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투자 이야기 (8)
제4부 과학과 복잡계 이론
더 많이 읽을수록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더 많이 배울수록 더 많은 곳에 갈 수 있다.
- 닥터 수스(Dr. Seuss), 《I Can Read With My Eyes Shut!(눈을 감고도 읽을 수 있어요!)》
꿀벌 무리의 행동 중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중앙집권적 통제 없이도 수만 마리가 조화롭게 행동하는 능력을 보이는 점이다. 꿀벌 무리의 응집력은 자연선택 과정에서 나타난 분권적 통제 메커니즘에 기인한다. 이는 자연계 및 인간의 경쟁적 시장경제에서 질서를 만들어내는 과정과 비슷하다.
– 토머스 실리(Thomas D. Seeley), 《The Wisdom of the Hive(벌 떼의 지혜)》
의사결정 시장은 여러 개인에게 알려진 정보를 공통 자원으로 모으는데, 뉴스 매체, 상호 검토, 심리, 여론 조사 등을 수행하는 일반적인 정보 통합 기관보다 많은 점에서 유리하다. 투기적 시장은 분권화되어 있고 비교적 평등하다. 게다가 우리가 던지는 질문에 직접적이고 간결하며 시의적절하고도 정확한 예측으로 답하기도 한다.
– 로빈 헨슨(Robin D. Henson), 《Decision Markets(의사결정 시장)》
지식이 완전하지 않은 개인들이 상호 작용을 함으로써 해답을 찾는 과정을 밝혀내야 한다. 모든 지식이 한 사람에게 주어졌다고 가정하는 것은, 경제학자들이 그들의 이론에서 문제 될 만한 것은 제외하고 세상에서 중요하고 의미 있는 모든 것들을 무시하는 것과 같다.
– 프리드리히 하이에크(Friedrich Hayek), 《The Use of Knowledge in Society(사회의 지식 활용)》
반드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트레이더들의 집합적 판단이 놀랍도록 정확한 경우가 종종 있다. 다양한 정보가 모일 때 시장이 효율적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측하기 위해 어떤 시장을 이용할 것인가?’는 큰 문제가 아닌 것 같다.
– 제임스 서로위키(James Surowiecki), 《Damn the Slam PAM Plan!(PAM 계획을 버려라!)》
빅터 니더호퍼는 시장을 카지노라고 생각했다. 시장에서 사람들이 도박꾼처럼 행동하기 때문에, 도박을 연구하면 이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의 이론을 바탕으로 투자해 주기적으로 작은 수입을 챙겼다. 그런데 그의 접근 방식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거대한 파고가 밀려오면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 있었다. 적절한 위기 관리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 조지 소로스(George Soros), 《소로스가 말하는 소로스(Soros on Soros)》
수요일, 빅터 니더호퍼는 사흘간의 주가 급락과 연초 태국 증시에서 입은 손실로 인해 펀드 자산 대부분이 지난 월요일에 모두 사라져버렸다고, 자신이 운용하는 세 개의 헤지펀드 투자자들에게 발표했다.
– 데이비드 헨리(David Henry), 〈USA 투데이〉, 1997년 10월 30일
현실 세계에서는 ‘평균’과 ‘중간’ 못지않게 분포의 ‘꼬리’에서 결정되는 일이 많다. 평균이 아니라 예외적인 상황에서, 점진적이 아니라 돌발적으로, 중산층이 아니라 엄청난 부자들에 의해 세상은 움직인다. 우리는 ‘평균적’인 생각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
– 필립 앤더슨(Philip Anderson),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경제학의 분포에 대한 몇 가지 생각(Some Thoughts about Distribution in Economics)”
우리는 보험료를 산정함에 있어 폭풍, 화재, 폭발, 지진 등 과거의 경험으로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을 고려했지만 역사상 가장 큰 재산 손실은 여기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업계의 우리 모두는 노출보다는 경험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보험 인수의 근본적인 실수를 했고, 그렇기 때문에 엄청난 테러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보험료를 받지 못했습니다.
상상할 수 없는 재앙이 발생할 확률은 매우 낮지만 전혀 없는 것은 아니고, 시간이 갈수록 그런 재앙에 대한 두려움은 약해지겠지만 위험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노아의 법칙을 위반했습니다. "비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방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위험이 축소된다는 이론에는 이해하기 어렵고 근거도 부족한 많은 가정이 존재한다. 첫째로 종목별 가격 변동이 서로 독립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수익률은 정규분포라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이 그럴까? 물론 아니다.
– 브누아 망델브로(Benoit B. Mandelbrot), “A Multifractal Walk down Wall Street”
전 세계의 위대한 지성인들이 페테르부르크 문제를 풀려고 200년 이상 도전했는데도 통일된 보편적인 해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므로 성장주에 대해서도 만족스러운 해답을 찾을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
– 데이비드 듀런드(David Durand), “Growth Stocks and the Petersburg Paradox”
동전 한 개를 뒷면이 나올 때까지 던진다. 첫 번째에 뒷면이 나오면 2, 두 번째로 뒷면이 나오면 2의 2제곱인 4, 세 번째로 뒷면이 나오면 2의 3제곱인 8를 받는다. 마찬가지로 n번째에 뒷면이 나오면 2의 n제곱을 받는다. 이 게임을 여는 도박장은 돈이 무한히 많아 받는 돈이 얼마가 되었든지간에 정상적으로 지불이 가능하다고 가정할 때, 이런 도박장에서 처음에 얼마를 내는 것이 공정할까?
이 문제는 기존 확률 이론에 도전장을 냈기 때문에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역설’이라고 불린다. 게임 참가자가 기댓값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이 기존의 확률 이론이다. 이 게임에서는 앞면이 나올 1/2n의 확률에 2n을 곱해서 보상을 받게 된다. 즉 1/2×2달러, 1/4×4달러, 1/8×8달러로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게임마다 상금의 기댓값은 1달러가 된다. 따라서 이 게임의 전체 기댓값은 1+1+1+1+… = 무한대가 된다.
지난 100년간 과학계에서는 근본을 찾으려면 최대한 분해해서 자세하게 분석하라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부분이 전체를 구성하면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뻔히 보면서도 풀지 못하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 스티븐 울프램(Stephen Wolfram), 《A New Kind of Science(새로운 종류의 과학)》
어떤 전지전능한 존재가 있다. 그는 일정 시점에 자연을 움직이는 모든 힘과 사물의 상호 위치를 알고 있다. 그가 이 모든 데이터를 분석할 만큼 막대한 능력이 있다면 거대한 우주의 움직임과 극소의 원자까지도 하나의 공식으로 압축해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전지전능한 존재에게 불확실성이란 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과거와 마찬가지로 그가 예상하는 미래가 그의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시장에서 형성되는 주가배수로는 미래의 성장률을 추정할 수 없다. 투자자들은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가정해 과거 성장 데이터에만 초점을 맞춘다. 고성장을 기록한 기업은 높은 주가배수가 형성되고, 실적이 부진했던 기업은 낮은 주가배수가 형성된다.
기술주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른 까닭 중 하나는 파티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는 맹신이다. 이발사 앨런(Allen) 씨가 자신 있게 말했다, “현 시장에 대한 내 믿음이 흔들릴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오키프(O’Keefe) 씨도 거들었다. “30% 떨어져도 바로 반등할 겁니다.”
그는 덧붙였다. “얼마 전 주가가 내렸을 때 친구들이 전화해 물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지?’ 그래서 이렇게 답했습니다. ‘추가 매수해.’”
– “기술주로 수다를 떨었더니 시골뜨기도 부자가 된다네”,〈월스트리트 저널〉, 2000년 3월 13일
63세의 이발사가 투덜거렸다. “주가가 100달러에서 곤두박질쳐 부도날 때까지 그들이 하는 말이라고는 ‘매수, 매수, 매수’가 전부였습니다. 이제는 그들이 아무리 권해도 주식에 손 댈 생각이 없습니다. 지금은 서로 아무도 믿지 않죠.”
더 이상 주식 투자를 하지 않기로 작정한 플린(Flynn) 씨는 월요일마다 코네티컷 근처 카지노로 차를 몰고 가 블랙잭과 포커 게임을 했다. 그는 이렇게 털어놓았다. “카지노에서 게임 하는 것이 주식 투자보다 더 나아요.”
– “주가 폭락이 시골 이발소에서조차 화젯거리로 떠오르다”,〈월스트리트 저널〉, 2002년 7월 8일
당신들이 보유한 사업이 경제적으로 안정된 특성을 지니고 있더라도, 미스터 마켓이 제시하는 가격은 안정적이지 않을 것이다. 이 불운한 친구는 슬프게도 정서적 불치병에 걸려 있다. 어떤 때는 행복에 도취되어 사업의 좋은 점만 본다. 이때는 당신이 빼앗아 당장 큰 이득을 취할까 두려워하며 아주 높은 가격을 부른다. 기분이 매우 침체되었을 때는 사업이든 세상이든 모두 문제투성이라 생각해 매우 낮은 가격을 부른다. 당신이 문젯거리를 자신에게 떠맡길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가격을 불문하고 우량 기업(블루칩)을 사는 것이야말로 건전한 투자라는 ‘새 시대’의 교리가 등장했다. 도박 열풍에 굴복하는 것을 ‘투자’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합리화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 이런 현상은 영업권, 경영, 기대수익 창출 능력 등 가치를 이루는 무형 요소들이 최근 더 중요해진 점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가치 요소들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수학적으로 계산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상당히 임의적이고 지배적 심리에 따라 가치 요소를 평가하는 기준이 큰 편차를 보인다는 약점이 있다.
투자자는 좋은 투자 대상인지 판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시장에 팽배한 극단적 감정으로부터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단절하는 능력을 덧붙인다면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자연은 가장 긴 실을 엮어서 만든 직물 패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각각의 작은 천 조각을 들여다보면 직물 전체의 구조를 밝혀낼 수 있다.
- 리처드 파인만(Richard P. Feynman)
[오컴의 면도날]
다른 모든 요소가 동일할 때 가장 단순한 설명이 최선이라는 뜻의 철학 용어. "단순한 게 최고(The simple is the best)"라고도 할 수 있다.
14세기 영국의 논리학자이자 프란치스코회의 수도자였던 오컴의 윌리엄(William of Ockham)을 따서 나온 선택의 방법. 오컴의 면도날은 때로는 경제성의 원리(Principle of economy), 절약성의 원리(Principle of parsimony)라고도 불린다. 오컴의 저서에 나온 말을 옮기자면 "필요없이 복잡하게 만들지 말 것". 오컴이 이 원리를 만들지는 않았지만 오컴이 빈번히 사용했기 때문에 그의 이름이 붙었다.
"Truth is ever to be found in simplicity, and not in the multiplicity and confusion of things.(진리는 항상 단순함에서 발견되어야 하며, 다양성과 혼란에서 발견되어서는 안된다.)"
- 아이작 뉴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