점이 많다.


그중 하나는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 것에는 결국 끝이 있기 마련이다’라는 경제학자 허브 스타인(Herb Stein)의 말에서 알 수 있다. 이 투자 기법은 투자자들이 하락을 피해 적기에 매도하도록 어떻게 도울 것이며, 하락장에서 투자자들에게 어떤 행동을 하도록 만들 것인가?

[허브 스타인 출처 구글 이미지]

모멘텀 투자에 의지한 데이트레이더들은 10달러에 산 주식을 11달러에 팔면 성공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며, 그다음 주에 다시 그 주식을 24달러에 사서 25달러에 팔아치우고, 일주일 후에 똑같은 주식을 39달러에서 곧바로 40달러에 파는 실수(30달러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을 3달러 수익에 그치는 실수)를 범하는 사람들이다.


가치투자와 성장투자


이제 기본적 분석에 속하는 두 가지 투자 전략이 남는다. ‘가치투자’와 ‘성장투자’가 그것이다. 가치투자의 목적은 증권 가격이 현재의 내재가치보다 쌀 때 사는 것이고, 성장투자의 목적은 미래에 가치가 빠르게 상승할 증권을 찾는 데 있다.


가치투자자들에게 자산이란 일시적인 개념이 아니다. 자신이 혹은 타인이 그것에서 투자할 만한 매력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자산은 확인 가능한 내재가치를 지닌 유형의 존재로, 그들은 내재가치보다 싼 가격에 살 수 있을 때라야 매입을 고려한다. 따라서 그들에게 현명한 투자는 내재가치 평가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때의 평가는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바탕으로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 2003년 7월 1일 메모


증권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자원, 경영진, 공장, 소매상, 특허, 인재, 브랜드 인지도, 성장 가능성, 소득과 현금 유동성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다. 앞의 8가지 요소가 중요한 이유는 모두 ’소득과 현금의 유동성‘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가치투자는 유형자산과 현금 유동성과 같이 실재하는 요소를 중요시한다. 그래서 가치투자자들은 유형자산에 초점을 두고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가치투자 유형 중에는 '순운전자본 투자'가 있는데, 어떤 기업의 순운전자본(유동자산-유동부채)이 시가총액보다 클 때 그 기업을 매수하는 것이다. 이 경우 기업을 전부 인수해 유동자산을 현금화해서 부채를 청산하고도 기업과 약간의 현금이 남으니 사실상 그 기업을 공짜로 매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가치투자자가 추구하는 것은 저가 매수이다. 그들은 소득이나 현금 유동성, 배당금, 유형자산, 기업가치와 같은 재무지표를 눈여겨보며, 이를 기반으로 주식을 싸게 매수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성장투자는 가치투자의 인내심과 모멘텀 투자의 성급함 사이 어디쯤엔가 자리한 투자전략이다. 성장투자의 목적은 미래에 가치가 빠르게 상승할 증권을 찾는 데 있고, 기업이 가진 현재의 특성보다는 잠재력을 더 중요시한다.


내가 보기에 선택의 문제는 가치와 성장 사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가치와 미래가치 사이에 있는 것이다. 성장투자는 미래에 실현될 수도 있고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는 기업의 실적에 투자하는 것인 반면, 가치투자는 기업의 현재 가치 분석을 토대로 하는 것이다.
‘중도(The Happy Medium)’, 2004년 7월 21일 메모


두 가지 모두 미래를 대상으로 한다.  성장투자는 미래와 관련 있는 것이고, 가치투자는 현재 고려할 사항들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미래와의 관계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치투자에 비해 성장투자는 크게 상승할 종목을 찾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그 상승이 가까운 장래에 일어나지 않는다면 미래를 짐작하느라 불확실성을 감수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성공투자의 성공률은 낮을 수밖에 없지만, 성공하기만 하면 그로 인해 얻는 것은 더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가치투자를 하기로 결심하고 증권이나 자산의 내재가치를 분석한다면,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그 자산을 계속 보유하는 것이다. 내재가치의 정확한 평가는 지속적이고, 이성적이며, 잠재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를 위해 꼭 필요한 기본 요소다.


수익이나 배당금, 가치평가, 사업 운영에 대한 정보가 없는 투자자들은 적절한 시기에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주변 사람들 모두가 주식을 사서 돈을 벌기 때문에, 언제 주가가 너무 비싼 것인지 알 수 없어서 시장에 동참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시장이 급락할 때 이들은 가격이 폭락한 주식을 보유하거나 매수할 배짱이 없다.
‘비이성적 과열’, 2000년 5월 1일 메모


진지하게 수익을 추구한다면 보다 더 실재하는 것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내 생각에 그 실재하는 것들 중에 가장 훌륭한 후보가 바로 내재가치이다. 내재가치의 정확한 평가는 지속적이고, 이성적이며, 잠재적으로 수익을 낼 수 이는 투자를 위해 꼭 필요한 기본요소이다.


가치투자자들이 가장 큰 수익을 올릴 때는, 실제 가치보다 싸게 자산을 매입할 때, 물타기에 성공할 때, 자신의 분석이 옳다는 것을 입증할 때이다.


그러므로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내재가치에 대한 자신만의 견해가 있어야 한다. 둘째, 끝까지 그 견해를 고수해야 하고 만약 가격 하락이 발생하더라도 자신의 견해대로 사야 한다. 셋째, 그 견해가 옳은 것이어야만 한다.


4. 가격과 가치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라


가치와 가격


가치 투자의 효과를 확신하게 되었고, 주식이나 다른 자산의 내재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그 평가가 옳기까지 하다면,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알기 위해서는 자산 가격을 가치와 비교해서 볼 수 있어야 한다. 가치와 가격 사이에 건전한 관계를 확립하는 것은 성공적인 투자의 핵심이다.


가치투자자에게 투자의 시작은 가격이어야 한다. …… 어떤 자산군이나 투자 대상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선천적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 자산은 가격이 적당할 때만 매력적일 수 있다.

1990년대 후반테크주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사람들은 소유하고 싶은 것의 가치를 평가함에 있어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매입을 결정해 버린다. 이에 대한, 나의 결론은, 가격을 고려하지 않은 선택을 두고 옳고 그름을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 2003년 7월 1일 메모


어떤 자산을 살 때 그 자산의 가치에 합당한 가격을 지불하면, 그 자산의 리스크를 고려했을 때 그에 합당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효율적 시장가설의 기본 전제이다.


하지만 적극적인 투자자들은 합당한 위험 조정 수익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주목받을 만한 수익을 내는 것뿐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비싸게 주고 사서 성공까지 가려면 아주 열심히 노력하든가, 큰 운이 따라야 한다.


한창때 니프티50을 충실히 따랐던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0~90배에 달한다. 니프티50 추종자 중 누구도 가치가 과잉 평가되는 것에 걱정하지 않는 듯 보였다.


불과 몇 년 후 모든 것이 변했다. 1970년대 초 니프티50 종목들은 폭락했다. 미국 최고의 기업들에 투자하던 투자자들이 90퍼센트의 돈을 잃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이 훌륭한 기업에 투자한 것은 맞다고 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잘못된 가격을 지불했던 것이 문제였다.


“잘 사기만 하면 절반은 판 것이나 다름없다.” 즉, 보유자산을 얼마에, 언제, 누구에게, 어떤 방법으로 팔지에 대해 고심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자산을 저가에 매수했다면 이런 문제들은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기업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결국 이 한마디로 가치투자의 핵심을 요약할 수 있다. 기업의 철학이 좋아서라거나, 사업이 좋아서 주식을 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합리적인 가격(싸면 더 좋고)에 사야만 한다. ‘버블닷컴’, 2000년 1월 3일 메모


증권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가격에는 어떤 요소가 포함되어야 하는가? 물론 내재가치가 바탕이 되어야 하겠지만, 또한 증권 가격에 크게 영향을 끼지는 두 가지 요인은 '심리와 기술적 요인'이다. 단기 등락의 경우 주로 이 두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기술적 요인은 증권의 공급과 수요(거래량)에 영향을 미치는 기타 요소다. 주식시장의 붕괴로 주식 강제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부채가 있는 투자자들은 마진콜을 받아 주식을 모두 매각 처분하고,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이 매수할 수 있도록 뮤추얼펀드로 자금이 유입된다.


두 경우 모두 사람들은 가격에 상관없이 증권 거래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 기간 동안 가격에 상관없이 강제로 매각해야 하는 사람으로부터 매수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가치를 평가하는 핵심이 숙련된 재무 분석에 있는 반면, 가격과 가치의 관계를 이해하는 핵심은 대체로 다른 투자자들의 심리를 간파하는 데 있다. 투자자 심리는 단기적으로 증권 가격의 기본 요소와 관계없이 얼마든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투자자 심리는 매우 중요하면서도, 완벽하게 파악하기가 극도로 어려운 영역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심리란 뜬구름 같은 것이고, 다른 투자자들의 심리를 압박하고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요인들이 당신의 심리 또한 압박할 것이기 때문이다.


투자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들


* 자산의 내재가치 상승으로 얻는 혜택 : 문제는 가치 상승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게다가 상승 잠재력이 자산 가격에 대체로 반영되기 때문에 당신의 견해가 시장의 견해와 다르지 않다면, 당신은 이미 그런 잠재력에 대해 비용을 지불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 레버리지 이용 : 문제는 레버리지를 이용한다고 해서 더 나은 투자가 되는 것이 아니며, 수익 가능성을 증가시키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수익이나 손실을 확대시킬 뿐이다. 지난 몇 년 레버리지는 고수익뿐만 아니라 규모가 큰 대부분의 폭락, 붕괴와 관련이 있었다.


* 가진 자산을 가치보다 비싸게 매각하는 것 : 모든 사람들이 매각하려고 내놓은 자산에 매입자가 가치 이상의 액수를 지불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속아주는 사람이 있기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적정가격이거나 너무 고가인 자산에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매입자의 입장에서 보면 불합리한 상황을 요구하는 것이다.


* 가치에 비해 저가로 사는 것 : 이 방법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수익 창출 수단이다. 내재가치보다 저가로 매입하는 것과 자산 가격이 가치를 지향하도록 하는 것은 뜻밖의 행운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단지 시장 참가자가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시장이 제대로 기능할 때 가치는 가격 형성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하지만 저가 매수 역시 확실한 것은 아니다. 현재가치에 대해 잘못 평가할 수도 있고, 가치를 하락시키는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는 사고방식이나 시장이 퇴보하여 자산이 가치보다 훨씬 못 비치는 가격에 팔릴 수도 있다. 그도 아니면 가격과 내재가치가 하나로 합쳐지는 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가 지적했듯이, “시장은 생각만큼 합리적이지 않아서, 당신의 (부채) 상환 능력이 바닥날 때까지 비합리적인 상태로 있을 수 있다.” 가치보다 싸게 사려는 노력이 실패할 때도 있지만,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케인스와 저서 출처 구글 이미지]
5. 리스크란 무엇인가?


위험이란, 일어날 일보다 더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 엘로이 딤슨,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
[엘로이 딤슨과 저서 출처 구글 이미지]

투자는 정확히 한 가지로 이루어진다. 바로 미래를 상대하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 누구도 미래에 대해 확실히 알지 못하므로 리스크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리스크에 대처하는 것은 투자의 필수 요소다.


리스크에 확실하게 대처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첫 번째는 리스크를 이해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리스크가 높을 때 그것을 인식하는 것이고, 세 번째는 리스크를 제어하는 것이다.


리스크 평가가 투자에 있어 필수적으로 다뤄야 할 요소인 이유


첫째, 재무 이론의 기본 전제 중 하나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위험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리스크가 많은 것보다는 적은 것을 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특정 투자 대상을 고려하고 있는 투자자는 자신이 선택한 대상에 얼마큼의 리스크가 존재하는지, 그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을 지에 대해 판단해야 한다. 


둘째, 어떤 투자 대상을 고려하는 중일 때, 당신의 결정은 잠재 수익뿐만 아니라, 그에 수반되는 리스크도 직시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투자자들에게 보다 큰 리스크를 부담하게 하려면, 보다 좋은 예상 수익을 제시함으로써 이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즉, 투자수익이 그에 따르는 리스크 감수를 정당화하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셋째, 투자 결과를 검토할 때 결과 하나만으로도 많은 것을 알 수 있기는 하지만, 투자를 하면서 감수했던 리스크 역시 꼭 평가해야 한다. 예를 들면. '투자결과는 안전한 수단과 위험한 수단 중에 어떤 것을 통해 도출되었는가? 채권? 아니면 주식을 통해서인가? 규모가 크고 인정받는 회사를 통해서인가, 아니면 작고 불안한 회사를 통해서인가? 레버리지의 도움을 받았는가, 받지 않았는가?‘ 등을 평가해야 한다.


특히 경기가 호황일 때는 모든 사람들이 이런 말을 듣는다. “리스크가 높은 투자일수록 수익도 높다. 만약 당신이 더 큰 수익을 올리고 싶다면, 정답은 더 큰 리스크를 부담하는 것이다.” 하지만 리스크가 높을수록 수익을 많이 보장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왜냐고? 이유는 간단하다. 위험한 투자일수록 수익도 확실히 크다면, 이는 확실한 투자이지 위험한 투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적정가격으로 투자하는 경우 리스크가 클수록 “기대수익의 증가, 수익이 하락할 가능성, 경우에 따른 손실 가능성”을 포함해야 한다. 리스크와 예상 수익 사이의 양의 관계뿐만 아니라. 리스크가 증가함에 따라 수익에 대한 불확실성과 손실 가능성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리스크’, 2006년 1월 19일 메모


리스크의 정의


리스크에는 정확히 어떤 것들이 포함되는가? 이는 리스크의 동의어인 ‘위험’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들, 즉 ‘danger, hazard, jeopardy, peril’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재무이론에서는 리스크를 정확히 변동성(즉 가변성이나 편차)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변동성, 가변성, 편차 그 어느 하나도 ‘위험’하다는 느낌을 전달하지는 못한다.


리스크에는 많은 종류가 있지만 변동성은 그중에서 가장 리스크와 거리가 멀다. 이론에 의하면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큰 투자자일수록 더 많은 수익을 요구한다. 그러나 시장이 투자비용을 정하는 방식이 변동성이 큰 투자일수록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라면, 그런 변동성-수익 관계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는데 나는 아직 그런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다.

나는 투자자들이 변동성에 대한 우려보다는 자본금 손실에 대한 걱정이나, 수익률이 너무 낮아서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돈을 잃을지도 모르니 좀 더 큰 상승 잠재력이 필요해”가 “가격 변동이 있을지도 모르니 좀 더 큰 상승 잠재력이 필요해”보다 훨씬 더 말이 된다. 따라서 리스크는 절대적으로 돈을 잃을 가능성이라고 확신한다.
‘리스크’, 2006년 1월 19일 메모


투자 리스크의 다양한 유형


이 중에는 어떤 투자자에게는 문제가 되지만 나머지 투자자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 리스크도 있고, 어떤 투자 대상에는 안전할 수 있지만 나머지 투자 대상에는 위험할 수 있는 리스크도 있다.


* 목표에 못 미치는 것 : 투자자들의 요구는 저마다 다르고, 각각의 투자자들에게 그런 요구가 충족되지 못하는 것은 리스크로 인식된다.


* 저조한 성과 : 벤치마크 지수를 모방하는 것으로 손실을 피할 수 있지만, 초과 성과를 포기하기 싫은 모든 투자자들과, 지수를 따르지 않기로 한 투자자들은 상당히 성과가 저조한 시기를 보내게 될 것이다.


* 경력 리스크 : 저조한 성과 리스크의 극단적인 형태로, 자금을 관리하는 사람과 자금의 주인이 다를 때 이 리스크가 증가한다. 에이전트를 해고시킬 수 있을 정도로 수익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리스크는 감수할 가치가 없다.


* 이례성 : 다르다는 것이 리스크가 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리스크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 눈에 띄는 결과로부터 멀어지기도 하지만, 과감하게 남다른 방식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그 이례성 때문에 좋은 기회를 만들기도 한다.


* 비유동성 : 필요할 때 투자 대상을 적정가로 현금화할 수 없는 것이 리스크이며, 이 또한 개인적인 리스크다.


무엇이 손실 위험을 낳는가


첫째, 손실 위험은 꼭 펀더멘털(fundamental: 기초 경제 여건)이 부실해서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근본적으로 부실한 자산(그저 그런 기업의 주식, 투기등급 채권, 목이 안 좋은 건물 등)이라도 충분히 저가에 매입한다면 성공적인 투자가 될 수 있다.


둘째, 리스크는 거시 환경 속에서 약점이 없어도 발생할 수 있다. 자만심, 리스크를 모른 채 수용하는 것, 거기에 약간이라도 불리한 상황이 전개되는 것, 이 세 가지가 합쳐지면 얼마든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손실 위험은 주로 지나친 낙관 심리. 그리고 그로 인해 지나치게 상승한 가격에 원인이 있다. 투자자들은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높은 예상 수익으로 인한 활기를 연관 짓는 경향이 있다.


또한 최근 계속해서 성과가 좋은 투자로부터 높은 수익을 기대한다. 이렇게 엔진이 달궈진 투자는 한동안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겠지만 틀림없이 높은 리스크를 수반하고 있다.


매출이 저조하고, 관심의 대상도 아니며, 평판이 안 좋아서 절가된 증권, 즉 실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종종 저가 매수의 대상이 되는 증권은 가치투자자들이 고수익을 내기 위해 선호하는 투자대상이다.


이런 증권의 수익은 강세장에서 고점을 찍는 일은 드물어도 실적이 대체로 뛰어나고, 활황주의 실적보다 지속적이며, 변동성과 기본적인 리스크가 낮고, 시장이 불황일 때 손실이 더 적다는 특징이 있다.


이렇듯 빛을 못 보고 있는 저가 투자 대상의 가장 큰 리스크는 과열된 강세장에서 저조한 성과를 낼 가능성에 있다는 것이다. 이는 리스크에 민감한 가치투자자라면 떠안고 가야 할 문제이다.


리스크는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첫째, 그것은 견해상의 문제일 뿐이라는 점이다. 리스크 평가가 학식과 기술을 이용하여 미래를 추정하는 것이길 바라지만, 그래도 추정은 추정일 뿐이다. 따라서 리스크를 평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리스크란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을 바탕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은 확실히 아니며, 투자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많은 2차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에 의해서만 판단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계량적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투자자들이 만나 자신이 가진 카드를 공개한다고 했을 때, 투자 리스크가 얼마가 되는지 자신의 의견을 나타내는 숫자가 하나로 통일될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벤저민 그레이엄과 데이비드 도드의 《증권분석》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종류의 투자 대상들과 각각의 손실 위험 사이의 관계는 너무나 막연하고 변동이 심해서 수학 공식 같을 수 없다”


셋째, 리스크는 믿을 수 없는 것이다. 평소 반복되는 사건이 또다시 일어날 가능성처럼 일반적인 사항들은 계산에 넣기 쉽지만, 이례적이고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사건들은 계량화하기 힘들다. 즉, 발생 확률이 낮은 심각한 리스크에 투자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사실 리스크가 실제보다 더 안전해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손실 위험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실력이 출중한 투자자들의 경우 ‘가치의 안정성과 신뢰성, 가격과 가치의 관계’를 토대로 리스크에 대한 판단을 한다.


최근 들어 리스크 평가를 좀 더 과학적으로 하기 위한 노력이 행해지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포트폴리오의 리스크를 측정하기 위해 VaR(Value at Risk: 정상적인 시장 여건과 일정한 신뢰 수준하에서 목표한 보유 기간 동안 발생되는 최대 손실 금액) 같은 전산 모델을 채택하기도 하지만, 최고투자자들의 주관적인 판단보다 결코 나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위험 조정 수익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이 고려해 볼 만한 것은 샤프지수(Sharp ratio)이다. 샤프지수란, 수익률의 표준편차에 대한 포트폴리오의 초과 수익률(무위험 수익률이나 단기 국채에 대한 수익률을 차감한 수익)을 나타낸다. 이런 식의 계산은 일반 투자자의 적극적인 참여로 매매와 가격 책정이 활발한 상장주식 증권에 적합할 것으로 판단된다.


리스크 예측과 관리에 실패하는 이유


* 리스크는 미래에만 존재하며,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지 확실히 알기는 불가능하다. 과거를 볼 때는 이미 일어난 일들의 결과를 알기 쉽기 때문에 모호한 것이 없지만, 그런 확실성이 꼭 결과를 창출하는 과정이 명확하고 믿을만한 것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 리스크를 감수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결정은 정상적인 패턴이 반복된다는 가정에서 나오고, 사람들은 대체로 그런 가정을 한다. 그러나 때로는 매우 다른 상황,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 예상이란, 과거의 기준을 중심으로 모여들고 작은 변화만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대체로 미래가 과거와 같기를 기대하고, 변화에 대한 가능성을 과소평가한다.

* 우리는 최악의 경우를 예상하는 말을 많이 듣지만, 이 예상이 충분히 부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악의 경우란 어쩌면 ‘과거에 우리가 본 것 중에서 최악’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일이란 앞으로 더 나빠질 수 있는 것이다. 2007년에 많은 사람들이 최악의 경우라고 예상했던 상황이 예상을 초월하지 않았던가.

* 리스크는 불규칙적으로 나타난다. 다년간 낮은 평균과 다르게 어느 한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채무불이행이 빈발하는 것만으로 구조화된 금융기관은 파산할 수 있다. 일부 투자자들, 특히 높은 레버리지 이용자들이 그 잠깐의 시기로 인해 투자세계에서 사라지는 사례는 언제나 있다.

* 사람들은 리스크를 추정하거나, 실제로 운용되는 것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투자기법을 이해함에 있어, 자신이 가진 능력을 과대평가한다. 호황기에는 사람들이 인지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 닥칠 리스크는 인지하지 못한 채 자신이 새로 나온 금융상품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 가장 중요한 것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리스크 감수를 수익 내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본다. 문제는 투자가 늘 그런 식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리스크를 감수한 효과가 없을 때, 리스크는 무용지물이 되며 그럴 때 사람들은 리스크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2007년 12월 17일 메모


6. 리스크를 인식하라


금융 시스템이 지금은 더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은 레버리지와 리스크 감수를 늘릴 것이고, 그로 인해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은 다시 감소할 것임에 틀림없다.
* 마이런 숄즈,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경기가 침체되면 리스크가 증가하고, 호경기가 되면 리스크가 감소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이다. 하지만 사실은 이렇다. 호황일 때는 금융불균형이 커지면서 리스크가 증가하고, 불황일 때 그 모습을 드러낼 뿐이다.
* 앤드류 크로켓, JP모건 사장
[마이런 숄즈와 앤드류 크로켓 출처 구글 이미지]

 리스크와 수익


훌륭한 투자는 수익을 창출하고, 리스크를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리스크를 제어하려면 리스크를 '인식'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리스크 인식은 종종 투자자의 리스크에 대한 주의가 극히 부족하다거나,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특정 자산에 너무 큰 금액을 지불했음을 깨닫게 되면서 시작된다.


이론가들은 수익과 리스크가 서로 관련 있더라도 결국은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가치투자자들은 높은 리스크와 낮은 예상 수익은 동전의 양면일 뿐이며 둘 다 가격이 높은 데서 비롯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렇듯 가격과 가치 사이의 관계를 아는 것은, 단일 증권에 대해서든 전체 시장에 대해서든 리스크를 성공적으로 관리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다.


시장이 지나치게 활황이어서 마땅히 있어야 할 잠재적인 보상보다 손실을 시사하면 리스크는 증가한다. 이런 리스크에 대한 대처는 그것을 인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강세장에서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경향이 있다. "리스크는 내 친구나 다름없어요. 많이 감수할수록 수익이 커지니까요. 그러니 더 많은 리스크가 필요합니다. 사실 리스크 수용도는 성공적인 투자와는 거리가 먼 개념이다. 투자자들이 아무 걱정 없이 리스크를 허용하다 보면 주식을 높은 PER(주가수익비율)에 사게 된다. 리스크가 없다는 믿음이 널리 퍼지는 것만큼 위험한 일도 없다.
‘너무나 많은 것들이 가짜이고 정상이 아니다.’ 2009년 7월 8일 메모


리스크가 생기는 주요 원인은 리스크가 낮다거나 심지어 완전히 사라졌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런 믿음 때문에 가격이 오르고, 예상 수익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행동을 하게 된다. 이런 상황은 투자의 모든 프로세스를 통틀어 가장 위험한 것 중의 하나이며, 또 이 같은 상황이 재발할 경향은 놀라울 정도이다.


리스크가 사라졌다는 착각은 거품을 발생시키는 데도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경기가 극단적으로 과열된 상황에서 리스크가 낮다는 믿음과, 불확실한 투자임에도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는 확신은 대중의 판단을 마비시켜 조심하고, 걱정하고, 손실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게 만든다. 그리고 놓친 기회의 리스크에 대해 집착하도록 만든다.


자본시장선은 수익과 리스크 관계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각 항목의 예상수익이 증가하는 정도가 리스크 증가량을 따르기 때문에, 자본시장선의 경사도는 곧 리스크 프리미엄을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현재의 자본시장선은 수익면에서 낮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요인으로 인해 평평하게까지 되었다. 


첫째, 투자자들은 리스크가 낮고, 수익이 낮은 투자를 멀리하려고 애써왔다.

둘째, 리스크가 높은 투자는 20년이 넘도록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충분히 받아왔고, 2003년에 특히 그랬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리스크가 높은 투자에 더 끌리며 리스크에 비해 적은 보상을 요구한다.

셋째, 오늘날 투자자들은 리스크를 한계가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


투자 프로세스가 '사치'를 부리게 되면서, 결국 주가수익비율을 상승시키고, 신용 스프레드를 감소시키며, 투자자들로 하여금 무절제한 행동을 하게 하고, 과도한 레버리지를 사용하게 만들며, 모든 종류의 투자 수단을 강구하게 만든다. 이는 가격 상승과 예상 수익 감소라는 결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리스크가 높은 환경을 초래한다.


리스크의 심술(perversity of fisk)


공포심과 리스크 회피가 합쳐져 리스크 프리미엄을 추가 요구할수록 리스크는 감소한다. 투자에서 리스크는 가장 인지되지 못하는 곳에 가장 크게 도사리고 있고, 반대로 가장 큰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하는 곳에 가장 적은 리스크가 있다.


모두가 어떤 자산에 리스크가 있다고 믿어 매입을 꺼려하면, 결국 자산 가격은 리스크가 전혀 없는 수준으로 떨어진다. 어떤 자산이 리스크를 포함하지 않는다고 모두가 믿게 되면, 결국 앞다투어 그 자산 가격을 올림으로써 리스크는 엄청나게 커진다. 이런 상황이야말로 리스크가 무럭무럭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된다.


이런 역설적인 상황이 존재하는 이유는 대부분 투자자들이 자산의 질과 가격이 반비례하며, 어떤 자산이 위험하지 결정하는 것이 '자산의 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단지 자산에 얼마를 지불하는가 하는 '가격의 문제'일뿐이다. 


7. 리스크를 제어하라


훌륭한 투자자란 모름지기 자신이 거두어들인 수익에 상응하는 것보다 적은 리스크를 부담해야 한다. 낮은 리스크로 중간 정도의 수익을 올리거나, 중간쯤 되는 리스크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


고리스크로 고수익을 올리는 것은 오랫동안 그 상황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큰 의미가 없다. 이 경우 크다고 생각했던 리스크가 사실은 크지 않았다거나, 투자자가 이례적으로 리스크를 잘 관리했던 것이다.


워런 버핏, 피터 린치, 빌 밀러, 줄리안 로버트슨 같이 투자의 대가로 인정받는 사람들을 보라. 대체로 이들의 이력이 남다른 것은 고수익 때문만이 아니라, 수십 년간 일관성 있는 실적을 유지하고 큰 실수를 안 했기 때문이다. 이들 각자는 한 해나 두 해쯤 실적이 안 좋았던 적도 있지만, 대체로 수익뿐만 아니라 리스크도 잘 다루었다.

[빌 밀러와 줄리안 로버트슨 출처 구글 이미지]

호황이든 불황이든 리스크 제어는 늘 필요하다


리스크 관리에 대한 보상은 후하지도 않고, 그나마 경기가 좋을 때는 절대로 주어지지 않는다. 리스크가 숨어 있어서 잘 안 보이기 때문이다. 리스크는 식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손실이며, 손실은 대체로 리스크가 부정적인 상황과 충돌했을 때만 발생한다.


이는 매우 중요한 내용이므로 확실한 이해를 위해 두 가지 비유를 들어보겠다.
첫째, 세균은 질병의 원인이 되지만 세균 자체로는 질병이 아니다. 세균이 번성하면 질병이 발생한다.
둘째, 캘리포니아의 주택들은 지진 발생 시 붕괴의 원인이 되는 건축적 결함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이는 지진이 발생해야만 확인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손실은 리스크가 어려운 상황을 만났을 때 발생한다. 중요한 것은 손실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리스크가 존재했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그러므로 손실이 없었다고 해서 포트폴리오가 꼭 안전하게 설계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포트폴리오가 어려운 시기를 잘 버틸 수 있게 하려면, 리스크가 잘 제어되어야 한다.


결론을 말하자면, 리스크 제어는 호황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호황이 쉽게 불황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업무 수행


대부분의 관찰자들은 비효율적 시장의 장점이 매니저가 벤치마크와 같은 리스크를 수용하여 훨씬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림 7-1, 7-2]
[그림 7.1]은 이에 대한 개념과 매니저의 '알파', 즉 기술을 통한 부가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 매니저는 좋은 성과를 내기는 했지만, 이는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의 절반만을 보여줄 뿐이다. 그나마 그 절반은 흥미롭지도 않다.

비효율적 시장은 실력 있는 투자자로 하여금 리스크 감수를 줄이면서 벤치마크와 같은 수익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는 실로 훌륭한 실적이라 할 수 있다([그림 7.2] 참조). 여기서 매니저가 창출한 부가가치는 동일한 리스크로 더 큰 수익을 창출한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수익을 리스크를 줄이고 달성한 것에서 나온다. 이는 성공적인 업무 수행을 한 것으로, 어쩌면 그보다 더 잘했다고 볼 수 있다.

상승장에서는 그에 충분히 편승하고 하락장에서도 우수한 수익을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락장의 리스크를 부담하면서 상승장의 수익을 확보하면 된다. 하락장의 리스크를 부담하면서 상승장의 수익을 확보하면 된다. 물론 절대로 쉬운 일은 아니다.
‘수익, 절대 수익과 리스크’, 2006년 7월 13일 메모


훌륭한 투자자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큰 수익을 올린 것보다, 같은 수익을 냈다 하더라도 리스크 관리를 통해 더 적은 리스크 속에서 그런 성과를 낸 사람일 것이다. 물론 시세가 안정적이거나 오르고 있을 때, 우리는 포트폴리오가 얼마나 큰 리스크를 포함하는지 알 수 없다. 이는 워런 버핏이 썰물이 되면 누가 수영복을 입고 수영하는지, 누가 벌거벗고 수영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수익을 위해 리스크를 현명하게 감수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생명보험을 예로 들어보자.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기업이라 할 수 있는 생명보험회사들은 사람은 결국 모두 죽을 것을 알면서 어떻게 사람들의 생명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일까?


* 리스크에 대해 알고 있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는 것을 알며,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사업 전략을 세운다.

* 분석 가능한 리스크이다. 그래서 보험 신청자들의 건강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의사들을 고용할 수 있다.

* 분산시킬 수 있는 리스크이다. 보험 계약자들의 나이, 성별, 직업, 주소지를 다양하게 섞어 원치 않는 상황이나, 광범위한 손실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 리스크를 수용해도 충분한 보상을 받는다. 생명보험회사는 보험 계약자가 평균적으로 보험 통계표의 예상 수명에 따라 죽는다는 가정하에서 수익이 나도록 보험료를 책정한다.


리스크를 제어하려면 투자 대상을 분석하고 포트폴리오를 적절하게 분산한다. 그리고 예상 수익이 리스크보다 훨씬 크다는 확신이 들 때만 투자한다. 나는 수년간 리스크가 있는 자산이라도 충분히 낮은 가격이라면 좋은 투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해왔다. 수익을 위해 현명하게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판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은 오랜 기간 반복된 성공의 기록이다.
‘리스크’, 2006년 1월 19일 메모


리스크를 제어하라고 하는 것이지 회피하라는 것은 아니다. 모든 리스크를 회피하려면 그저 현금만을 보유하고, 은행 이자 수익에 만족하면 되겠지만 그것은 우리가 바라는 목표가 아니다.


장기적인 투자 성공으로 가는 길은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리스크 제어에 있다. 전체 투자 이력을 통틀어 대부분 투자자들의 성과는 성공사례가 얼마나 대단했느냐 보다는, 실패 사례가 얼마나 되고 그 사례들이 얼마나 나빴는지에 의해 결정된다.


훌륭한 투자자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큰 수익을 올린 것보다, 같은 수익을 냈다 하더라도 리스크 관리를 통해 더 적은 리스크 속에서 그런 성과를 낸 사람일 것이다. 리스크를 부담하는 투자자로서 적은 리스크로 같은 수익을 올리는 것은 대단한 성과이다.


8. 주기에 주의를 기울여라

 

투자에는 인생에서와 마찬가지로 확실한 것이 별로 없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확신을 가지고 고수할 수 있는 두 가지 원칙이 있다.

* 원칙 1 : 대부분의 것들이 주기를 따른다는 사실이 증명될 것이다.
* 원칙 2 : 수익과 손실을 가져오는 가장 큰 기회들은, 다른 이들이 '원칙 1'을 망각했을 때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원칙은 무엇이든 커졌다 작아지고, 증가했다 하락한다는 것이다. 이는 경제와 시장, 기업에도 마찬가지다. 상승이 있으면 하락이 있다. 이 세상에서 주기가 존재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인간과 관계있다. 물리적인 것들은 한 방향으로만 움직일 수 있다.


그러나 역사나 경제 같은 분야의 프로세스는 인간을 포함하며, 인간을 포함할 때 결과는 다양해지고 주기적으로 변한다. 그 이유는 대개 인간이 감정적이고, 일관되지 못하며, 꾸준하지 않고, 단순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현재 상황에 만족하고 미래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면 소비는 증가하고 저축은 감소하며, 여가나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 수익 가능성을 위해 돈을 빌린다. 재무 상태가 더 악화된다고 하더라도 불안정과 같은 개념은 잊히고 기꺼이 돈을 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한순간에 역전될 수 있다.


주기는 자기 교정적(self-correcting)이며, 주기의 전환이 꼭 외부 사건에 의해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주기가 영원히 계속되지 않고 스스로 전환하는 것은 추세가 그렇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공은 그 자체로 실패의 씨앗을 품고 있으며, 실패는 그 자체로 성공의 씨앗을 품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예측할 수는 없지만 대비할 수는 있다.’ 2001년 11월 20일 메모


신용 주기(credit cycle)


신용 주기는 불가피성, 극단적인 변동성, 투자자들이 이에 대해 적절히 대응할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히 언급할 가치가 있다.


투자업에 오래 종사할수록 나는 신용 주기의 영향에 대해 더 많이 감탄하게 된다. 자산 가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경제 자체를 지탱해 주는 신용 가용성에 큰 변동을 생기게 하려면 경제제에서 작은 변동만 있으면 된다. 그 프로세스는 간단하다.

* 경제는 번영의 시기를 향해간다.
* 자본 조달자들은 자본 기반을 늘리는 것으로 번영한다.
* 나쁜 소식이 거의 들리지 않기 때문에 대출과 투자에 수반되는 리스크가 감소한 것처럼 보인다.
* 리스크 회피가 사라진다.
* 금융기관들은 사업을 확대하려고 조치를 취한다. 즉, 더 많은 자본을 제공하려고 한다.
* 금융기관들은 요구 수익을 낮추고(예를 들면, 금리 인하를 통해), 신용 기준을 낮추고, 특정 거래에 더 많은 자본을 제공하고, 계약 조건을 완화하는 것으로 시장 점유율을 두고 서로 경쟁한다.

극단적인 경우 자본 조달자들은 이용 자격이 없는 대출자와 프로젝트에 자본을 제공한다. 그로 인해 자본 파괴, 즉 자본비용이 자본수익을 초과하는 프로젝트에 바본을 투자하여, 결국 자본 수익이 안 남는 사례가 발생한다. 이 시점에 도달하게 되면, 위에서 묘사한 상향각(up leg: 상승 주기)이 방향을 전환한다.

* 손실 때문에 대출자들은 의욕을 잃고 투자를 회피하게 된다.
* 리스크 회피가 늘면서 금리가 오르고, 여신 규제, 계약 조건이 늘어난다.
* 이용할 수 있는 자본금이 줄어든다. (주기의 저점에서는 가장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만 대출된다.)
* 기업들은 자금에 굶주리고, 대출자들은 부채 상환을 연장할 수 없게 되면서 채무불이행과 파산이 발생한다.
* 이 프로세스는 경기 위축의 원인이자 악화 요인이다.

물론 극단적인 상황에서 프로세스는 다시 방향을 바꿀 준비를 한다. 대출을 받거나, 투자를 하려는 경쟁이 낮기 때문에 높은 신용도와 함께 고수익이 요구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역투자가들은 자본을 이용하여 고수익을 시도하고, 귀를 솔깃하게 하는 잠재 수익이 자본을 유인하기 시작한다. 이런 식으로 경기 회복이 시작된다.

다음번에 위기가 찾아오면 주변을 관찰해 보라. 돈을 빌린 사람이 십중팔구 주변에 있을 것이다. 자유방임주의를 지향하는 자본 조달자들은 거품 경제가 발생하도록 자주 일조하고 부추긴다. 신용 완화로 경기가 호황을 누리다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위기 상황이 뒤따른 사례들이 최근에 많았다.
‘예측할 수는 없지만 대비할 수는 있다’ 2001년 11월 20일 메모


주기는 절대로 멈추는 법이 없다


완벽한 효율적 시장 같은 것이 존재한다면, 그리고 사람들이 정말로 계산적으로 감정을 배제하고 결정을 내린다면, 아마 주기는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소비자들이 지정학적으로나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요인이나 외부 사건들에 반응하며 소비를 늘리거나 줄이는 것이 따라, 경제는 호황과 불황을 거듭할 것이다. 기업들은 경기 상승기 동안 장밋빛 미래를 기대할 것이고, 그로 인해 각종 시설과 물품을 과도하게 늘릴 것이다. 그러나 경기 침체기가 되면 이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자본 조달자들은 경기가 호황일 때는 무척이나 관대해져서 저리 자금으로 과도한 팽창을 초래할 것이고, 좋은 시절이 끝났다 싶으면 고삐를 사정없이 당길 것이다. 투자자들은 자신의 실적이 좋을 때는 기업을 고평가할 것이고, 상황이 어려울 때는 저평가할 것이다.


사람들은 "이번엔 달라"라고 말하며 주기가 끝났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것은 정말 위험한 생각이다. 과거에 대해 알고, 과거가 반복된다는 것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주기를 무시하고 추세를 추정하는 것은 투자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일 중에 하나다. 사람들은 성공하는 기업들은 끝까지 성공하고, 초과 성과를 내는 투자는 끝까지 초과 성과를 내며, 그렇지 못한 기업이나 투자는 끝까지 실패할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반대로 될 가능성이 크다.


9. 투자시장의 특성을 이해하라


시계추의 움직임


1991년 투자자들에게 쓴 두 번째 메모는 거의 한 가지 주제, 즉 시계추처럼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투자자들의 태도와 행동으로 채우다시피 했다.

증권시장의 심리 변화는 마치 시계추의 움직임을 닮았다. 시계추는 양 끝점에서 가장 오래 머무르며, 중간지점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이므로 가장 짧게 머무른다. 사실상 한쪽 끝을 향해 가는 움직임 자체가 역방향으로 되돌아가기 위한 동력을 제공한다.

이렇듯 투자시장은 다음과 같은 시계추의 움직임을 따른다.
* 호황과 침체 사이
* 긍정적 사건에 반색하는 것과 부정적 사건에 집착하는 것 사이
* 고평가(overprice)와 저평가(underprice) 사이

위와 같이 양극단을 오가는 규칙적인 움직임은 투자 세계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특징 중 하나다. 그리고 투자자 심리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중도'보다는 양극단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다.
‘1분기 실적’, 1991년 4월 11일 메모


리스크를 대하는 태도의 변화


13년의 세월이 흐른 후, 이번에는 시계추가 '탐욕 대 공포'를 토대로 움직인다는 것을 언급했다. 예를 들면 상황을 낙관적 또는 비관적인 렌즈를 통해 보려는 태도, 다음에 이어질 상황 전개에 대한 믿음, 쉽게 믿는 것, 의심하는 것, 리스크 허용 또는 리스크 회피 등이다.


리스크를 대하는 태도의 변화는 대부분의 시세 변동에 영향을 미친다. 리스크 회피는 합리적인 시장의 필수 요소이며, 이와 관련하여 시계추의 위치는 특히 중요하다. 리스크 기피현상이 적절하지 않으면, 시세에 거품이나 폭락 같은 불균형 상태를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반면 시세가 폭락하면 투자자들은 지나치게 두려워한다. 그리하여 리스크를 과도하게 회피하면 낙관론이 가격에 전혀 반영되지 않고, 가치에 대한 평가가 터무니없이 낮을 때조차도 투자자들은 매수로부터 등을 돌린다.


탐욕-공포 주기는 리스크에 대한 태도가 바뀌는 것에 달려 있다. 탐욕이 만연하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리스크에 대해 안심하는 수준이 높고, 수익에 대한 관심으로 리스크를 부담하겠다는 생각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공포가 만연해 있는 것은 리스크 회피 수준이 높다는 것을 나타낸다.- 시장 상황이 좋고 가격이 오르면 투자자들은 신중함 따위는 잊고 매입을 서두른다.- 그러다 혼란의 시기가 도래하여 자산이 저가 매입 대상이 되면, 투자자들은 리스크를 감수할 의지를 잃고 매각을 서두른다. 이러한 현상은 계속될 것이다.
‘중도’, 2004년 7월 21일 메모


강세장의 3단계


 * 1단계 : 소수의 미래 지향적인 사람들이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고 믿기 시작할 때

 * 2단계 :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실제로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 3단계 : 모두가 상황이 계속해서 호전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때


이보다 나은 설명을 위해 누구도 시간 낭비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3단계에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이 담겨 있으니 말이다.


모든 것이 암울해 보일 때 주식은 가장 싸다. 우울한 상황에서 주가가 바닥을 지키는 이때는 소수의 기민하고 과감한 저가주 사냥꾼들만이 주식을 매수하는 일에 거리낌이 없다. 그러다 이들의 매수가 얼마간 주목을 끌어서일 수도 있고, 전망이 조금 나아져서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러저러한 이유로 시장 상황은 호전되기 시작한다.

얼마 후 전망이 좀 더 나아지면서 사람들은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평가하기 시작하지만, 아직 주식을 매수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물론 경제와 시장이 중환자 명단에서 빠지고 나면, 사람들은 주식을 매수하면서 좀 더 공정한 가치가 반영된 가격을 지불한다.

그리고 결국 경솔함이 끼어든다. 경제 호전과 기업 수익 향상에 고무되어, 사람들은 경제를 예측하는 일에 적극적이 된다. 그러다 상황이 호전되던 초기에 과감하게 투자한 사람들의 수익에 흥분하고 부러워하며 동참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모든 일에는 주기가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 수익이 계속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나는 다음의 격언을 좋아한다. "현자가 시작한 일을 바보가 마지막에 뛰어들어 마무리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초강세장의 후반기에 사람들은 호황이 끝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추정하면서 기꺼이 주가를 지불한다는 것이다.
‘예측할 수는 없지만 대비할 수는 있다’ 2001년 11월 20일 메모


약세장의 3단계


내가 강세장의 단계에 대해 알게 된 지 35년이 지나,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약점이 노출되고 나서, 모든 이들이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닥칠 것을 우려할 무렵, 나는 반대로 약세장의 3단계를 제시했다.


  * 1단계 : 소수의 신중한 투자자들이 강세가 만연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언제나 장밋빛일 수는 없다는 것을 인식할 때

  * 2단계 :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을 인식할 때

  * 3단계 : 모든 사람이 상황이 악화될 수밖에 없음을 확신할 때


두 번째 단계에는 암울한 뉴스와 절망적인 상황들이 계속된다. 이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혁신, 레버리지, 파생상품, 위험 같은 것들이 위험이 내재되어 있음을 인정한다. 그리고 갈수록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머지않아 우리는 3단계에 접어들 것이고, 대중은 그쯤 되면 해결책이 없을 것이라며 포기할 것이다. 그리고 금융권이 종말을 맞이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일생일대의 투자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의 바닥은 밀물 또한 있다는 것을 모두가 잊을 때 찾아온다. 그때를 위해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썰물', 2008년 3월 18일 메모


2007년은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베어스턴스, 메릴린치, AIG, 패니메이, 프레디맥, 와코비아(Wachovia), 와무(WaMu: Washinton Mutual Fund)의 합병 등이 발생한, 역사상 가장 큰 위기였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당시 상황을 3단계라고 믿었으며, 그 어느 때보다 상황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모두가 확신했다.


그러나 한쪽 끝에 다다른 시계추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에서 중요한 점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고, 그것이 무엇을 내포하고 있는지를 인식하는 사람들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시계추의 한쪽 끝, 즉 가장 암울한 시기에 앞으로 상황이 더없이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위해 분석력, 객관성, 결의, 이왕이면 상상력도 필요하다. 그런 능력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은 낮은 리스크로 흔치 않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쪽 끝에서 모두가 불가능한 것, 즉 영원히 좋아지기만 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가격을 정하면 뼈아픈 손실을 입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다 연관성이 있다. 이 중 어느 것도 따로 떨어져 있지 않으며,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모두 반복되는 상황을 구성하는 요소들일 뿐이며,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면 그로부터 이득을 볼 수 있다.


시계추와 같은 투자자의 규칙적인 움직임 - 핵심 정리


* 공포와 탐욕처럼 극단적으로 대립되는 이론에서 시계추는 양극단 사이의 중간 지점에 주로 머문다. 그러나 그 시간을 길지 않다.
* 투자자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에 시계추는 평소 한쪽 끝에서 반대쪽 끝으로 왔다 갔다 한다.
* 시계추는 한쪽 끝을 향해 계속 움직일 수 없고, 그 끝에 영원히 머물러 있을 수도 없다(상황이 극에 달해 더 이상 진전될 수 없는데도 사람들은 상황이 계속해서 진전될 것처럼 말한다).
* 시계추처럼 한쪽 끝을 향해 투자자 심리가 움직이면서 결국 역방향으로 되돌아가는데 필요한 동력이 계속 만들어진다. 때로 억제된 동력은 그 자체로 역방향 움직임의 원인이 된다. 즉 한쪽 끝을 향한 시계추의 움직임이 추의 중심을 바로잡아 준다.
* 끝에서 되돌아올 때 추의 속도는 끝을 향해 갈 때보다 보통 더 빠르다. 그러므로 걸리는 시간도 더 짧다("풍선은 바라을 넣을 때보다 바람이 빠질 때 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


주기에서 우리가 절대로 알 수 없는 것들


* 추가 아치를 그리며 얼마나 멀리 움직일 것인가.
* 무엇이 움직이던 추를 멈추게 하고, 반대방향으로 되돌아오게 하는가.

* 방향 전환이 언제 일어날 것인가

* 반대 방향으로 얼마나 멀리 움직일 것인가.


강세장의 상황이 계속 유지되려면 시장 환경이 탐욕, 낙관주의, 과열, 확신, 리스크 허용, 쉽게 믿는 성향, 대담성, 공격성 등의 특징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특징이 시장을 영원히 지배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침내 공포, 비관주의, 분별력, 불확실성, 리스크 회피, 의심, 신중함, 절제 등에 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불황은 호황의 소산이기에, 불황의 원인은 반락이 시작된 특정 사건 때문이 아니라, 이전의 호황으로 인한 과열 때문이라는 분석이 더 정확하다고 나는 확신한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2008년 1월 10일 메모


10. 부정적 영향과 맞서라


더 많이 바라는 욕망,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경향, 대중의 영향, 확실한 것에 대한 바람. 이러한 요소들은 어디에나 있다. 이 같은 요소들은 한데 합쳐져 대부분의 투자자들과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그로 인해 실수가 발생하고 그런 실수는 자주, 널리, 반복해서 일어난다.


비효율성, 잘못된 가격, 잘못된 인식, 다른 이들이 하는 실수는 우수한 실적을 낼 수 있는 잠재적인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잘 활용하면 지속적으로 초과 실적을 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실수는 왜 발생하는가? 그것은 투자는 인간이 하는 일이며, 인간 대부분이 자신의 감정과 심리를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분석하는 데 필요한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상황을 좀 더 깊이 볼 수 있고 심리가 가진 강한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이를 다른 식으로 표현하자면, 많은 이들이 분석을 통해 비슷한 인지적 결론에 도달할 테지만, 저마다 심리로부터 영향을 받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비슷하게 나온 결론을 가지고 만들 수 있는 결과는 매우 차이가 난다. 가장 큰 투자 실수는 정보나 분석적인 요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요인에서 나온다.


투자자 심리를 구성하는 요소


탐욕과 낙관주의


돈을 벌고자 하는 것에는 아무 잘못이 없을 뿐만 아니라 수익에 대한 욕망은 시장과 전반적인 경제가 작동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다. 위험은 이런 욕망이 탐욕으로 변질될 때 나타난다.


탐욕은 매우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어서, 상식, 리스크 회피, 신중함, 분별력, 논리, 고통스러운 과거의 교훈, 의지, 두려움, 그 밖에도 투자자들을 골치 아픈 문제로부터 멀어지게 해 줄 수 있는 다른 모든 요소들을 충분히 이길 수 있다. 탐욕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수익을 따라 대중과 운명을 같이 하도록 만들고, 결국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한다.


탐욕과 낙관주의가 한데 어우러지면, 사람들은 높은 리스크 없이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희망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유행하는 주식에 비싼 가격을 지불하며, 혹시 가치가 조금이라도 더 상승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주식을 보유하는 행동을 계속하게 만든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두가 알게 될 것이다. 자신들의 기대가 비현실적이었고, 리스크가 무시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 먼저다.’ 2005년 10월 17일 메모


공포


공포 역시 탐욕과 마찬가지로 과잉을 의미하며, 그런 점에서 패닉상태에 더 가깝다. 공포는 지나친 걱정으로 투자자로 하여금 필요할 때 적극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


논리, 과거의 일, 전통적 기준을 고려하지 않고 묵살해 버리는 사람들의 경향


이런 경향으로 인해 사람들은 이론상으로 그럴듯하기만 하면, 자신을 부자로 만들어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현실 가능성 없는 제의를 수락하게 만든다. 탐욕으로 인해 과거의 교훈을 일축하거나 무시하기 때문에 이런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찰리 멍거는 이 주제에 관해 고대 그리스의 정치가 데모스테네스의 탁견을 소개한 적이 있다. "자기기만보다 쉬운 것은 없다. 사람들은 각자의 바람을 위해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는다."


투자자들은 왜 실수와 착각을 반복하게 되는 것일까? "과거 금융 사건에 대한 극도로 짧은 기억력"이 시장 참가자로 하여금 이런 패턴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는 것과, 그리하여 이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몇 년이 채 안 되어 똑같거나 유사한 상황이 다시 발생하면, 이를 겪어보지 못한 종종 젊고 늘 확신에 차 있는 세대가 이 상황을 금융계와 더 크게는 경제계에서 대단히 혁신적인 발견인 양 환호한다. 투자만큼 역사를 반영하는 분야도 없을 것이다.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금융 도취의 짧은 역사》, 1990년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와 저서 출처 구글 이미지]

사람들이 리스크 없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믿는 확실한 투자(소위 공짜 점심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으므로 좀 더 논의해 보자.


시장, 개인, 또는 투자 기술이 한동안 인상적인 수익을 창출하면 대체로 사람들은 그 방식만을 지나치게 따른다. 나는 이런 식의 투자를 할 때를 위한 '묘책(silver bullet)'이라고 부른다. 투자자들은 항상 묘책을 찾으며, 이를 성배 또는 공짜 점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부자가 되는 것이다. 그런 묘책이 실제로 있을까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은 별로 없다. 묘책은 현실에 실재하지 않으며, 어떤 투자 전략도 리스크 없이 고수익을 내지 못한다. 모든 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다. 묘책이 결국 감당할 수 없는 자본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현실주의자의 신념’, 2002년 5월 31일 메모


우리에게 묘책이 있다고 믿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첫째, 대체로 진실에는 기원이 있기 마련이고 이것이 수준 높게 들리는 이론으로 발전하면, 이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다른 이들을 설득하고자 이를 강력하게 주장한다.


그런 다음 한동안 그 이론이 수익을 창출한다. 거기에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일 수도 있고, 새롭게 전향한 일부 투자자들의 매수 덕에 해당 자산의 가격이 올라서일 수도 있다.


확실한 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고, 그것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면서 이론은 열기로 바뀐다. 2010년 6월 2일 워런 버핏이 이런 말을 했다. "가격 상승은 판단력을 흐리는 마약이다."


다수의 견해에 저항하지 않고, 따라가는 경향


다수의 견해가 확연하게 비현실적이더라도 따라가는 경향이다. 《시장은 어떻게 실패하는가(How Markets Fail)》에서 존 캐시디(John Cassidy)는 스와스모어대학의 솔로몬 애쉬(Solomon Asch) 교수가 지휘한 1950년대 대표적인 심리 실험에 대해 설명한다.

[존 캐시디와 저서 출처 구글 이미지]

애쉬 교수의 심리 실험 실험 대상자들 중에 단 한 명씩을 제외하고는, 모두 애쉬 교수로부터 틀린 답변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협조자들이었다. 진짜 실험 대상자는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 실험 참가자들 중에 많은 수가 다른 참가자들이 하는 말을 따라 했다. 그들의 답이 틀렸다는 것이 명확한 데도 말이다. 이 실험은 다수의 영향력을 보여주며, 따라서 '다수의 결정이 타당한가'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한다.


캐시디는 책에 이렇게 설명했다. "시장의 공통적인 견해에 공감하지 않는 많은 사람들은 소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러다 보면 진짜로 제정신이 아닌 사람은 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단계에 이른다."


시장 심리를 따라야 한다는 압박감과 부를 얻고 싶다는 욕망이 합쳐지면,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와 의심을 버리고 스스로에게 내재된 리스크 회피를 망각하며 이치에 안 맞는 것을 믿게 된다. 이런 일이 매우 반복적으로 일어나므로, 그로부터 임의의 영향을 받지 않으려면 의지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작동해야 한다.


시기심


탐욕은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더 많은 것을 바라게 할 것이고, 그 힘은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더욱 강해진다. 우리가 인간 본성이라고 부르는 것에서 가장 해로운 부분 중 하나다. 자신이 가진 운만으로도 온전히 만족할 수 있는 사람들마저 다른 이들이 더 잘되는 것을 보면 불행해진다. 투자 세계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이들이 자신보다 돈을 많이 벌 때, 이를 알고도 방관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자아(ego)


신중한 투자자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자산에 부지런히 투자하여, 호황에는 확실한 수익을 내고 불황에는 다른 사람들보다 손실을 적게 낼 수 있다. 이들은 가장 위험한 행동에 동참하려 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얼마나 많이 모르는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며, 자신의 자아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이런 행동은 장기간 부를 창출하는 데는 최고의 투자 공식이지만, 단기간에는 자아에 큰 만족감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다음과 같은 사실에 직면했을 때 객관적이고 계산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데 커다란 방해가 될 수 있다.
  · 투자 결과가 단기간에 평가되고 비교된다.
  · 정확하지 않고, 심지어 신중하지 않은 늘어난 리스크를 부담해야 하는 투자 결정은 대체로 호경기에 최고의 결과로 이어진다.
  · 최고의 투자 결과는 자아에 가장 큰 보답을 한다. 상황이 잘 풀려 자타가 공인하는 현명한 투자자가 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포기


시장 주기의 후반부에 자주 나타나는 투자자 행동이다. 투자자들은 될 수 있는 한 자신의 신념을 고수하지만, 경제적, 심리적 압박감이 저항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면 포기하고 시류에 편승한다.


지나치게 고가인 주식이 더 비싸지거나, 너무 저가인 주식의 가격이 계속 하락하면서 옳은 일을 하기는 더 쉬워질 것이다. 즉 전자는 팔고, 후자는 사면되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현실에서는 말처럼 쉽지 않다. 자신감 부족이 다른 사람들의 성공 소식과 합쳐져 투자자들로 하여금 잘못된 행동을 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을 만들고, 이런 추세가 오래 유지될수록 추가적인 동력을 얻는다.


당신은 실수를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두 단어 '테크주 거품'


1990년대는 주식시장이 매우 강세였다. 물론 며칠, 몇 달은 안 좋을 때도 있었고, 1994년에는 금리 폭등 같은 충격적인 일이 있었지만, S&P500 지수는 1991년부터 1999년까지 매년 주가가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주었고, 그로 인한 수익은 매년 평균 20.8퍼센트를 기록했다.


그 결과 투자자들은 장밋빛 분위기에 취해 있었고, 강세장의 성공담에 귀가 솔깃해 있었다. 투자자들은 기술 혁신에 매료되었다. 브로드밴드, 인터넷, 전자상거래와 같은 기술의 발달은 세상을 변화시킬 것처럼 보였고, 기술과 통신 사업을 하는 기업가들은 환영을 받았다.


각종 매체들은 테크주 투자자들의 탁월한 선택을 치하하는 보도를 했다. 이 같은 투자에서 가장 많이 벌어들인 사람들은 주로 30대였으며, 20대도 있었다. 당시 테크주 가격이 고평가 되면서 생긴 과열 현상은 진행 중이었고 멈추지 않을 듯 보였다.


2000년 1월, 테크주는 그럴 만한 계기가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주가가 너무 올랐으니,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 갑자기 명확해졌다. 투자자들이 거품에 올라탄 채 상식을 저버렸다는 것이다.


탐욕, 흥분, 부조리, 불신의 유예(기꺼이 속아주려는 태도), 가치를 무시한 대가로 사람들은 테크주를 통해 큰 손실을 입었다. 그리고 지혜롭고 경험 많은 가치투자자들은, 결국 터지고 말 거품이 터지기 몇 개월, 몇 년 전까지는 바보처럼 보였었다.


거품 속에서 금전적인 손실을 입지 않기 위해서는 탐욕에 동참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맥락에서, 위기 상황에서 공포가 과해지면 투자자들은 매도를 피해야 한다. 즉 가급적이면 매수를 해야 한다.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자면, 거품은 스스로 발생할 수 있고, 꼭 폭락 때문에 생기는 것은 아닌 반면, 폭락은 언제나 거품 뒤에 온다는 것이다. 내 말을 믿어주기를 바란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매수하고 있고, 전문가들은 긍정적이며, 그에 대한 근거는 폭넓게 인정되고, 가격은 치솟고 있으며, 가장 큰 리스크를 감수한 사람들이 엄청난 수익을 달성했다는 매체의 보도가 나오고 있을 때, 고점에서 매수하지 않기란 어렵다. (매도는 더 어렵다.) 반대로 저점에서 반대의 상황이 벌어져 보유나 매수가 전손의 리스크를 수반하는 것으로 보일 때는 매도하지 않는 것도 어렵다.(매수는 생각조차 힘들다.)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


* 내재가치에 대해 확실히 이해해야 한다.

* 가격이 가치와 멀어질 때 해야 하는 행동을 고수한다.

* 과거의 주기를 충분히 숙지하여 시장이 과열되면 보상을 받는 것이 아니라, 결국에 대가를 치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시장이 극단적인 상황일 때 투자 프로세스에 서서히 영향을 미치는 심리를 철저하게 이해한다.

* 믿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상황은, 말 그대로 대체로 믿으면 안 된다는 것을 꼭 기억한다.

* 잘못 평가되고 있던 시장이 더욱 잘못 평가되는 동안, 언제나 그렇듯 기꺼이 잘못된 것을 보려는 마음을 갖는다.

* 같은 마음인 친구들과 동료들로부터 지지를 주고받는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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