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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강성 Jun 25. 2024

돈의 심리학 (1)

주식과 투자 이야기 (11)

《돈의 심리학(The Psychology of Money)》은, <월스트리트 저널> 출신으로 현재는 미국 경제 매거진인 모틀리풀(The Motley Fool) 칼럼니스트로 일하면서, 벤처 캐피털 콜라보레이티브 펀드의 파트너로도 일하고 있는 '모건 하우절(Morgan Hausel)'2021년에 쓴 책이다.


그는 2018년에, 돈을 다룰 때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잘못된 행동 원인, 편향, 결함 중 가장 중요한 20가지를 골라 '돈의 심리학'이라는 보고서를 썼는데 이게 큰 호응을 얻었고,  관련 주제를 더 연구하고 확장시켜 한 권의 책으로 발간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의 첫 책인 '돈의 심리학'은 아마존 투자 분야 서적 1위에 올랐고, 국내에서도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2024년에는 '불변의 법칙(Same as Ever)'를 출간하기도 하였다.

[모건 하우절과 저서들 출처 구글 이미지]
 들어가는 글
당신은 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저자는 먼저 25년간 자동차 수리를 하고 17년간 백화점 바닥을 쓸며 검소하게 살았지만 평생 800만 달러를 모으고 92세에 죽으면서 600만 달러 이상을 지역 병원과 도서관에 기증한 '로널드 제임스 리드(Ronald James Read)' 이야기를 꺼낸다.


그의 기증 소식이 뉴스를 장식하면서 다들 그가 어떻게 그 돈을 벌었는지 의아해했지만, 그는 수십 년간 자신이 번 얼마 안 되는 돈을 계속 저축하고 우량 주식에 투자했을 뿐이다. 그 저축이 복리로 불어나면서 800만 달러가 넘는 돈이 됐던 것이다.

[출처 구글 이미지]

이에 대비되는 건, 로널드 리드가 죽기 몇 달 전 뉴스에 등장한 또 다른 남자는 리처드 퍼스콘(Richard Fuscone)이라는 사람이었다. 그는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한 후 MBA 학위를 따고 메릴린치 중역으로 일했으며 금융 분야에서 대단히 크게 성공해서 이미 40대에 자선사업가가 되었다.


그는 2000년대 중반에 큰돈을 빌려 대저택을 구입한 후 확장 공사를 하며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는데, 그러다가 2008년 금융위기에 결국 큰 부채와 비유동자산만을 보유한 채 파산하게 되었고 그의 모든 자산들이 압류되어 경매에 부쳐졌다.


로널드 리드가 리처드 퍼스콘과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은 두 가지로 설명해 볼 수 있다. 하나는 금융 성과가 지능, 노력과 상관없이 운에 좌우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금융 성공은 대단한 과학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금융은 소프트 스킬이고, 이것에 대해 아는 것보다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프트 스킬(Soft Skill)을 가리켜 저자는 '돈의 심리학'이라 한다. 이 책의 목표는 여러 개의 짧은 이야기를 통해 돈의 기술적 측면보다 소프트 스킬이 더 중요함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모든 사람들이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기를 바란다.


지난 20년간 금융 업계는 가장 똑똑한 사람들을 무더기로 쓸어갔고 10년 전, 금융 공학은 프린스턴 대학교 공과대학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공이었지만, 금융 공학이 우리를 더 나은 투자자로 만들어주었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


더구나 금융위기 이후 가장 먼저 알게 된 것은 도대체 어떻게 벌어진 일인지, 혹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아무도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는 말할 것도 없었다.


금융위기에 관해 공부를 하면 할수록, 금융위기가 금융이라는 렌즈가 아닌, 심리학과 역사의 렌즈를 통해서 볼 때 더 잘 이해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왜 빚에 허덕이는지 이해하려면 이자율을 공부할 것이 아니라 탐욕과 불안, 낙천주의의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


볼테르“역사가 반복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반복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돈에 대한 우리의 행동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출처 위키백과]
story 1  아무도 미치지 않았다
No One’s Crazy


돈에 대한 당신의 경험은 세상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 0.00000001퍼센트와 당신이 머릿속으로 세상의 원리라고 ‘생각하는’ 내용 80퍼센트로 구성되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가끔 돈으로 미친 짓을 한다. 하지만 미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람들은 각각 세대가 다르고, 서로 다른 나라에서 다른 소득과 가치관을 가진 부모 밑에서 자란다. 태어난 당시의 경제 상황도 다르고, 인센티브가 다른 고용시장을 경험하며, 누리는 행운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아주 다른 교훈을 배운다.


프레더릭 루이스 앨런(Frederick Lewis Allen)은 1930년대 미국에 관한 책에서 대공황이 “수백만 명의 미국인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을 흔적을 남겼다”라고 썼다.

[프레더릭 루이스 앨런 출처 구글 이미지]

그러나 경험은 다양하다. 25년 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존 F. 케네디는 대공황에 대해 어떻게 기억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자신은 직접 알지 못하고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 어려움을 전혀 느끼지 못했으며 단지 대학교에 가서 책으로 읽었다”라고 대답했고, 이에 대공황을 겪은 세대들은 케네디에 대해 큰 불신을 가졌다고 한다(2차 세계대전 참전 이슈로 대선에서 승리하기는 했지만).

[케네디 집안과 참전 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

누구나 내가 세상의 원리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세상의 아주 작은 한 조각을 경험해 보았을 뿐이다. 투자가 마이클 배트닉(Michael Batnik)은 “겪어봐야만 이해할 수 있는 교훈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 모두는 각자 다른 방식으로 이런 진실의 피해자일지 모른다.




2006년 미국경제조사원 소속의 경제학자 물리케 말멘디어와 스테판 나겔이 50년간의 미국 소비자 금융실태 조사 결과를 분석한 바에 의하면, “개별 투자자의 위험 선호도는 개인의 경험에 좌우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지능도, 교육도, 세상 경험도 아니었다. 순전히 언제, 어디서 태어났느냐 하는 우연에 좌우된 것이다.


2019년 <파이낸셜타임스>의 유명한 채권 운영가 빌 그로스(Bill Gross)와의 인터뷰 기사에는 ”그로스는 자신이 10년 전 혹은 10년 후에 태어났더라면 아마 지금과 같은 자리에 있지 못할 거라고 인정했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그로스의 커리어는 채권 가격에 순풍을 달아준 당대의 이자율 폭락과 시기적으로 거의 완벽히 일치한다.

[출처 구글 이미지]

1970년에 태어난 사람과 1950년에 태어난 사람의 물가상승률에 대한 경험은 너무 달라 두 집단은 주식시장의 원리에 대해 전혀 다른 관점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간다. 인플레이션도 마찬가지다. 1960년대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과 1990년에 태어난 사람은 물가 상승률에 대한 경험이 천양지차이다.

[출처 <돈의 심리학>  33쪽, 34쪽]

독일과 일본의 국내 주식시장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초토화되었다. 반면 미국에서는 1941년부터 1945년 말까지 주식시장이 두 배 이상으로 커졌고, 경제는 20년 만에 최대 호황을 누렸다. 이 두 집단이 남은 평생 인플레이션, 주식시장, 실업, 돈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가졌을 리는 만무하다.

[출처 구글 이미지]

미국인들이 복권을 사는데 쓰는 돈은 영화, 비디오, 게임, 음악, 책 등에 쓰는 돈을 합친 것보다 많다. 복권은 대부분 가난한 사람들이 산다. (미국의 최저 소득 가구는 1년에 복권을 사는데 평균 412 달러를 사용하며 이는 최고 소득 집단 대비 4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미국인의 40퍼센트는 비상금 400달러도 없다)


얼핏 보면 미친 짓 같은 이런 일이 저소득층에게는 “복권을 사는 것은 구체적으로 꿈을 꿔볼 수 있는 시간을 준다.”라고 추론할 수 있다. 이것이 좋은 생각은 아닐 수 있지만 복권이 왜 꾸준히 팔리는지는 이해할 수 있다. “당신이 하는 일이 내 눈에는 미친 짓 같지만 당신이 왜 그러는지는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은 우리의 수많은 금융 의사결정이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순전히 스프레드시트만 가지고 금융 의사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개인적인 경험과 나만의 세계관, 자부심, 마케팅, 괴상한 이유들이 전부 합쳐져 나에게만은 옳은 하나의 내러티브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돈에 관한 의사결정이 이토록 어려운 이유, 그처럼 많은 실수가 일어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 주제가 우리에게 너무 새롭기 때문이다. 돈이 생긴 지는 오래되었지만, 돈에 관한 현대적 의사결정(저축 및 투자)의 기초가 되는 개념들은 사실상 걸음마 단계나 다름없다.


은퇴에 대한 개념이나 미국인이 은퇴를 위한 저축 수단의 근간인 직장가입 퇴직연금은 1978년까지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비과세 개인연금적금(Roth IRA) 역시 1998년 와서야 탄생했다. 인덱스펀드가 생긴 것도 50년이 채 되지 않았고*, 헤지펀드**가 유행한 것도 지난 25년의 일이다. 아직 우리는 이 시스템에 적응 중인 것이다.

*최초의 인덱스 펀드는 1971년 Wells Fargo 은행에 의해 설정된 것이다. 하지만 인덱스 펀드의 대중화는 인덱스 펀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존 보글에 의해 1975년 12월 31일 '뱅가드500 인덱스 펀드'가 설정된 이후 시작되었다.

** 헤지펀드(영어: hedge fund)는 레버리지를 기법을 이용하여 최소한의 손실로 최대한의 이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는 투자 방식을 의미한다. 헤지 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들을 비공개로 모집하여 절대수익을 남기는 펀드다. 1949년 미국의 사회학자 알프레드 윈슬로우 존스의 회사 존스앤코 (Jones & Co.)에서 최초로 '헤지(hedge)' 하는 기술을 사용하여 고수익을 올렸고, 이후 이 기술은 롱(long)/쇼트(short) 모델로 알려지게 되었다.


Story 2  행운과 리스크
Luck & Risk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좋은 경우도, 나쁜 경우도 없다. - 스콧 갤러웨이(Scott Galloway, 뉴욕대 교수)


빌 게이츠가 컴퓨터가 있는 중등학교에 다니던 1968년 당시 전 세계의 3억 3천만 명의 중등학교 나이의 인구가 있었다. 그중 미국 사람은 1,800만 명이고 빌 게이츠가 다닌 학교의 학생은 300명이다. 당시 학생 100만 명 중 한 명이 컴퓨터를 살만한 선견지명과 현금을 가진 학교에 다닌 것이다. “만약 레이크사이드 중등학교가 없었다면 마이크로소프트도 없었을 겁니다.“ 2005년 이 학교 졸업생들에게 빌 게이츠가 한 말이다.


이에 반해 당시 빌 게이츠의 절친이었고 빌 게이츠와 폴 앨런만큼이나 컴퓨터를 잘 다루었던 켄트 에번스가 있었다. 그는 빌 게이츠의 사업가적 마인드와 끝없는 야망을 공유했다. 분명히 그는 빌 게이츠와 같은 길을 갔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 등반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중등학교 때 산에서 숨질 확률 역시 대략 100만 분의 1 정도의 확률이다.


빌게이츠에게는 100만 분의 1의 행운이, 켄트 에반스에게는 100만 분의 1의 리스크가 똑같은 강도로 서로 반대 방향으로 작용한 것이다. 나의 통제를 벗어난 행동의 우연한 결과가 내가 의식적으로 취한 행동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켄트 에반스와 빌 게이츠 출처 구글 이미지]


경제학자 바스카르 마줌더(Bhaskar Mazumder)는 형제들 간에 키, 몸무게보다 소득의 상관성이 더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교육의 질이나 기회의 문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크게 관련된다. 그러나 정작 부자인 형제 둘을 데려다 놓는다면 이 연구 결과가 자신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것이다.


어떤 의사결정이 현명했는지 통계적으로 측정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는 그날그날의 현실 세계에서 그런 것을 측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단순한 스토리를 선호한다. 그리고 단순한 스토리는 알기 쉽지만 지독하게 잘못된 방향을 알려줄 때도 많다.


훌륭한 의사결정을 내렸으나 우연히도 리스크의 불운한 측면을 경험한 가난한 투자자는 <포브스> 표지에 실리지 않는다. 그러나 그럭저럭 심지어 무모한 의사결정을 내렸으나 우연히도 운이 좋았던 부자 투자자는 분명 표지에 실린다. 두 사람은 똑같은 동전을 던졌는데 우연히 동전의 다른 면이 나왔을 뿐이다.




미국의 사업가 코르닐리어스 밴더빌트(Cornelius Vanderbilt)는 철도 제국을 완성할 즈음 누군가가 모든 거래가 법률 위반이라고 알려주었지만 “맙소사, 설마 뉴욕주 법령을 다 지켜가면서 철도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건 아니죠?”라고 말했다고 한다.


법을 무시한 밴더빌트는 열렬히 그의 과감성과 추진력을 칭찬하면서, 같은 이유로 ‘엔론’을 비난하는 것이 타당할까? 아마도 한 명은 운이 좋아 법망을 피해 가고, 다른 한 명은 리스크의 편에서 끝났을 텐데 말이다. 역사가들은 존 D. 록펠러가 자주 법망을 요리조리 피해 간 것을 흔히 교활한 사업 수완으로 묘사한다(어느 판사는 그의 회사가 “도둑놈보다 하나도 나을 게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밴더빌트와 록펠러 출처 구글 이미지]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발명가 중 한 명이자 가치 투자의 아버지인, 그리고 워런 버핏의 초창기 멘토로 알려진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도 사실 그의 투자 성공 대부분은 그가 보험회사 가이코의 주식을 운 좋게 다량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이코는 사실 그가 설계한 수익 다각화 법칙을 거의 다 어겼다.

[벤자민 그레이엄 출처 구글 이미지]


우리는 2006년 야후의 10억 달러 매수 제안을 거절한 마크 저커버그를 미래를 내다본 천재라고 칭찬하면서,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의 대형 인수 제안을 거절한 야후는 열렬하게 비난한다. 리스크와 행운은 도플 갱어로 어디까지가 행운이고, 재주이고, 어디부터가 리스크인지 알아내기 쉽지 않다.


누구를 칭송할지 누구를 무시할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또한 결과가 100% 노력이나 의사결정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할 때를 조심해야 한다. 모든 성공이 노력 덕분도 아니고, 모든 실패가 게으름 때문도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특정 개인이나 사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더 큰 패턴에 주목해야 한다.


결과가 극단적일수록 그로부터 얻는 교훈을 나 자신의 삶에 적용하기는 더욱 어렵다. 그 결과는 극단적인 행운이나 리스크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빌게이츠는 “성공은 형편없는 스승이다. 똑똑한 사람들을 꾀어내어 자신은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고 믿게 만든다.”고 말했다. 실패 역시 형편없는 스승이다. 역시 똑똑한 사람들을 꾀어내어 자신이 끔찍한 의사결정을 내린 탓이라고 믿게 만든다.


실패를 대할 때는 이때는 투자를 잘못했고, 저때는 목표 달성을 못했다는 식으로 투자 인생을 정리하지 마라. 성공에서 행운이 차지하는 역할을 인정한다면, 리스크의 존재는 우리가 실패를 판단할 때 나 자신을 용서하고 이해의 여지를 남겨야 한다는 뜻임을 아는 것이다.


 Story 3  결코 채워지지 않는 것
Never Enough


당신에게 중요하지 않은 무언가를 위해 당신에게 중요한 무언가를 건다는 것은 그냥 말도 안 되는 짓이다. - 워런 버핏


어느 백만장자가 셸터아일랜드에서 파티를 열었다. 커트 보니것은 친구인 소설가 조지프 헬러에게 “이 파티 개최자인 헤지펀드 매니저가 하루에 번 돈이 자네가 인기소설 <캐치22>를 통해 평생 번 돈보다 더 많다는군.”이라고 말하자, 헬러는 “그렇군, 하지만 나는 그가 결코 충분히 …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졌지.”라고 대꾸했다고 한다.
[커트 보니것과 조지프 헬러 출처 구글 이미지]

라자트 굽타(내부정보 거래로 처벌)는 인도 콜카타에서 태어나 10대에 고아가 되었으나 40대 중반에 매킨지의 CEO가 되었고 재산이 1억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그는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10억 달러 클럽에 들어가려고 골드만삭스 이사회 멤버로 있을 때 워런 버핏의 투자 정보를 헤지펀드에 흘려 막대한 수익을 얻게 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희대의 사기꾼 버니 매도프(최악의 폰지사기로 처벌) 역시 버나드 L. 투자증권사를 세워 시장조성자로서 크게 성공한 합법적 사업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모든 것을 내던진 것은 더 많이 바랐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충분'이라는 것을 몰랐다.


[라자트 굽타 사건과 잡혀 가는 버니 매도프 출처 구글 이미지]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 헤지펀드의 직원들 역시 개인적으로 각자 수억 달러를 보유한 트레이더들이었지만 그들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재산 대부분을 펀드에 투자했고 결국 모든 것을 잃었다. 역사상 가장 큰 강세장인 1998년에 말이다. 이를 두고 버핏은 아래와 같이 말했다.


가지고 있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은 돈을 벌기 위해서 그들은 자신이 가진 것, 필요한 것을 걸었다. 이는 바보 같은 짓이다. 그냥 순전히 바보 같은 짓이다. 당신에게 중요하지 않은 무언가를 위해 당신에게 중요한 무언가를 건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다
[출처 이데일리]


스스로를 멈추게 하는 골대, 즉 목표를 세우는 것, 이는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이다. 결과와 함께 기대치가 상승한다면 아무 논리도 없이 더 많은 것을 얻으려 분투하게 되기 때문이다. 충분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삶은 아무 재미가 없다.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면 그 천장은 너무 높아서 사실상 아무도 닿을 수 없다.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싸움이다. 유일하게 이기는 방법은 처음부터 싸움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다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들어오자마자 나가는 것”임을 기억하자.


충분하다는 것도 결코 적은 것은 아니다. ‘충분하다’는 개념이 보수적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마치 기회와 잠재력을 방치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충분하다는 것은 그 반대로 했다가는 (즉 더 많은 것을 향한 채울 수 없는 갈증을 계속 느꼈다가는) 후회하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뜻이다.


감옥에서 석방된 라자트 굽타는 교훈을 하나 배웠다며 <뉴욕타임스>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뭐가 되었든 지나치게 집착하지 마세요. 명성이든 업적이든, 뭐든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뭐가 중요한가요? 그래요, 이번 일이 부당하게 내 명성을 파괴한 건 맞죠. 하지만 그게 문제가 된다면 그건 내가 명성에 지나치게 집착하기 때문일 거예요


명성이란 말할 수 없이 귀중한 것이다. 가족과 친구, 행복 역시 말할 수 없이 귀중한 것들이다. 이것들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은 리스크를 언제 멈춰야 할지 아는 것, 내가 ‘충분히’ 가졌다는 사실을 안다면 많은 것을 지킬 수 있다.


Story 4  시간이 너희를 부유케 하리니
Confounding Compounding


어마어마한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반드시 어마어마한 힘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종종 한 분야의 교훈은 전혀 관련 없는 분야에도 중요한 무언가를 알려준다. 수십억 년 빙하기 역사를 보라. 19세기가 되어서야 과학자들이 밝혀낸 바에 의하면, 지구가 과거에 다섯 번의 빙하기가 있었다는 증거가 명확했다.

[출처 구글 이미지]

1900년대 초 세르비아의 과학자 밀루틴 밀란코비치(Milutin Milankovitch)는, 태양과 달의 중력이 지구의 움직임에 살짝 영향을 주어, 지구가 태양 쪽으로 약간 기울도록 만들고, 이 사이클 중 어느 기간(수만 년 정도 지속될 수 있다)에 북반구와 남반구는 각가 평소보다 조금 더 많거나 조금 더 적은 태양복사열을 받게 된다는 이론을 생각해 냈다.

[출처 구글 이미지]

이후 러시아의 기상학자 블라디미르 쾨펜은 범인은 추운 겨울이 아니라 약간 서늘한 여름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즉 여름이 충분히 덥지 않아 지난겨울에 온 눈을 녹이지 못하면서 시작되어 그다음 겨울에 더 많은 눈이 축적되게 만들며, 수백 년이 지나면 계절마다 쌓인 눈이 대륙 빙하가 되어 흘러내리고 똑같은 일이 반대 방향으로도 일어난다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쾨펜과 쾨펜 기후지도 출처 구글 이미지]

이에 대해 빙하학자 그웬 슐츠는 “얼음층을 유발하는 것은 눈의 양이 많아서가 아니라 아무리 적더라도 그 눈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빙하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어마어마한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힘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워런 버핏이 큰 재산을 축적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어릴 때부터 훌륭한 투자자였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쓰고 있는 지금, 버핏의 순자산은 845억 달러이다. 그중 842억 달러는 쉰 번째 생일 이후에 축적된 것이고, 815억 달러는 60대 중반 이후에 생긴 것이다.


그의 성공의 핵심 요소는 그가 무려 75년 동안 경이로운 투자자였다는 것이다. 만일 그가 30대에 투자를 시작해 60대에 은퇴했다면 그의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워런 버핏의 경제적 성공은 사춘기 시절 쌓았던 금전적 노력과 노년기까지 사업에서 손을 떼지 않은 덕분이다. 그의 재주는 투자였지만 그의 비밀은 시간이었다. 이것이 바로 복리의 원리이다.


복리가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복리의 잠재력을 무시하고 다른 수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복리의 잠재력에 대해 생각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경기 순환이나 주식거래 전략, 부문 투자 등에 관한 책들은 많다. 그러나 무엇보다 강력하고 중요한 책은 '닥치고 기다려라'가 되어야 한다. 달랑 페이지 한 장에 장기 경제 성장 그래프가 그려져 있는 책말이다.


최고 수익률을 올리는 것만이 훌륭한 투자인 것은 아니다. 최고의 수익률은 일회성이어서 반복할 수 없는 경향이 있다. 꽤 괜찮은 수익률을 계속해서 올리는 것이 더 훌륭한 투자이다. 최대한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할 수 있는 투자 말이다. 이때 힘을 발휘하는 것이 복리의 원리이다. 정반대의 경우, 즉 계속 가지고 갈 수 없는 방식으로 한 번에 어마어마한 수익률을 올리는 것은 오히려 비극을 낳는다.


Story 5  부자가 될 것인가, 부자로 남을 것인가
Getting Wealthy vs. Staying Wealthy


파국은 피해야 한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 나심 탈레브


부자가 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부자로 남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겸손함과 편집증이 어느 정도 합쳐져야 한다. 


1929년 대공황 당시 제시 리버모어(Jesse Livermore)는 주가 하락에 도박을 걸어 공매도를 함으로써 하루 만에 30억 달러 이상에 해당하는 돈을 벌었다. 그에 반해 에이브러햄 저먼스키(Abraham Germansky)는 1920년대 경제 활황기에 큰 재산을 모았는데 다른 사람들처럼 주식 시장 폭등에 크게 배팅하여 재산을 모두 날리고 자살하였다.

[제시 리버모어와 저먼스키 실종 기사 출처 구글 이미지]

그러나 4년 후 리버모어는 자신감에 넘쳐 점점 더 큰 베팅을 하다가 결국 주식시장에서 모든 것을 잃고 그 역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두 사람 모두 부자가 되는데 뛰어났으나 부자로 ‘남는 데’는 서툴렀다.


금전적 성공을 한 단어로 요약한다면 ‘생존’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상장될 만큼 성공한 회사의 40퍼센트는 결국 시간이 지나면 사실상 시가총액 전부를 상실한다. 미국의 400대 부자는 대략 10년간 평균 20%의 수익률을 갖는다.


돈을 버는 것과 돈을 잃지 않는 것은 전혀 다른 별개이다. 돈을 버는 것은 리스크를 감수하고, 낙천적 사고를 하고, 적극적 태도를 갖는 등의 요건이 필요하다. 그러나 돈을 잃지 않는 것은 겸손해야 하고, 돈을 벌 때만큼이나 빨리 돈이 사라질 수 있음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번 돈의 일부는 행운의 덕이므로 과거의 성공을 되풀이하기 어렵다는 겸손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세쿼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l)이 무려 40년간 승승장구한 비결에 대해 마이클 모리츠(Michael Moritz)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 생각에 우리는 늘 회사 문을 닫지 않을까 걱정해 온 것 같아요. 우리는 내일이 어제와 다를 거라고 가정합니다. 지금의 영광에 머물러 있을 여유가 없으니까요. 절대 안주하면 안 됩니다. 어제의 성공이 내일의 행운이 될 거라 생각해선 안 되는 거죠
[세콰이아 캐피탈 본사와 마이클 모리츠 출처 구글 이미지]


오직 오랫동안 살아남는 능력, 투자든 커리어든 사업이든 상관없이 오직 '생존'이 전략 중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 버핏이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빚에 흥분하지 않았고, 한 가지 전략, 세계관, 트렌드에 집착하지 않았고 남의 돈에 의존하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를 녹초로 만들거나, 중도 포기하거나, 은퇴하지 않았다.


그는 살아남았다. 생존이 그의 장수 비결이다. 장수(열한 살 때부터 여든아홉까지 꾸준히 투자한 것)는 복리의 기적을 일으킨다. 이것이 그의 성공의 핵심이다.


버핏의 파트너인 찰리멍거 외에 릭 게린이라는 제3의 멤버가 있었지만 그는 어느 순간 사라져 버렸다. 투자자 모니시 파브라이(Mohnish Pabrai)는 릭이 어떻게 되었냐고 버핏에게 물은 적이 있다.


버핏은 말했다. “찰리와 저는 늘 우리가 믿기지 않을 만큼 부자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우리는 부자가 되려고 서두르지 않았어요. 결국 그렇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릭 역시 우리 못지않게 똑똑했지만 그는 서둘렀던 거지요.”

릭 게린은 1973년부터 1074년까지 이어진 경기 하락 때 일종의 대출금을 사용해 투자금을 늘렸다. 그런데 이 2년 동안 주식시장은 거의 70퍼센트 하락했고, 게린은 추가 증거금 납부를 요구받았기 때문에 갖고 있던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주당 40달러도 안 되는 가격에 팔아야 했다.


‘살아남는다’는 사고방식을 현실 세계에 적용하면 핵심은 세 가지다.


파산하지만 않는다면 결국 가장 큰 수익을 얻는다. 


강세장에서 현금을 보유할 사람은 없다. 강세장에서 현금을 들고 있으면 훌륭한 자산을 포기함에 포기한 자산을 예리하게 의식한다. 현금이 연 1%를 번다면 주식은 연 10%를 번다. 이 9% 때문에 매일 괴롭다. 그러나 이 현금 덕분에 주식을 팔지 않아도 된다면 그 현금의 수익은 1%가 아닌 그 몇 배일 수 있다.


좋지 않은 시기에 절박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주식 파는 일을 한 번 막는 것이, 크게 성공할 주식 수십 가지를 고르는 것보다 평생 수익률에는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썩 괜찮은 수익률이 중단 없이 최대한 오래 유지되기만 하면 결국엔 승리할 것이다.


계획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를 대비한 계획을 세운다. 


계획이란 현실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때에만 쓸모가 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일로 가득한 미래야말로 누구나 맞닥뜨릴 현실이다. 좋은 계획은 이런 험준한 현실을 애써 아닌 척하지 않는다. 이 사실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오류의 여지를 강조한다.


다양한 방식으로 안전마진을 확보하자. 검소한 생활, 유연한 사고, 느슨한 일정 등 생각대로 일이 되지 않더라도 만족하며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무엇이든 해당된다. 안전마진은 특정 수준의 리스크를 회피하는 보수적인 태도와는 다르다. 생존확률을 높임으로써 주어진 리스크 수준에서 성공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면서 동시에 비관적이어야 한다. 


현명한 낙천주의는 확률이 나에게 유리하며, 중간에 고난이 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균형이 맞춰져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란 믿음이다. 장기적인 성장 궤도는 올바른 쪽으로, 위를 향하고 있다고 낙관할 수 있지만, 거기까지 가는 도중에 때때로 지뢰밭이 있다는 것 역시 똑같이 확신할 수 있다.


1850년~2020까지 170년 통계를 보자. 우리의 생활 수준은 20배 높아졌지만, 비관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거의 매일 존재했다.

[미국의 1인당 실질 GDP, 112쪽]

* 아홉 번의 큰 전쟁에서 1,300만 명의 미국인이 죽었다.

* 기업의 99%가 문을 닫고 망했다.

* 4명의 미국 대통령의 암살로 죽었다.

* 단일 연도에 67만 5천 명이 감기로 죽었다.

* 33번의 경기침체로 기간은 48년이다.

* 주식시장이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이 102번이다.

* 주식시장이 1/3 이상 폭락이 12번이다

* 구글에 따르면 ‘비관적인 경제전망’이란 말이 신문에 최소 2만 9천 번 올랐다


 장기적으로 낙천주의의 이점을 누릴 수 있을 만큼 오래 버티려면 단기적으로는 편집증을 가질 필요가 있다. 1929년 폭락장에서 큰 수익을 올렸다가 4년 후 모든 것을 잃은 제시 리버모어는 좋은 때가 온 것을 곧 나쁜 시절이 끝난 것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이는 틀렸다. 그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투기꾼이 자만하지 않는 법을 배울 수 있다면 아무리 큰돈을 지불해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 그토록 많은 똑똑한 사람들이 처참하게 부서진 것은 모두 자만 때문이다.


Story 6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
Tails, You Win


맞는가, 틀린가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옳았을 때 얼마를 벌었고, 틀렸을 때 얼마를 잃었는가이다.


하인츠 베르그륀(Heinz Berggruen)은 1990년대가 되었을 때 역사상 가장 성공한 미술상 중 한 명이었다. 그는 2000년에 자신이 소장한 피카소, 브라크, 클레, 마티스 등의 어마어마한 컬렉션 중 일부를 당시 시가가 10억 유로가 넘는데 1억 유로에 독일 정부에 팔았다, 사실상 기부를 한 것이다.


한 사람이 그처럼 어마어마한 수의 명화를 수집한 것은 ‘재주‘라고 할 수도 있고 ’행운‘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투자회사 호라이즌 리서치는 제3의 설명을 내놓았다.


“가장 훌륭한 투자자들은 막대한 양의 예술품을 샀다. 컬렉션의 일부가 훌륭한 투자로 밝혀졌고, 충분히 오랫동안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포트폴리오 내에 있는 최고 작품들의 수익률에 수렴했다. 그게 전부였다.“
[하인츠 베르그륀과 소장 중인 피카소 작품들 출처 구글 이미지]

베르그륀 같은 사람이 평생 모은 작품의 99퍼센트는 거의 아무 가치 없는 것으로 판명이 났을 것이다. 하지만 1%가 피카소의 작품이라면 대부분의 경우가 틀려도 결국에는 옳은 것으로 판명 난다.


사업도 투자도 모두 이렇게 작동한다. 금융에서도 롱테일, 즉 결과 분포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끝단이 매우 큰 영향력을 가진다. 절반은 틀려도 여전히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은 직관적으로 잘 와닿지 않는다. 이는 우리가 많이 실패하는 것이 지극히 정상이고, 우리가 이 사실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출처 구글 이미지]




초창기 디즈니도 무수한 실패 끝에 1937년판 첫 장편 만화영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의 흥행이 회사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 1938년 상반기 동안 이 영화가 벌어들인 수입 800만 달러는 회사가 이전에 벌어들인 어떤 수입보다 열 배는 큰 금액이었고, 디즈니 스튜디오는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됐다.

[1937년판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출처 구글 이미지]

크게 돈이 되고,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것들은 모두 ‘꼬리 사건(tail event)’이라 부르는 아주 이례적인 사건의 결과다. 꼬리 사건은 1,000분의 1 내지는 100만 분의 1 확률로 일어나는, 평범하지 않은 사건의 결과다. 우리는 이에 대해 과소평가하기 쉽다.


꼬리 사건이 중심이 되는 분명한 업계도 일부 있다. 2004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의 벤처캐피털 투자 사례 분석결과 1,000건의 투자 중 65퍼센트는 돈을 잃었고, 2.5퍼센트는 10배에서 20배 수익을, 1퍼센트는 20배 이상, 0.5퍼센트, 오직 100개의 회사만이 50배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벤처캐피털 업계 수익의 대부분은 바로 여기에서 나왔다.


언젠가 J. P. 모건 자산경영에서 ‘러셀 3000 지수(대형 상장기업들을 폭넓게 모아놓은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1980년 이후 수익률 분포를 발표한 적이 있다. 여기에 포함되려면 어느 정도 성공한 기업이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 동안 구성 주식 중 40퍼센트가 70퍼센트 이상의 시가총액을 상실하고 다시는 회복하지 못했다.


캐롤코(Carolco)라는 영화사는 1980년대와 1990년에 람보 시리즈와 <터미네이터 2>, <원초적 본능>, <토털 리콜> 등의 대형 히트작을 제작했고, 1987년 상장하여 1991년 시가총액이 당시로서는 엄청난 금액인 4억 달러에 육박했다. 그러나 그 이후 더 이상 대형 히트작이 나오지 않았고 결국 1996년에 파산했다.

[캐롤코 픽쳐스, 람보 1, 터미네이터 2 출처 구글 이미지]

러셀3000 지수는 1980년 이후 73배 성장하는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두었지만 이 중 지극히 훌륭한 성과를 낸 7퍼센트의 기업들이 40퍼센트의 실패 기업들을 만회하고도 남았던 것이다.


기업 내부에서도 ‘꼬리의 꼬리’에 해당하는 것들이 있다. 아마존이 파이어폰부터 수백 개의 제품이 실패했지만 아마존 프라임과 아마존 웹서비스로 인해 2018년 S&P500 지수 수익률의 6퍼센트를 견인했고, 애플 역시 ‘아이폰’의 성공으로 2018년 S&P500 지수 수익률의 7퍼센트를 견인했다.




소수의 몇몇이 전체를 책임진다는 아이디어는 비단 투자 포트폴리오에 있는 기업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이는 투자자로서 여러분의 행동에도 중요한 사항이다.


나폴레옹도 천재를 '주변 사람들이 모두 미쳐갈 때 평범한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투자에 있어서도 정말로 중요한 것은 남들이 모두 미쳐가는 몇 안 되는 (1%도 안 되는) 날에 당신이 어떤 의사결정을 내리는가 하는 점이다.


파일럿들은 '지루한 시간이 지속되다가 간간이 끼어드는 공포의 순간'이 자신들의 직업이라고 농담처럼 이야기한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투자자로서 성공을 가름하는 것은 간간이 끼어드는 공포의 순간 당신이 보이는 반응이 된다. 결과적으로 (경기침체일 때는 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보다) 경기침체기간에도 매월 투자를 지속하는 사람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게 된다.


매번 훌륭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없다.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파이어폰 출시 실패 이후 아래와 같이 이야기했다.


그것이 대실패라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 큰 실패작들도 지금 작업하고 있습니다. 농담이 아니고요. 그중 어떤 것들은 파이어폰을 작은 점처럼 보이게 만들어 버릴 겁니다.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는 회사가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대형작들을 취소하는 중이라고 발표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 우리 회사는 히트작 비율이 지나치게 높습니다. 저는 늘 콘텐츠 팀을 닦달하는데요. 더 많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고요. 미친 프로젝트를 더 많이 시도해야 합니다. 전체적으로 엎어지는 비율이 지금보다는 높아야 해요
[제프 베조스와 리드 레이스팅스 출처 구글 이미지]

워런 버핏도 2013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평생 4~500 종목을 보유했지만 대부분의 돈을 벌어준 것은 10종목이라고 말했다. 찰리 멍거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최고 투자 사례 몇몇을 제외하면 장기실적은 거의 평균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롤모델들의 성공을 보면 성공에 득이 된 행동이 수많은 행동 중 겨우 몇 퍼센트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대가들은 옳았을 때 우리보다 더 많이 옳았을 수 있지만 우리만큼이나 자주 틀렸을 수도 있다.


조지 소로스 또한 '맞는가, 틀린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옳았을 때 얼마를 벌었고, 틀렸을 때 얼마를 잃었는가.'이다라고 말했다.

[조지 소로소 출처 구글 이미지]

항상 해가 뜰 수 없다. 흐린 날도 있고 바람 부는 날도 있다. 중요한 것은 100퍼센트 이기는 것이 아니다. 이길 때 크게 이기고, 질 때 작게 지는 것이다. 크게 이기는 그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꼬리가 전체를 흔든다.


Story 7  '돈이 있다'는 것의 의미
Freedom


내 시간을 내 뜻대로 쓸 수 있다는 게 돈이 주는 가장 큰 배당금이다.


매일 아침 일어나 “나는 오늘 내가 원하는 건 뭐든 할 수 있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상상해 보라. 오직 부를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부가 우리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은 바로 이런 것이다.


원하는 것을, 원할 때,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만큼 오랫동안 할 수 있는 능력은 가치를 매길 수 없을 만큼 귀한 것이다. 이것은 돈이 주는 가장 큰 배당금이다. 


심리학자 앵거스 캠벨(Angus Campbell)은 1981년에 출간한 <미국인의 행복감>에서, 수많은 심리학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더 행복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그중에도 분명히 더 행복한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의 행복의 가장 강력한 공통분모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우리가 고려해 온 어떤 객관적인 생활 조건보다, 내 삶을 내 뜻대로 살고 있다는 강력한 느낌이 행복이라는 긍정적 감정에는 더 믿을 만한 예측 변수였다.


월급이나, 집의 크기, 좋은 직업 보다, 원하는 것을, 원할 때, 원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사람을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뚜렷한 생활양식상의 변수였다.

[앵거스 캠벨과 저서 출처 구글 이미지]

사람들은 아주 좋아하는 일을 하고 열심히 일하고 싶어하지만 타인의 통제하에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스케줄에 맞춰서 한다는 것은 마치 싫어하는 일을 하는 것과 같이 느끼는데,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저항(reseistance)’이라고 부른다.


펜실베니아 대학교 마케팅 담당 교수 조나 버거(Jonah Berger)는 이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통제권이 있다고 느끼고 싶어 한다. 다시 말해 운전석에 앉고 싶어 한다. 우리가 사람들에게 뭔가를 시키려고 하면 그들은 힘을 뺏긴 기분을 느낀다. 스스로 선택을 내렸다기보다 우리가 그들의 선택을 대신 내려주었다고 느낀다. 그래서 원래는 기꺼이 하려고 했던 일조차 싫다고 하거나 다른 짓을 한다.




미국은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지만, 사람들은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 중 일부는 우리가 많아진 부를 더 크고 더 좋은 물건에 사는 데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 동시에 자신의 시간에 대한 통제권은 더 많이 포기하고 있다. 여기에는 직장과 관련이 있다.


경제학자 로버트 고든(Robert Gordon)에 따르면, 1870년에는 전체 직업 중 46퍼센트가 농업 관련이었고, 35퍼센트는 수공업이나 제조업 관련이었다. 사람의 두뇌에 의존하는 직업은 거의 없었다. 사람들은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노동’을 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제는 38퍼센트의 직업이 ‘매니저, 관료, 전문직’으로 분류된다. 또 다른 41퍼센트는 서비스직이다. 이들은 곧 퇴근을 해도 하루가 끝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끊임없이 머릿속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일이 끝없이 계속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결국 앞선 세대에 비하면 시간에 대한 통제권은 상대적으로 약화되었다. 자신의 시간을 마음대로 쓰는 것은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더 부자가 되었음에도 그다지 더 행복해졌다고 느끼지 않는 게 놀랍지는 않다. 이에 대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일단 거의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 그리고 그렇지 않은 것을 인식하는 것부터다.


노인학 연구자 칼 필레머(Karl Pillemerms)가 미국에 사는 노인 1,000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엮은 '이 모든 것을 처음부터 알았더라면(30 Lessons for Living)'이라는 책에는 다음과 같이 기술되어 있다.


행복해지기 위해 최대한 열심히 일해서 원하는 물건을 살 돈을 벌어야 한다고 말한 사람은 1,000명 중 단 한 명도 없었다. 적어도 주변 사람들만큼은 부자가 되어야 한다고, 그들보다 더 많이 가지는 게 진짜 성공이라고 말한 사람 또한 단 한 명도 없었다. 원하는 미래의 수입을 기준으로 직장을 골라야 한다고 말한 사람 역시 한 명도 없었다.


그들이 실제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좋은 우정을 나누는 것, 개인의 안위보다 더 큰 뜻을 위한 일에 참여하는 것, 자녀와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 등이었다. 필레머는 “자녀들은 당신의 돈을 원하는 게 아니라 당신을 원한다. 이 둘은 비교조차 할 수 없다. 특히 자녀들은 당신이 곁에 있기를 바란다.”라고 쓰고 있다.

[출처 TTimes, 구글 이미지]
돈이 많다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행복을 위해 돈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원할 때,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만큼 오랫동안 할 수 있는 능력은 엄청난 행운이고 행복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반드시 돈이 필요하다. 돈의 진짜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


Story 8  페라리가 주는 역설
Man in the Car Paradox


그들은 페라리가 자신에게 존경을 가져다줄 거라 생각하며 페라리를 구입했을까?


[페라리 KC23 출처 모터그래프]

누군가 멋진 차를 모는 것을 보았을 때, 우리는 차의 소유주가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차가 멋지다고 생각할 뿐이다. 저자가 아들에게 쓴 편지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너는 네가 비싼 차, 고급 시계, 대궐 같은 집을 원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장담하건대 너는 그런 것들을 원하지 않는다. 네가 원하는 것은 남들로부터의 존경과 칭찬이다. 비싼 물건들이 존경과 칭찬을 불러올 거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특히나 네가 존경과 칭찬을 받고 싶은, 그런 훌륭한 사람이라면 말이다.


사람들은 부를 통해 내게 호감을 보이라고 신호를 보이고 싶어 하지만 남들은 부를 가진 사람을 보고 감탄하지 않는다. 존경과 칭찬이 목표라면 배기량이 큰 차보다 겸손, 친절, 공감이 더 많은 존경을 가져다줄 것이다.


Story 9  부의 정의
Wealth is What you Don’t See


돈이 얼마나 많은지 보여주려고 돈을 쓰는 것이야말로 돈이 줄어드는 가장 빠른 길이다.


돈은 여러모로 참 아이러니하다. 그중 가장 중요한 아이러니는 이것이다. ‘부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10만 달러짜리 차를 모는 사람은 부자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의 부에 관해 우리가 아는 유일한 데이터는 그의 부가 차를 구매하기 전보다 10만 달러 줄었다는(혹은 빚이 10만 달러 늘어났다는) 사실뿐이다. 그들에 관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오직’ 그뿐이다.


우리는 보이는 것으로 부를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눈앞에 있는 정보가 그것이기 때문이다. 남들의 은행 잔고나 주식 잔고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 의존해 남들의 금전적 성공을 가늠한다. 자동차, 집,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 같은 것 말이다.


가수 리한나(Rihanna)가 자신의 자산관리사를 고소하자 자산관리사는 이렇게 응수했다. “돈으로 물건을 사면 결국 물건만 남고 돈은 없어진다는 걸 정말로 말해줘야 했나요?”

[2021년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 뮤지션인 리한나 출처 구글 이미지]

투자가 빌 만(Bill Mann)이 언젠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부자처럼 느끼는 가장 빠른 방법은 근사한 것들에 많은 돈을 쓰는 것이다. 그러나 부자가 되는 길은 가진 돈을 쓰고, 가지지 않은 돈은 쓰지 않는 것이다. 아주 간단하다.




우리는 ‘자산 부자(wealthy)’와 ’소비 부자(rich)’의 차이를 신중하게 정의해야 한다. 이 차이를 몰라서 돈과 관련해서 형편없는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수없이 많다. 소비 부자는 현재의 소득과 관련이 있다. 그들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들은 종종 자신을 알리려고 무리하기도 한다.


그러나 ‘부(wealth)’는 숨어 있다. 부는 쓰지 않는 소득이다. 부의 진정한 가치는 언젠가 더 큰 부가 되어 지금보다 더 많은 것들을 살 수 있는 선택권과 유연성을 제공하는 데 있다.


사람들은 자유와 유연성을 원하며 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것은 아직 쓰지 않은 금융자산이다. 그러나 ‘돈을 갖는 것은 돈을 쓰는 것’이라는 생각이 너무나 뿌리 깊게 박혀 있는 나머지, 실제로 자산 부자가 되는데 필요한 제약이 어떤 것인지 보지 못한다. 보이지 않으니 배울 수가 없다.


Story 10  뭐, 저축을 하라고
Save Money


내 시간을 내 뜻대로 쓸 수 없다면 불운이 던지는 대로 무엇이든 수용하는 수밖에 없다.


일정 수준의 소득을 넘어서면 사람들은 세 부류로 갈린다. 저축을 하는 사람, 자신이 저축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저축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이번 장은 뒤의 두 부류를 위한 내용이다.


부를 쌓는 것은 소득, 투자 수익률과 거의 관계가 없다. 저축률과 관계가 깊다.


1970년대에는 세상에 석유가 동이 날 것처럼 보였다. 당시에는 경제가 계속 성장 추세였기 때문에 채굴하는 양이 소비량을 따라갈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다행히 석유는 동이 나지 않았다. 이는 우리가 석유를 더 많이 찾아내고 채굴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석유 파동을 극복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에너지 효율이 더 좋은 자동차와 공장, 주택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즉 필요 예너지를 줄인 것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찾아내는 것은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며 불확실성에 싸여 있다. 그러나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대체로 우리가 조종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


돈 문제도 마찬가지다. 개인의 저축과 검소함(금융에서의 관리 및 효율)은 돈의 방정식에서 우리가 더 많이 조종할 수 있는 부분이고, 미래에도 지금만큼이나 효과적일 것이 확실하다.


부란 벌어들인 것을 쓰고 난 후 남은 것이 축적된 것에 불과하다. 소득이 높지 않아도 부를 쌓을 수 있지만,  저축률이 높지 않고서는 부를 쌓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


부의 가치는 상대적이다.


순자산이 똑같은 상황에서, 설사 투자 수익률이 더 낮다고 하더라도 라이프스타일이 더 적은 돈으로 만족할 수 있다면 형편이 훨씬 더 좋아질 수 있다. 나는 내 투자로부터 더 큰 혜택을 얻기 때문이다.


소득도 마찬가지다. 더 적은 돈으로 만족하는 법을 배우면 내가 가진 것과 내가 생각하는 것 사이에 격차가 만들어진다. 저축률이 높다는 것은 내가 쓸 수 있는 것보다 지출이 적다는 뜻이고, 지출이 적다는 것은 저축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저축을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소득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겸손을 늘리는 것이다.


재무 상태를 성공적으로 유지하는 사람들 (반드시 소득이 높은 사람들은 아니다) 중에는  남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눈곱만큼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별한 지출 목표가 없는 저축의 또 하나 좋은 점은, 내 시간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돈이 주는 무형적인 혜택이 우리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데 훨씬 더 거치 있고 큰 도움이 된다.


은행에 있는 현금은 인생을 좌우하는 중요한 선택을 우리 스스로 할 수 있게 만든다.


과거에는 세상이 심하게 지역 중심적이었다. 그래서 경쟁도 지극히 지역 중심적이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초연결 사회가 되었다는 것은 경쟁해야 할 인재 풀이 전 세계 수백만, 수십억 명으로 바뀌었다는 뜻이고 특히나 근육이 아니라 머리를 써서 일하는 직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런 경쟁 상황에서 우리는 자문해봐야 한다. “어떻게 해야 내가 눈에 띌 수 있지?” 이런 세상에서 지능은 믿을 만한 이점이 아니다. 그러나 ‘유연성’은 이점이 될 수 있다. 즉, 경쟁 우위는 복잡한 소프트 스킬 쪽으로 기운다. 소통 능력, 공감, 그리고 유연성 같은 것 말이다.


유연성이 있다면 커리어에서도, 투자에서도 좋은 기회를 기다릴 수 있다. 필요할 때 새로운 능력을 배울 수 있는 확률도 높은 것이다. 그리고 압박감을 느끼지 않고 내가 열정을 가진 일, 나에게 꼭 맞는 일을 나만의 속도에 맞춰 찾을 수 있는 여유가 더 있을 것이다. 이러한 선택권을 더 많이 갖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화폐 중 하나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저축을 할 수 있고, 그리고 해야만 한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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