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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강성 Jun 25. 2024

피터 드러커의 위대한 혁신 (최종)

피터 드러커 지음

CHAPTER 5  새 시장을 개척하는 혁신 전략
Innovation Strategy


이들의 성공 사례는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될지 모른다. 확실히 조금만 머리를 쓰면 누구든지 이런 전략, 그리고 비슷한 전략들을 구상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이론경제학의 아버지 데이비드 리카도는 “이윤은 남다른 현명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남다른 어리석음에서 나온다”라고 말했다.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전략 자체가 우수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공급업체들이(서비스뿐만 아니라 제품 공급업체들이)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전략들은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 효과를 발휘한다.
[리카르도 관련 사이먼 에브넷 저서 출처 구글 이미지]

01 고객 창조 전략


고객 창조 전략은 그 자체가 혁신이다. 대상으로 하는 제품 또는 서비스는 오랫동안 우리 주위에 있던 것이어도 관계없다. 이 전략을 통해 우리는 오래된 기존 제품 또는 서비스를 새로운 것으로 바꾸어놓을 수 있다.


또한 이 전략은 제품 또는 서비스의 '효용', '가치' 그리고 '경제적 특성'을 변화시킨다. 물리적으로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듯 보이지만, 경제적으로는 무엇인가 다르고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것이다.


효용을 창조하라


영국의 학생들은 로랜드 힐(Rowland Hill)이 1836년에 우편 서비스를 ‘발명’했다고 배운다. 그러나 그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힐은 오늘날 우리가 ‘우편’이라고 말하는 것을 새롭게 ‘창조’했다.


당시까지 우편 비용은 항상 수신인이 부담했고, 그 비용은 거리와 무게에 따라 결정되었다. 그 때문에 우편 서비스는 비싸고 느렸다. 게다가 사람들은 단 한 장의 편지일지라도 우체국에 가져와야 했다.


힐은 영국 내에서는 거리에 관계없이 우표 값을 동일하게 책정하자고 제안했다. 다시 말해 우편 요금을 선불하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요금은 이미 오래전부터 다른 여러 수수료와 세금을 낼 때 사용해 온 것처럼 일종의 납입증명서를 첨부해 지불하자고 제안했다.


이제 사람들은 편지를 우체통에 넣기만 하면 됐고, 우편물의 부피는 따지지 않게 됐다. 현대적 의미의 ‘우편’이 탄생한 것이다. 힐의 혁신으로 하룻밤 사이에 우편은 쉽고도 편리한 것이 되었다.


힐이 창조한 것이 바로 효용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우편 서비스가 고객에게 진정한 의미의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


우편물을 부치는 비용의 80%가 감소한 것은 부차적인 것이고, 가장 큰 효과는 모든 사람이 우편을 사용할 수 있게 되고 나아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옷가게는 우편을 이용해 청구서를 보낼 수 있게 되었고, 우편물의 양은 4년 만에 두 배로, 10년 만에 또다시 4배가 늘어나는 등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로랜드 힐 동상과 최초의 우표 페니블랙 출처 오렌지군, 구글 이미지]

또한 이 전략은 고객으로 하여금 그들이 목적 달성에 필요한 어떤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효과를 발휘한다.


미국의 모든 신부는 ‘좋은 도자기’ 한 세트씩을 갖고 싶어한다. 그러나 도자기 한 세트는 선물로는 너무 비싸다. 게다가 결혼선물을 하는 사람들은 신부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또는 신부가 이미 갖고 있는 도자기가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중견 식기류 제조업체인 레녹스 차이나(Lenox China)사는 이를 혁신의 기회로 포착했다. 레녹스는 오래된 관습인 ‘새신부 필요목록’을 활용하기로 하고, 도자기류로는 오직 레녹스 도자기만을 목록에 올리도록 했다.


그런 다음 예비 신부는 가게를 결정하고 그곳에 가서 자신이 원하는 레녹스 도자기의 종류를 말해주며, 여기에 더해 결혼선물을 해 줄 잠재적 하객 명단을 가게 주인에게 알려준다. 그러면 가게 주인이 하객들에게 그들이 계획한 선물 비용과 신부가 필요한 물건을 맞추어 준다.


거기에는 고도의 기술도 없었고, 특허도 필요 없었다. 단지 고객의 필요에 초점을 맞춘 것 외에는 없었다. 이 방식은 레녹스를 인기 있는 ‘좋은 도자기’ 제조회사로 만들었고,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중견 제조회사가 되도록 만들었다.

[레녹스 출처 구글 이미지]

가치에 맞는 가격을 매겨라


수년 동안 세계에서 얼굴이 가장 많이 알려진 미국인은 킹 질레트(King Gillette)였는데, 그것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팔리고 있는 질레트 면도날의 포장지에 그의 얼굴이 우아하게 디자인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킹 질레트는 안전면도기를 ‘발명’하지 않았다. 당시 이미 안전면도기에 관한 특허는 수십 건이 있었다. 다만 사람들은 칼날이 있는 그 위험한 도구를 별 두려움없이 사용하는 이들이 많지 않았고, 이발소 면도는 비싼데다가 시간이 많이 걸렸다.


더구나 당시 이발소 면도는 10센트였는데 ‘직접 사용하는’ 안전면도기는 5달러나 되어 팔리지 않았다. 킹 질레트는 안전면도기를 자신의 특허 면도날만을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고 면도날 가격을 5센트로 매겼다. 실제로는 면도날 하나를 만드는 원가는 1센트도 채 들지 않았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면도날 하나를 6~7회 정도 쓸 수 있기 때문에, 면도 한 번 하는 데 1센트도 들지 않는 셈이었다. 이발소에 가서 면도하는 비용의 10분의 1도 안 되었다. 질레트는 소비자가 사는 것에 대해 가격, 즉 ‘면도 서비스’에 값을 매겼다.

[질레트 안전면도기와 광고 출처 구글 이미지]

복사기의 특허(*최초 발명자인 체스터 칼슨이 보유)가 대형 복사기 제조업체가 아닌, 당시 뉴욕주 로체스터의 이름 없는 작은 회사인 할로이드(Haloid Company, 조셉 윌슨이 설립, 오늘날의 Xerox)로 넘어간 이유는 대규모 제조업체들 가운데 어떤 기업도 복사기의 판매 가능성을 알아차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대규모 제조업체들의 원가 계산에 따르면, 복사기는 한 대에 최소한 4,000달러에 팔아야 했고, 이 정도 기계를 구입하려면 자본지출승인서를 작성하고 이사회의 결재를 받아야 했다. 카본 먹지 가격이 거의 무료였는데, 단지 비서를 편하게 해주는 사무용품을 사기 위해 이렇게 하는 일은 당시로서는 터무니없어 보였다.


할로이드는 복사기가 아니라, 복사기가 만들어낸 것, 즉 복사 서비스를 팔았다. 한 장에 5센트 또는 10센트의 경비라면, 자본지출승인서가 필요 없는 ‘소액 현금’이었다. 이러한 가격 설정은 진정 혁신이었다.


물론, 결과적으로 전체 지불 금액은 같다. 그러나 가격이 어떻게 지불되는가 하는 것은 소비자의 필요와 현실에 맞게 설정되어야 한다. 가격은 공급업체의 ‘원가’가 아니라 고객의 ‘가치‘에 따라 설정되어야 한다.

[위: 체스터 칼슨과 조셉 윌슨, 1959년 광고와 전시장 출처 제록스]

고객의 현실에 맞춰라


GE(General Electric)대형 증기 터빈 분야에서 세계적 주도권을 갖게 된 것은, 제1차 세계대전 이전 수년 동안 고객들의 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 심사숙고한 데에서 비롯된다.


당시 전력회사가 신규 발전소를 세우면 대개 5~10년마다 증기 터빈을 교체한다. 그런 와중에도 발전소는 항상 가동되어야 한다. 그래서 터빈 제조업체는 대규모 기술 컨설팅 조직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었고, 발전소는 이러한 컨설팅이 필요했다.


그런데 GE는 발전소가 필요로 하는 컨설팅 비용을 별도로 청구하거나 증기 터빈 가격에 추가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시 법률에서 심의를 요건으로 하고 있던 공익사업위원회가 이 비용의 지출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GE는 컨설팅 비용에 상당한 금액을 교체용 날개 가격에 포함시켰다. 증기 터빈은 수명이 긴 부품이어서, 대개 5년이나 7년마다 날개를 교체해야 했고 당연히 이 터빈 날개는 터빈 제작자로부터 구입해야만 했다.

[GE 증기 터빈 출처 구글 이미지]

앞에서 예로 든 사이러스 맥코믹'농기계 할부구매제도' 역시 고객의 현실을 세밀하게 살핀 결과였다. 맥코믹은 농부들의 현실에 맞춰 분할납부를 제안했다. 우선 수확기를 사고 3년 동안 번 돈으로 나줘서 내도록 해주었다. 농부는 구매력이 생겼고 실제로 수확기를 사갔다.

[사이러스 맥코믹의 초기 수확기 출처 구글 이미지]

제조업자들은 ‘비합리적인 고객’에 대해 항상 불평이 많다(경제학자, 심리학자, 윤리학자가 그런 것처럼). 그러나 세상에 ‘비합리적인 고객’이라는 것은 없다. 있다면 오직 게으른 제조업자뿐이다. 고객의 행동은 항상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고객의 현실이 제조업자의 생각과는 다른 것일 뿐이다.


가치를 팔아라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어느 중규모 회사는 초대형 토목공사에서 사용하는 장비에 필요한 특수 윤활유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건설업자들에게 장비의 유지 및 보수 필요성을 분석해주었다.


그런 다음 연간 가격 기준으로 유지·보수 프로그램을 계약하는데, 이 프로그램은 대형 장비가 윤활유 문제 때문에 연간 일정 시간 이상 멈추지 않을 것을 건설업자에게 보증해 주었다.


이 프로그램이 항상 자사의 윤활유를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건설업자가 산 것은 윤활유가 아니었다. 건설업자들은 그들에게 엄청난 가치를 제공해주는 것, 즉 ‘중단 없는 공사’를 구입한 것이다.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한 또 다른 사례는 ‘제품에서 시스템으로의 이동’이라고 명명할 수 있는 것으로, 미시건 주 지랜드(Zeeland) 소재 가구 제조회사인 허먼 밀러(Herman Miller)다.


이 회사는 초기에는 현대적 디자의 에임스(Eames) 체어를 생산하다가 회사 사무실 전체가 필요로 하는 가구와 병원의 업무용 가구를 제조·판매하는 사업으로 분야를 바꾸었는데, 두 분야 모두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


그 후 ‘미래의 사무실’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하자 허먼 밀러는 가구나 비품을 파는 대신 회사 업무의 원활한 흐름과 높은 생산성을 위해, 그리고 종업원의 사기를 올리는 데 필요한 사무실 배치 및 필요한 비품구매에 대해 컨설팅하는 설비관리 연구소를 만들었다.


허먼 밀러가 하는 일은 고객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것이었다. 이 회사는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귀사는 가구를 구입하지만, 사실 그것은 업무·사기·생산성 향상을 구입하는 것입니다. 귀사가 돈을 지불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허먼 밀러 공장과 페이스북 저커버거 출처 구글 이미지]

“제품의 원가가 X달러이고 여기에 적당한 이익을 얻기 위해 고객이 지불하는 것은 ‘우리를 위해서는’ Y달러가 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고객이 얼마를 지불할 것인가 하는 것은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가격이 얼마인가에 달려 있다. 그 가격은 제품이 고객에게 무엇을 제공하는지, 무엇이 고객의 현실에 부합하는 것인지, 그리고 고객이 무엇을 ‘가치’로 인식하는지에 달려 있다.”


이는 초보적 마케팅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고객의 효용부터 먼저 검토하는 것, 즉 고객이 구입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객이 처해 있는 현실과 고객의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해 먼저 살펴보는 것, 이것이 바로 마케팅이 고려해야 할 전부다.


02 총력 선점 전략


총력 선점 전략은, 기업이 새로운 시장이나 산업의 지배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주도권을 노릴 때 사용하는 전략이다. “최정예 부대를 동원해 적의 요충지를 선점하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는 이 전략은 당장 큰 산업을 창출하는 것을 노리지는 않지만 처음부터 주도권을 잡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이 전략은 성공 확률이 높지도 않을 뿐더러, 성공한 혁신가들이 실제로 실행했던 전략도 아니다. 총력 선점 전략은 도박에 가까운 것으로서, 실패를 허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재차 시도해 볼 기회도 주지 않는다.


주도권을 목표로


스위스 바젤에 있는 호프만 라로슈(Hoffman La Roche)는 세계 최대의 제약회사이자 업계에서도 이익을 가장 많이 내는 회사다. 그러나 초창기에는 매우 보잘것없는 회사였다. 라로슈는 새로 발견된 비타민에 도박을 걸었다. 과학계에서 그런 물질이 있다는 것조차 인정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라로슈가 비타민 제조에 관한 특허를 취득했을 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게다가 이 회사는 취리히 대학에 재직 중이던 비타민 발견자들을 교수 급여의 몇 배나 되는 높은 급여를 주고 데려오고 회사의 자금과 빌릴 수 있는 자금까지 모두 끌어 모아 이 신물질의 제조와 판매에 투자했다.


이 회사는 이 전략을 두 번이나 더 활용했다. 1930년대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설파제(Sulfa Drug)라는 합성의약품이 감염 질환에는 효과가 없다고 ‘알고 있었는데도’ 라로슈는 설파제 시장에 진입했다.


20년 후인 1950년대에는 근육 이완 안정제인 리브리움(Librium)과 발리움(Valium)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것 역시 ‘모든 과학자들이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극단적인 선택이었다. 그러나 라로슈는 성공했다.

[호프만 라 로슈와 바젤의 본사 건물 출처 구글 이미지]

총력 선점 전략은 반드시 기업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공서비스 기관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훔볼트가 1809년 베를린 대학교를 개교했을 때, 훔볼트는 이제까지 전례가 없던 최대 규모의 대학을 건설하려고 마음먹었다. 결국 훔볼트는 당시 존재하던 어느 대학보다도 3~4배나 더 큰 대학을 만들었다.

[베를린 훔볼트대학과 중앙 도서관 출처 구글 이미지]

이 전략은 항상 새로운 산업 또는 새로운 시장의 창출을 겨냥하게 되는데, 무엇인가 새롭고도 다른 것을 목표로 삼기 때문에 해당 분야의 기존 전문가보다도 오히려 비전문가나 국외자(局外者)들이 더 수월하게 실천하는 예가 많은 것 같다.


라로슈는 창업자의 손녀와 결혼한 음악가의 아이디어에 의해 진행되었고, 흄볼트 역시 학계와 아무런 인연이 없던 외교관이었다.


기회는 단 한 번뿐


총력 선점 전략은 목표를 정확하게 공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패로 끝나고 만다. 다른 말로 비유한다면, 이 전략은 달을 향해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궤도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미사일이 사라져 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또 총력 선점 전략은 일단 시작하고 나면 수정하거나 정정하기가 어렵다. 달리 말해, 이 전략을 이용하려면 깊은 생각과 주의 깊은 분석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라로슈의 혁신을 주도한 음악가는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를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것 같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자신들이 신봉하는 그 오래된 ‘패러다임’, 즉 기존 이론이 철저히 무너질 때까지는 새로운 이론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새 이론을 받아들여 활용한 사람은 대부분의 혜택을 독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또 총력 선점 전략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모든 노력을 그곳에 집중해야 한다. 그 다음, 결과가 창출되기 시작하면 자원을 대량으로 투입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처럼 혁신이 성공적인 사업으로 정착하고 난 뒤에도 후속 작업을 늦춰서는 안 된다. 시장에서의 주도적 지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실질적이고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가격 우위를 확보하라


총력 선점 전략에 성공한 기업가는 무엇보다도 먼저 경쟁자가 나타나기 전에 자신의 제품 또는 프로세스를 ‘구식’으로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제품 또는 프로세스의 가격을 체계적으로 낮춰야 한다. 이 이론은 알프레드 노벨(Alfred Nobel)이 다이너마이트를 개발한 후 만든 '다이너마이트 카르텔'에 의해 그 효용성을 인정받았다.


카르텔이 그렇게 독점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다이너마이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때마다 가격을 10~20%씩 인하한 덕분이었다.

[노벨과 다이너마이트 출처 구글 이미지]

총력 선점 전략은 위험성이 너무 높기 때문에 성공할 가능성보다는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는 가정 하에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래서 이 전략은 아주 규모가 작은 혁신에 적합하다.


03 약점 공략 전략


창조적으로 모방하라


창조적 모방(creative imitation)은 분명 개념 자체로서는 모순이다. 그러나 그것을 ‘창조적’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창조적 모방 전략’을 활용하는 기업가의 경우, 자신이 모방하고자 하는 혁신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그것을 발명한 사람이나 처음으로 혁신한 사람보다도 더 잘 이해하고 있어서다.


이 전략을 가장 먼저 실천하고 훌륭하게 성공을 거둔 기업이 IBM이다. 또 P&G가 비누, 세제 그리고 세면용품 시장에서 리더십을 획득·유지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전략 또한 마찬가지다.

[출처 구글 이미지]

IBM은 에니악(ENIAC, Electronic Numerical Integrator, Analyzer and Computer) 모델을 고도의 과학 계산이 아니라 기업을 위한 잡다한 ‘자료 처리’가 가능하도록 개조했다. 1953년 에니악 모델을 바탕으로 IBM 기종이 나왔고 그 즉시 기업용 및 다목적용 대형 컴퓨터의 표준이 되었다.

[에니악과 IBM PC 5150 출처 구글 이미지]

성공한 사례를 찾아라


시장이나 산업의 지배는 아니더라도 주도권을 노리는 전략이다. 이 전략은 다른 전략보다 훨씬 위험이 적다. 창조적 모방자가 전략을 펼칠 때면 시장은 확립되어 있고 또 그 분야의 벤처회사들이 이미 그 제품을 써본 뒤이기 때문이다.


혁신 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제대로 시작하고 (예컨대, 라로슈의 비타민, 듀폰의 나일론 그리고 왕(WANG) 박사의 워드프로세서처럼) 계속해서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듀폰 나일론 광고와 왕 박사 워드프로세서 출처 구글 이미지]

그러나 창조적 모방 전략을 추진하는 기업가의 숫자를 보면, 그리고 그들이 상당히 성공한 것을 보면 최초의 혁신 기업이 일을 제대로 처리해 시장을 독점할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창조적 모방 전략과 관련된 좋은 사례가 바로 타이레놀(Tylenol), 즉 ‘비(非) 아스피린계’ 아스피린이다. 아세타미노펜(Acetaminophen)은 오랫동안 통증치료제로 사용되어 왔지만 의사의 처방 없이는 살 수 없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아스피린에 비해 약효는 다소 떨어지고 소염제 내지 혈액응고제로서의 효과는 없었다. 하지만 아스피린을 다량 복용했거나 관절염과 같은 질병에 장기간 복용했을 경우 유발할 수 있는 위장 장애와 위벽 출혈은 없었다.


이후 의사의 처방 없이도 아세타미노펜을 구입할 수 있게 되자, 시장에 출하된 최초의 브랜드는 ‘아스피린의 부작용 때문에 고생을 해온 사람들을 위한 약’으로 판매되었다. 이 약은 날개 돋친 듯이 팔리면서 예상 밖의 성공을 거뒀다. 바로 이 성공이 창조적 모방의 기회를 제공했다.

[타이레놀과 아스피린 광고 출처 구글 이미지]

창조적 모방가(creative imitator)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발명하지 않는다. 대신 다른 사람이 발명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완성시키고 제자리를 잡아준다. 창조적 모방가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의 입장에서 관찰한다.


시장의 지배를 노려라


창조적 모방은 제품이 아니라 시장으로부터, 생산자가 아니라 고객으로부터 출발한다. 시장에 초점(market-focused)을 맞추는 동시에 시장 지향적(market-driven)이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창조적 모방이 안전한 것만은 아니다. 이 전략만이 갖는 특유한 위험이 있는데, 그 위험은 상당히 크다. 첫째, 창조적 모방가는 사업 추진에 따른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둘째, 추세를 잘못 판단하여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했음이 이미 증명된 것을 모방할 가능성도 있다.


창조적 모방 전략은 시장의 지배를 노린다는 점에서 개인용 컴퓨터와 같은 첨단 기술 분야, 시계 시장, 진통제 등과 같이 시장 규모가 큰 제품, 프로세스, 서비스 등에 적합하다.


남의 힘을 역이용하라


1947년 벨연구소는 트랜지스터를 발명했다. 하지만 미국의 대형 전자업체들은 이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한참 후에야 비로소 트랜지스터를 연구하고 트랜지스터로 전환하는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 사이인 1950년대 초 소니 사장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는 신문에서 트랜지스터에 관한 정보를 읽자, 곧 미국으로 날아갔다.


그는 벨연구소로부터 새로운 트랜지스터의 라이선스를 2만 5,000달러라는 터무니없는 헐값에 사들였다. 2년 후인 1955년 소니는 최초의 휴대용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시장에 내놓았다.

[진공관 라디오와 소리 트랜지스터 라디오 출처 구글 이미지]

미국의 많은 기업들은 트랜지스터가 NIH 신드롬, 즉 ‘여기서 발명되지 않았기 때문에(NIH: not invented here)’ 거부했던 것이다. 다시 말해 트랜지스터를 RCA와 GE 같은 전기 및 전자 분야의 주도기업들이 발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본 기업들은 이 전략을 TV에, 디지털 시계에 그리고 휴대용 전자계산기에 되풀이해 이용했다. 또 복사기 시장에 진출해 복사기의 발명자인 제록스보다 시장점유율을 높일 때도 이 전략을 이용했다.


달리 표현하면, 일본 기업들은 미국 기업들을 상대로 ‘기업가적 유도(柔道) entrepreneurial judo’ 즉 다른 기업의 힘을 역이용하는 전략을 실행했고 잇달아 승리를 거둔 것이다.


벨이 사설전화교환기 PBX(private branch exchange) 시장에 대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ROLM이 이를 이용해 사설전화교환기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할 때 사용한 전략도 마찬가지다.

[ROLM PBX 출처 구글 이미지]

또 시티뱅크가 독일에서 소비자 은행, 즉 파밀리안방크(Familienbank)를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시티뱅크는 불과 5년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독일의 소비자 금융시장을 장악했다.


시티뱅크는 독일에서 파밀리안방크를 개설할 때 바로 이 점을 이용했다. 파밀리안방크는 오직 일반 고객에게만 관심을 기울였고,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었으며, 고객이 은행과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약점을 드러내는 5가지 습관


신규 참여자들이 이미 확고하게 자리잡은 기업들을 상대로 기업가적 유도전략을 쓸 수 있는 이유는, 기존 기업들의 다섯 가지 나쁜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나쁜 습관은 ‘여기서 발명되지 않았기 때문에’라고 하는 ‘NIH 신드롬’이다. 그래서 새로운 발명은 무시당하고 만다.


둘째는 시장에서 수지맞는 부분만 차지하겠다는, 다시 말해 시장에서 높은 이익을 제공하는 세그먼트(segment, 세분시장)만 취하려는 경향이다.


세 번째 나쁜 습관인 품질에 대한 착각은 기업을 한층 더 쉽게 몰락시킨다. 제품 또는 서비스에서 ‘품질’은 공급업체가 아니라 고객이 만드는 것이다.


네 번째 나쁜 습관은 ‘수지맞는 부분만 차지하겠다’는 전략과 ‘품질’에 대한 착각 두 가지와 밀접하게 관계가 있는 것으로서, ‘개발자의 초과이익을 보장하는 가격’이라는 환상에 빠져드는 경우다.


마지막으로, 기존 기업들이 전형적으로 빠져드는, 그래서 스스로를 몰락하게 만드는 나쁜 습관이 있는데, 그것은 기업을 최적화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화하려는 습관이다. 그 사이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해 특정 시장의 고객(예컨대 병원과 같은)을 만족시키는 기기를 개발해 낼 것이다.


소니도 이와 비슷한 경우인데, 처음에는 저급품 라디오 시장, 즉 전파 거리가 짧은 값싼 휴대용 라디오 시장에 침투했다. 소니는 그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나서야 다른 세분 시장으로 나아갔다.


기업가적 유도전략이 성공할 때


기업가적 유도 전략은 처음에는 해안가에 교두보를 확보하고 기존의 선두주자들이 전혀 방어하지 않거나 전력을 기울이지 않는 곳을 노린다. 이러한 전략이 성공할 가능성이 보이는 상황은 세 가지다.


첫째, 기존의 선두주자들이 성공했든 실패했든 예상치 못한 사태에 직면했을 때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거나 아예 외면하거나 제쳐놓으려고 하는 일반적인 상황이다. 이는 소니가 이용한 전략이다.


둘째, 제록스의 경우이다.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고 또 빠르게 성장한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또는 서비스)을 시장에 소개한 혁신 기업들은 전통적인 ‘독점 기업’처럼 행동한다. 그들은 시장에서 ‘수지맞는 것’만, 그리고 ‘초과이익’만 얻기 위해 선두주자의 지위를 이용한다.


마지막으로, 기업가적 유도 전략은 시장 또는 산업구조가 빠르게 변하는 상황일 때 효과적이다. 그것이 바로 파밀리안방크의 성공 사례다.


기업가적 유도 전략은 주도적 기업들과 경쟁을 통해 목표를 이루려고 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주도적 기업들이 경쟁자의 도전을 의식하거나 이를 우려하고 있을 때에는 더더욱 경쟁하지 않는다. 기업가적 유도 전략은 ‘적의 약점을 공격한다.’


04 생태학적 틈새 전략


생태학적 틈새 전략은 경쟁에 대한 면역력을 기르고 더 나아가 다른 경쟁자들의 도전을 받지 않는 성공적인 기업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생태학적 틈새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천한 기업은 실속은 챙기지만 명성은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아무도 눈치 채지 않도록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통행료를 받아라


노인성 백내장 수술에서 수술 과정의 흐름을 깨는 한 단계를 생략해 주는 효소를 개발한 미국 알콘사의 전략을 떠올려보자. 이 회사는 효소를 개발하고 특허를 낸 뒤 ‘톨게이트’적 위치, 즉 고속도로 통행료를 받을 수 있는 지위를 확보했다.

[알콘 창업자들과 알콘 초기 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

20세기 중반에 이와 비슷한 톨게이트 전략을 유정(油井) 폭발 방지 장치를 개발한 중견 기업이 사용했다. 이 경우도 역시 전체 시장은 너무 작아 경쟁자를 유인할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 또한 깊은 유정을 파는 데 드는 전체 비용의 1% 정도인 이 장치의 가격을 낮춘다고 해서 더 많은 유정을 개발하도록 자극할 수도 없었다.


톨게이트 전략의 또 다른 예는 나중에 W. R. 그레이스의 한 사업부로 편입된 듀이 앤 알미(Dewey & Almy)회사다. 이 회사는 1930년대에 주석 통조림을 밀봉하는 합성 성분을 개발했다.

[듀이 앤 알미와 W. R. 그레이스 촐처 구글 이미지]

불일치 속에 숨어 있는 톨게이트


그러나 이 전략에는 엄격한 조건이 따른다. 그 제품은 프로세스상 필수적이어야 한다.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위험이 완제품 가격에 비해 압도적으로 커야 한다.


또 매우 작은 시장이기에 처음 진입한 어떤 기업이라도 시장을 독점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기업이 제품을 완전히 공급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경쟁자를 끌어들이지 않을 정도로 작고, 경쟁자들이 진입을 고려할 때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않을 만한, 진정한 ‘생태학적 틈새’여야 한다.


이런 톨게이트 지위는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정상적인 경우 그것은 오직 불일치(incongruity) 상황에서만 나타난다. 다만 여기에는 큰 한계와 위험이 있다. 이런 지위는 정태적이라서 일단 생태학적 틈새가 확보되면, 크게 성장하지 않는다.


톨게이트 전략이 일단 목적을 달성하게 되면 ‘성숙기’에 접어든다. 그 회사는 오직 최종 소비자가 성장하는 만큼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쇠퇴할 수도 있다.


그리고 톨게이트 전략가들은 절대로 독점을 악용해서는 안 된다.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고객사를 착취하고, 고문하고, 학대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만약 그렇다면 고객사들은 다른 공급업체들을 끌어들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듀이 앤 알미는 제대로 된 전략을 사용했다. 고객들에게, 특히 제3세계의 고객들에게 폭넓은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곳의 사람들을 훈련시키며, 듀이 앤 알미가 만든 재료를 사용하도록 했다. 이와 동시에 새롭고도 더 나은 통조림과 통조림 밀봉 기계를 디자인했다.


나만이 아는 기술


누구나 주요 자동차 회사의 이름을 알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회사에 전기 및 조명 시스템을 공급하는 회사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런 회사들은 자동차 회사들보다 수적으로 한층 더 적은데도 말이다.


예를 들면, 미국 GM의 델코Delco 그룹, 독일의 보슈Bosch, 영국의 루카스Lucas, 미국의 A.O. 스미스(프레임), 벤딕스(Bendix)(자동 브레이크 장치) 등이 있다.

[출처 구글 이미지]

이 회사들은 대부분 긴 역사를 가진 견실한 업체들이다. 자동차 산업 자체가 긴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베르트 보슈(Robert Bosch)는 독일 자동차 산업의 선구자 칼 벤츠(Carl Benz)와 고트프리드 다임러(Gottfried Daimler)와 같은 시대의 친구로서, 1880년대에 자신의 회사를 출범시켰다.

[칼 벤츠와 다임러, 로베르토 보슈 출처 구글 이미지]

이 시장은 이들 업체들이 해당 산업 초기에 ‘고급 기술’을 개발하면서 만들어졌다. A. O. 스미스는 제1차 세계대전 중에, 그리고 그 직후 자동차 프레임을 만드는 데 있어 오늘날의 기준으로 ‘자동화’라 부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런 전문적 기술로 각자의 분야에서 앞서나갔으므로 다른 회사들이 도전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거의 의미가 없었다. 이 회사들이 곧 ‘표준’이었던 것이다.


전문기술 틈새 시장은 결코 제조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독일인이 만든 여행 가이드북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지금도 그의 이름을 따 ‘베데커(Baedeker)’라고 불리고 있다.


타이밍이 핵심


전문기술 틈새시장을 확립하는 데에는 타이밍이 핵심이다. 그것은 새로운 산업, 관행, 시장 그리고 추세가 시작되는 초기에 이루어져야 한다.


1828년 라인강에서 최초로 중산층을 상대로 한 증기선 관광사업이 시작되자마자 칼 베데커(Karl Baedeker)는 여행 안내서를 출판했다. 그 후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독일 서적들이 다른 유럽 국가에서 판금될 때까지 이 분야를 실질적으로 독점했다.


여행을 하는 귀족들은 여행에 실제로 필요한 상세한 사항들, 예컨대 호텔, 마차의 요금, 여행 거리, 팁의 적정 금액 등에 대해서는 이 분야의 전문가인 짐꾼에게 맡기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산층은 이런 여행 전문 짐꾼을 이용할 수 없었는데, 그것이 베데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칼 베데커와 베데커 시리즈 출처 구글 이미지]

전문기술 틈새시장의 첫 번째 이점은 새로운 산업이나 시장, 주요 추세의 초기 단계에는 그 틈새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조사할 기회가 있다는 점이다. 그뿐 아니라 대개 고유한 기술을 개발할 시간도 있다.


두 번째 이점은 전문기술 틈새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기업은 자신의 고객 또는 공급업체로부터 위협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문기술 틈새시장은 고유하고도 색다른 기술을 필요로 한다.


전문기술 틈새시장의 한계


전문기술 틈새시장은 이런 고유한 이점이 있는 반면, 한계 또한 적지 않다.


첫 번째 한계는 틈새시장 점유자의 행동 범위가 좁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지배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본업 이외에는 절대 곁눈질 하지 말아야 한다.


두 번째 심각한 한계는 전문기술 틈새시장의 점유자는 대체로 자신의 제품 또는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기 위해서는 다른 누군가에게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다.


세 번째 한계는, 전문기술 틈새시장 제조업체에게 가장 심각한 위험이기도 한데, 전문기술이 전문성을 상실하고 일반기술이 되어버리는 일이다.


그러나 한계 내에서는 전문기술 틈새시장이 고도로 유리한 지위라는 점은 분명하다. 급속히 성장하는 새로운 기술, 산업 그리고 시장에서 그것은 아마도 가장 유리한 전략일 것이다.


나만이 아는 시장


과자, 크래커를 굽는 자동오븐기 시장은 북잉글랜드와 덴마크에 있는 두 회사가 사실상 전 세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그들은 세계의 중요 제빵회사를 모두 알고 있고, 모든 중요 제빵회사도 그들을 잘 알고 있다. 오븐기 시장은 두 회사가 이 시장을 만족시키고 있는 한, 경쟁회사들이 나타날 정도로 규모가 크지도, 매력적이지도 않다.


수십 년 동안 세계 최초의 여행 대리점이라 할 수 있는 유럽의 토머스 쿡(Thomas Cook)과 미국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는 여행자수표 사업 분야에서 실질적인 독점을 누렸다.

[토마스 쿡과 세계일주 여행 출처 구글 이미지]

여행자수표는 전 세계적인 조직이 필요했다. 토머스 쿡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자신들의 여행 고객에게 봉사하기 위해 그것을 유지해야 했지만, 그 당시 어느 누구도 그런 조직을 만들 동기가 없었던 것이다.


여행자수표는 거액의 현금을 갖고 다니기 싫어하는 여행자와 신용장을 발급받을 수 있는 기존의 은행망이 없는 지역의 여행자에게는 매력적인 상품이었던 것이다.


오븐은 초기 모델이나 현재 모델이나 상관없이 어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 이 시장의 주도기업들이 한 것이라고는 과자와 크래커를 굽는 활동이 가정에서 공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한 것뿐이다.


그 다음 그들은 상업적 제빵업자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연구했고, 그 결과 자신의 고객들, 즉 식품점과 슈퍼마켓이 팔 수 있는 빵을 만들 수 있었고, 주부들은 이를 구입한 것이다. 제빵용 오븐은 기술에 기초를 둔 것이 아니라 시장 조사에 기초를 두었다.


성공의 함정에 빠지지 마라


이들은 똑같은 한계를 갖고 있다. 전문시장에서 주도적 지위에 있는 기업에게 가장 큰 위험은 바로 성공 그 자체다. 가장 큰 위험은 전문시장이 대중시장으로 성장해버리는 것이다. 오늘날 여행자수표는 일반 상품이 되었고, 여행 시장도 대중화되어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향수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프랑스 회사 코티(Coty)는 현대적 향수산업을 창조했다. 이 회사는 제1차 세계대전이 화장품에 대한 태도를 바꾸었다는 것을 재빨리 파악했다. 전쟁 이후에는 일반 여성들에게도 화장품 사용이 수용, 장려되었고 코티는 1920년대 중반까지 미국과 유럽에서 거의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1929년까지 화장품 시장은 ‘전문시장’, 즉 중상층을 위한 시장이었다.


그러나 그 다음 대공황 시기 동안 화장품 시장은 진정한 대중시장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화장품 시장은 또다시 고가품 시장과 대중 상표 시장 두 개의 세분시장으로 분리되었다. 몇 년 안 되는 짧은 기간 내에 코티가 지배했던 전문시장은 사라지고 말았다.

[코티 향수 광고 출처 구글 이미지]
CHAPTER 6  혁신 기업 만들기
The Practice of Innovation in Business


변하는 시대에 혁신하기를 바라는 기업, 번영하기를 바라는 기업은 기업가적 경영 시스템을 구축해야만 한다. 그런 기업은 혁신하고자 하는 욕망을 조직 전반에 걸쳐 유발할 수 있는 정책, 그리고 기업가정신과 혁신의 습관을 조직 전반에 걸쳐 창출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지 않으면 안 된다. 기존 기업이 성공적인 혁신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간에 처음부터 기업가적 기업으로서 경영되지 않으면 안 된다.


01 기업가정신을 드높여라


대기업은 혁신 불능 지대?


'대기업은 혁신을 하지 않고 또 할 수도 없다'는 보편적 신념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첫째 세상에는 기업가로서, 혁신가로서 성공한 대기업들이 수없이 많다. 미국의 예만 보더라도 J&J와 3M을 들 수 있다. 둘째, ‘크다는 것’이 기업가정신과 혁신에 장애가 된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존슨앤존슨, 3M의 설립자들, 출처 구글 이미지]

기업가정신과 혁신에 대한 장애물은 ‘규모’가 아니다. 장애물은 기존 경영관리 방식 그 자체다. 특히 기존의 성공적인 경영관리 방식이 걸림돌 노릇을 한다. 그런데 이 장애물을 극복하는데 소규모 조직보다는 대규모 조직, 적어도 상당한 규모의 조직이 훨씬 유리하다.


많은 기업들이 “지금으로부터 10년 후 우리 회사 매출액의 90%는 오늘날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제품으로부터 나올 것이다”라고 말하는데, 이건 과장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있는 기업들은 지금부터 10년 후 매출액의 4분의 3을 기존의 제품과 서비스로부터, 또는 그것으로부터 파생된 제품과 서비스로 달성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사실 현재의 제품과 서비스로 매출액을 꾸준히 올리지 못한다면 기업은 혁신을 하기 위해 필요한, 미래를 위한 실질적인 투자를 할 수 없는 것이다.


기존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기존 사업을 유지하면서 일상적인 위기를 겪고, 이미 갖고 있는 것으로부터 조금 더 얻어내기 위해 생산적인 자원을 배분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런 이유에서 규모가 큰 중견기업 중에서 성공적인 기업가이자, 혁신 기업의 사례가 중요하다. 그러한 성공적인 기업들은 기존 사업만을 유지하려는 유혹이 극복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업가정신과 혁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체계적인 폐기 계획


“조직 내에서 일어나는 혁신에 대한 저항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최고경영자들이 자주 듣는 말이다. 올바른 질문은 “어떻게 하면 조직이 혁신을 받아들이고, 혁신을 원하고, 혁신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게 만들 수 있는가?”다.


그래서 혁신을 제대로 이루기 위해서는 혁신이 이뤄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여러 가지 조치가 필요하다. 첫째, 혁신한다는 것이 기존 사업을 유지하는 것과 비교할 때 훨씬 매력적이며 그것을 수행하는 관리자에게도 이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혁신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어떤 계획 아래 진행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조직 내에 널리 알려야만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구체적인 목표가 제시된 혁신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우리의 제품, 프로세스, 기술, 시장, 유통 채널을 계속 유지할 것인가?” 만약 그 대답이 “아니오”이면 “다시 한번 더 연구해 봅시다”라고 해서는 안 된다. 그때는 “우리의 제품, 시장, 유통 채널, 그리고 스태프 활동에 자원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라고 질문해야 한다.


“내일 아침에 당장 자신이 교수형에 처해진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만큼 사람의 마음을 강하게 집중시키는 것은 없다”고 새뮤얼 존슨(Samuel Jonson)은 말했다. 그러니 기존 제품 또는 서비스가 가까운 장래에 폐기될 것이라고 말해주는 정보만큼 관리자들의 마음을 혁신에 집중시키는 것은 없다.

[새뮤얼 존슨과 저서 출처 구글 이미지]

구체적인 혁신 계획을 만들어라


조직이 혁신이라는 도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려면 기업은 가장 실천력 있는 사람들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조직의 재무적 자원을 혁신 노력에 투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 구성원들을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존재’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모든 제품, 서비스, 시장, 유통 채널, 프로세스, 기술은 수명이 한정되어 있다는 사실, 그리고 대체로 짧다는 사실을 인정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우리 회사가 어느 분야에, 또 어느 정도의 시간 내에 혁신을 해야 하는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에 대한 가장 단순한 접근 방법은 1950년대 뉴욕 대학교 경영대학에서 실시한 기업가정신 세미나의 구성원이었던 마이클 카미(Michael Kami)가 개발했다.


이 방법에 따르면 제품과 서비스가 수명 주기상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순서를 정해야 한다. 또 진출해 있는 시장과 관련된 유통 채널도 정리한다.


그 다음으로는 지금의 제품과 서비스가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과 매출액, 시장점유율, 또는 수익성과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사이에 엄연히 존재하는 격차를 보여준다.


[마이클 카미와 저서들 출처 구글 이미지]

문제보다는 기회를 보라


가장 단순하면서도 우선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일은 경영자의 비전을 기회의 초점으로 맞추는 것이다. 자사의 사업에서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둔 분야는 혁신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중요한 징후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기회로 인식하지 못하면 회사는 혁신 기업이 될 가능성이 애당초 없는 것이다.


경영자는 좀더 우수한 성과를 내는, 그리고 남다르게 경영을 하는 사람들과 부서를 파악해야 한다. 그 사람들과 부서를 중요하게 여기고 그들에게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당신은 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과 다른 부서가 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들이 하고 있는 일 가운데 당신이 하지 않는 일은 무엇인가?”


그리고 구성원들과 혁신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비공식 모임을 여는 것이 좋다. 물론 이 모임에서는 연설을 하거나 이야기를 주로 하면 안 되고 구성원들이 원하는 바를, 그리고 회사에 어떤 기회와 위험이 있는지를 들어야 한다.


혁신 성과 측정하기


기업이 기업가정신을 수용하려면 기업의 성과 측정 기준에 혁신 성과를 포함시켜야만 한다. 기업이 기업가적 성과를 평가할 때에만 기업가정신은 현실로 나타난다. 사람들은 남들이 기대하는 대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단계는 각각의 혁신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치와 결과를 비교하는 피드백feedback 관행을 만드는 일이다. 이것은 혁신 계획과 혁신 노력의 깊이와 신뢰성을 파악하도록 해 준다.



두 번째 단계는 여러 혁신 노력들을 전반적·체계적으로 심사하는 방안을 개발하는 것이다. 수년마다 경영자는 기업의 모든 혁신 노력을 검토한다. 각각의 단계에서 물어야 할 질문들은 이런 것들이다. “어느 프로젝트에 좀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더욱더 촉진해야 하는가? 어느 혁신 노력이 새로운 기회를 발견했는가?”


끝으로 기업가적 경영관리를 통해 기업의 총체적인 혁신 성과를 기업의 혁신 목표, 시장에서의 성과 및 위치, 기업 전체의 실적과 비교해서 평가해야 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기업가정신을 중심에 두고 여러 관계들을 설정해야 한다. 보상과 인센티브, 보상 체계, 인사 결정 그리고 각종 정책이 모두 올바른 기업가적 행동을 장려하도록 해야 하며, 어떤 경우에라도 그것을 억제하지 않도록 확실히 해두어야 한다.


새로운 사업은 기존의 사업과 비교하면 너무 하찮거나 가망성이 없어 보인다. 게다가 기존 사업에서 일어날지도 모를 ‘일상적인 사고’에 대해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결론적으로 새로운 것은 별도의 조직에 맡겨야 한다. 또한 이것은 조직 내의 새로운 사업은 특별한 사람, 그것도 상당히 지위가 높은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별도 조직의 중요성


혁신 노력, 특히 새로운 사업이나 제품 또는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은 일반적으로 경영계층상 아래쪽에 있는 경영자보다는 ‘혁신을 책임지고 있는 경영자’에게 직접 보고되어야 한다. 그런 보고서는 일상적인 운영 책임을 맡고 있어 너무 바쁜 경영자에게 제출되어서는 안 된다.


이들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마다 처음부터 별도의 사업으로 출발하고, 이를 책임질 프로젝트 매니저(project manager)를 임명한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자신의 프로젝트가 폐기되거나 또는 목적을 달성해 완전한 사업 분야로 성장할 때까지 책임을 진다. 그리고 그때까지 자신이 필요로 하는 모든 분야의 기술, 연구, 제조, 자금 조달, 마케팅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또 각 분야의 전문가를 프로젝트 팀에 동원할 수도 있다.


누군가가 시간을 내 돌봐주어야 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문제점이 무엇인지, 중요한 결정이 무엇인지, 즉 추진하고 있는 혁신 활동에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담당자는 프로젝트가 성과를 낼 것 같지 않으면 바로 중단 결정을 내릴 수 있을 정도로 회사 내에서 상당한 지위를 갖고 있어야만 한다.


별도의 평가 기준을 적용하라


새로운 혁신 부서와 기존 부서 사이에 가장 큰 차이를 둬야 할 부분은 핵심 인물에 대한 보상과 포상이다. 진행 중인 기존 사업의 관행은 ‘유아 사업’을 죽여버릴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것은 유아 사업을 추진하는 핵심 인물에게 적합한 보상이 아니다. 대기업에서 매우 인기 있는 보상 계획인 자산이익률 또는 투자이익률에 기초한 보상은 혁신 활동을 가로막는 가장 완벽한 장애물이다.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개발비는 투자수익률 분석에서 제외되었다. 18개월이 지나지 않아 신물질은 시장에 출시되었다. 2년 후 담당 사업부는 해당 산업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했고, 4년 후 그 사업부의 이익은 두 배로 늘었다.


혁신 경험을 분석하라


기업의 혁신 경험을 분석함으로써, 즉 기대치와 실적을 피드백함으로써 기업은 새롭게 진출하는 산업과 시장에서 추진하고 있는 혁신에 대해 기대치를 어느 정도로 잡을지 결정할 수 있다.


혁신적인 기업을 만들기 위한 마지막 요건은 한 사람 또는 소수로 구성된 집단이 분명하게 책임을 지는 것이다. 1920년대 미국의 듀폰은 독자적으로 이런 부서를 설립하고 이를 개발부라고 불렀다.


개발부는 전사적으로 혁신 아이디어를 수집·연구하고, 철저히 검토하고 분석한다. 그런 다음 개발부는 어느 아이디어를 주요 혁신 과제로 추진할 것인지를 최고경영자에게 제안한다.


개발부는 처음부터 필요한 모든 자원을, 예컨대 연구·개발·제조·마케팅·재무 등의 자원을 혁신 활동에 동원할 수 있다. 그 대신 개발부는 신제품과 서비스가 수년 간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때까지 책임을 진다.


최고 경영자의 역할


최고경영자라 할지라도 사내에서 기업가정신을 훼손하고 억누를 수 있다. 그렇게 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모든 아이디어에 대해 오직 “아니오”라고만 하고, 그런 태도를 수년간 유지하면 된다. 그 다음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은 포상을 주지 않거나 승진도 못하게 하고, 재빨리 내쫓아버린다는 사실을 확실히 해두면 된다.


창업자가 조직 내에 기업가적 경영관리 정책과 관행을 심어두지 않는 한, 창업자가 떠난 후에도 계속 기업가적인 경영을 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


월트 디즈니(Walt Disney)와 맥도널드의 레이 크록(Ray Kroc)은 창업자 시대에는 엄청나게 창의적이고 혁신적이었지만 둘이 죽고 난 후에는 모두 소극적이고 과거지향적인 평범한 회사가 되어버렸다.

[월트 디즈니와 레이 크록 출처 구글 이미지]

이에 반해 기업의 조직구조 내부에 기업가적 경영관리 관행을 확립한 P&G와 J&J, 그리고 막스 앤 스펜서M&S는 최고경영자나 경제 상황의 변화에 관계없이 계속해서 혁신가로서, 기업가적 리더로서 업계를 이끌어갔다.


02 시장지향적 혁신

 

관리가 되어야 살아 남는다


새로운 벤처기업이 새로운 사업으로 발전되지 않고 확실하게 ‘관리’되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혁신적 아이디어가 있고, 좋은 제품과 많은 수요가 있다고 해도, 또는 그것이 아무리 많은 이익을 낸다고 해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19세기 최대 발명가 에디슨이 시작한 모든 벤처기업은 실패하고 말았다. 에디슨은 기업가로서는 뛰어났으나 ‘경영 관리’에는 약했다. 결국 4-5개의 그의 회사는 모두 중간 규모가 되자 무너졌고 에디슨이 물러나고 전문 경영인이 들어오면서 다시 회생했다.



벤처기업의 기업가적 경영관리는 무엇보다 시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벤처기업은 다음과 같은 가정 아래 출발해야 한다.


자신의 제품 또는 서비스는 아무도 생각지 않았던 시장에서 고객을 발견할 수도 있으며, 제품 또는 서비스가 디자인될 무렵에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용도로 사용하는 고객을 발견할 수도 있고, 벤처기업이 비전을 갖고 있는 분야가 아닌, 심지어 벤처기업이 전혀 알지 못했던 분야의 고객이 그것을 구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장 속으로 들어가라


벤처기업에게 필요한 것은 일반적인 기업가가 즐기는 성향과는 다른 방향으로 집행하는 것이다. 벤처기업이 이룩한 예상하지 못했던 성공과 예상하지 못했던 실패 모두를 체계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인도의 어느 소규모 기계회사는 가벼운 원동기가 달린 유럽식 디자인의 자전거를 생산할 수 있는 특허를 취득했다. 하지만 자전거는 잘 팔리지 않았고 원동기만 사겠다는 고객이 많다는 사실에 의아해했다.


거기서 그는 현장을 직접 가보고 농부들이 자전거에서 원동기를 분리해 지금까지 손으로 작동하던 관개용 펌프를 돌리는 데 사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회사는 지금 세계 최대의 소규모 관개 펌프 제조사가 되었으며, 그 회사의 펌프는 동남아 전역에 걸쳐 농업을 혁신했다.


벤처기업이 시장지향적이기 위해서는 실험정신이 있어야 한다. 즉 '있을 법하지 않은 시장'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공짜로 샘플을 제공해 새로운 용도와 예상하지 못했던 시장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듀폰은 자사가 개발한 새로운 나일론 섬유가 자동차 타이어에 사용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아크론(Akron)에 소재한 한 타이어 공장이 나일론에 대해 관심을 보이자, 듀폰은 그 지역에 공장을 세웠다. 몇 년 뒤 타이어는 나일론 섬유의 가장 크고, 수익성 높은 시장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벤처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은 바깥에 나가서 시간을 보낼 필요가 있다. 시장에서 고객과 함께, 판매원과 함께 보고 들어야 한다.


벤처기업의 최대위험은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고객보다 '더 잘 알고 있다'고 믿는 태도이다. 마케팅의 기본원리, 즉 "기업은 고객을 개조함으로써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기업은 고객을 만족시킴으로써 돈을 번다.


재무 예측 능력은 필수


벤처기업이 혁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 있다. 우선 재무예측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특히 현금흐름과 미래에 필요한 자본수요에 대한 계획을 갖고 있어야 한다.


재무 초점(financial focus)과 재무정책의 부족은 성장 과정의 다음 단계에 처해 있는 벤처 기업에 최대 위협이며. 무엇보다도 급속히 성장하는 벤처기업에게는 큰 위협이 된다.


성장하는 벤처기업은 우수한 제품, 우월한 시장 지위 그리고 뛰어난 성장 전망을 바탕으로 출발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모든 것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진다. 받을 어음, 재고, 제조원가, 일반관리비, 서비스, 유통, 기타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게 된다. 그 회사는 통제 능력 이상으로 커져버린 것이다.


관리 능력을 상실하게 되면 다시 회복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는 쉽게 방지할 수 있다. 3년 후에 필요하게 될 분야에 대해 미리 알고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개략적이라 해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항상 잊지 않고 필요할 때에 재빨리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고경영자팀을 만들어라


회사가 '성인'이 될 문턱에 도달한 것으로 보일 그 무렵이 되면 회사가 곤경에 빠지며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그 원인은 언제나 똑같다. 바로 최고경영자의 역량 부족이다. 이제는 최고경영측에 경영자팀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팀이라는 것은 상호 신뢰와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구축되기 때문에 수 년이 걸린다. 따라서 벤처기업이 최고경영자팀이 균형 잡힌 경영관리를 필요로 하는 시점에 도달하기 훨씬 전에, 벤처기업은 최고경영자팀을 미리 만들어둬야 한다.


최고경영자는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해야 한다. 사람을 믿고 책임지며 일하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 창업자는 '심부름꾼'에 둘러싸인 '스타'가 아니라 팀의 리더가 되는 법을 배워야만 하는 것이다.


Warning! 기업 혁신의 함정

 

1. 가장 중요한 금기 사항은 기존 사업의 경영관리 부문과 새로운 혁신 사업 부문을 혼합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즉 절대로 혁신 부문을 기존 경영관리 부문의 한 부문으로 맡겨두지 말라.


2. 기존 사업을 고유 영역 밖으로 끄집어내는 식의 혁신 노력은 성공하기 어렵다. 혁신은 ‘다양화’ 방식으로는 추진하지 않는 편이 더 낫다. 새로운 것이란 원래 매우 어려운 것이고, 우리는 그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3. 마지막으로, 자신의 기업을 기업가적으로 변신시키는 대신에 그것을 ‘매수’하는 것, 즉 소규모 기업가적 벤처회사를 매수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헛수고만 할 뿐이다. 급변하는 시대에 혁신하기를 바라는 기업, 그리고 성공할 기회를 갖고 번영하기를 바라는 기업은 기업가적 경영 시스템을 자신의 시스템 내에 구축해야만 한다.


CHAPTER 7  사회를 바꾸는 공공 혁신
The Practice of Innovation in Service Institution


고객은 교회에서는 교인이며, 의사의 눈으로는 환자이고, 걸스카우트나 보이스카우트에게는 소녀와 소년 그리고 그들을 지도하는 자원봉사대원이다. 무엇이 그들의 가슴에 와닿을까?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어떠한 것들인지, 그들이 충족하고자 하는 욕구가 무엇인지를 귀기울여 터득하고 파악하는 예우를 갖추는 것이 비영리단체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마땅히 해야 할 도리다.


01 혁신하든가 사라지든가


정부 등 공공기관, 노동조합, 교회, 각종 학교, 병원, 지역 및 자선단체, 경제단체, 업종 조합 등과 같은 공공서비스(public services) 기관들도 기업과 마찬가지로 기업가적으로, 또한 혁신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공공서비스 기관이 혁신을 추진하는 것은 기업 가운데 가장 ‘관료적’인 회사의 경우보다 훨씬 더 어렵다. 특히 이들 기관이 해오던 ‘기존의 것’들이 혁신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공공서비스 기관에서의 혁신은 대부분 국외자, 즉 외부인이 주도하거나 긴급한 사태로 인해 강제적으로 추진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근대적인 대학은 교육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외부인인 프러시아의 외교관, 훔볼트가 창설했다.


공공기관의 딜레마


관료주의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공공서비스 기관이 혁신에 저항하는 것은 ‘소심한 관료들’, ‘월급값을 못하고 시간만 때우는 사람들’, ‘권력에 굶주린 정치꾼들’ 때문이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이러한 비난은 이미 마키아벨리 시절부터 불렀던 한물간 노래다.


공공서비스 기관이 기업보다 혁신하기 어려운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공공서비스 기관은 실적에 따라서가 아니라 ‘예산’을 기초로 보상을 받는다. 공공서비스 기관은 자신들이 번 돈이 아니라 남이 낸 돈, 즉 납세자, 기부자, 기업들이 낸 돈으로 보상을 받는다. 둘째, 공공서비스 기관은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에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을 모두 만족시키지 못하면 실패가 된다.


셋째,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것인데, 공공서비스 기관 자체가 ‘선한 일’을 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는 공공서비스 기관이 그 목적을 최적화에 두지 않고 최대화에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아 해방 십자군(Crusade Against Hunger)’의 한 책임자는 “이 지구상에 굶주리며 잠이 드는 아이가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우리의 사명은 완수되었다고 할 수 없다”라고 단언한다.


변화가 시급한 이유


공공서비스 기관의 혁신이 그토록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공공서비스 기관이 이제 너무 중요하고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공공서비스 부문은 20세기 들어서면서 정부 부문(government sector)과 비정부 비영리 부문(nongovernmental not-for-profit sector) 두 가지 모두 민간 부문보다도 서너 배는 더 빨리 성장해왔다. 이 성장 속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특히 가속화되었다.


공공서비스 기관은 혁신 조직이 되는 방법을 배워야 하고, 기업가적으로 경영 관리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사회적·기술적·경제적 그리고 인구구조 등 모든 측면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시대에 이것을 달성하려면 공공서비스 기관은 변화를 기회로 보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공서비스 기관은 사회 전체 발전에 장애물이 되고 말 것이다.


바람직한 혁신의 방향


공공서비스 기관은 우선, 사명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 무엇을 달성하려고 하는가?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두 번째로, 공공서비스 기관은 목표를 현실적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우리의 임무는 기아를 없애는 일이다”라고 하는 대신에 “기아의 비율을 낮추는 일이다”라고 표현하는 게 옳다.


끝으로, 목표 달성에 실패하게 되면 목표가 잘못되었거나, 목표에 대한 정의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 다음 전제는, 목표는 도덕적인 것이 아니라 당연히 경제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 또한 간단한 규칙만 지키면 혁신이 가능하다. 19세기 후반 네브래스카 주 링컨 시는 서구 도시들 가운데에서 최초로 기록될 만한 혁신을 만들어냈다. 공공 수송, 전력, 가스, 수도 등과 같은 고용 서비스를 민간으로 넘긴 것이다.


당시 10여 년 동안 시장을 맡았던 헬렌 부살리스는 링컨 시의 쓰레기 수거와 통학 수송과 같은 서비스, 그리고 다른 일련의 서비스들을 민영화했다. 그 결과 비용은 대폭 절감되었고 서비스는 한층 더 개선되었다.


02 정부, 공공기관의 혁신


고장난 기능


기업도 아니고 비영리기관도 아닌 정부 부문은 앞으로 기업가정신과 혁신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분야가 될 것이다. 기업가 사회에 필요한 공공 정책, 그리고 정부 정책에 관한 논의를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것들을 파악하는 일이다. 특히 오늘날에는 인기가 많지만 앞으로는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정책들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보자. 유럽의 어떤 나라에서는 최근까지 ‘첨단기술 기업가정신(high-tech entrepreneurship)’이란 것이 첨단기술만 보유하고 있으면 획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인기를 얻고 있다. 프랑스, 독일 심지어 영국마저도 이런 전제 하에 국가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첨단기술만을 촉진하는 정책은 아무것도 산출하지 못한다.


첨단기술은 혁신과 기업가정신이라는 차원에서는 기껏해야 한 분야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 혁신을 추구할 수 있는 더 큰 분야는 첨단기술과 관계없는 분야들이다. 게다가 첨단기술 정책은 정치적 걸림돌과 부딪히게 되어 있다.


1970~85년 미국의 ‘첨단기술’은 ‘굴뚝산업’에서 사라진 약 500만~600만 개의 일자리를 메우지 못했다. 그 기간 동안 미국 경제가 추가로 창출한 약 3,500만 개의 일자리는 새로운 벤처기업들이 만든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은 ‘첨단기술’이 아니라 ‘중간기술(middle-tech)’, ‘저급기술(low-tech)’, 또는 ‘오래된 기술(no-tech)’에 기반을 둔 기업들이 만들었다.


첨단기술은 첨단 칼날이지만, 칼 없이 칼날이 있을 수 없다. 첨단기술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기업가적 비전과 가치를 가진, 벤처 자본에 접근할 수 있는, 그리고 기업가적 정력이 넘치는 혁신가와 기업가로 가득 찬 경제가 먼저 존재해야 한다. 이렇게 기능을 제대로 못할 정책들을 파악하고 정비해 나가야 정부가 하는 일이 성과를 낼 수 있다.


성과없는 정부


정부는 수행 능력을 회복해야 한다. 회복이라는 용어 자체는 도산 직전의 기업이 되살아난다는 의미다. 어떤 기관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그것이 기업이든, 노동조합이든, 대학이든, 병원이든 또는 정부이든 간에 언제나 다음과 같은 3단계를 거쳐야 한다.


- 효과가 없는 것들, 효과를 낸 적이 없는 것들, 유용성과 공헌 능력이 소멸된 것들을 폐기해야 한다.


- 효과가 있는 것들, 성과를 내고 있는 것들, 조직의 수행 능력을 증진시키는 것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조직은 성과가 있다고 입증된 것들을 더 많이 회복시켜야 한다.


- 반쯤 성공하고, 반쯤 실패한 것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 수행되지 않은 분야는 폐기하고, 효과가 있는 부분은 더 많이 수행해야 한다.


03 사명감으로 재무장하는 비영리단체

 

역사와 전통의 조직


경영이론을 실천적으로 적용한 최초의 예는 기업이 아니라 비영리단체와 정부기관이었다. ‘과학적 관리scientific management’라는 용어를 만든 F.W. 테일러(F.W. Taylor)는 ‘경영’과 ‘컨설턴트’라는 용어를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의미로 정의내렸음에 틀림없다.


미국인들에게 최초로 ‘경영’이란 단어를 각인시킨 1912년의 의회 청문회에서 테일러가 ‘과학적 관리’의 ‘완전한 모범’으로 제시한 것은 기업이 아니라 비영리단체인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이었다.


그리고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를 가장 잘 적용한 조직으로서 언론에 소개된 것은 (결국 노조의 압력으로 중단되었지만) 기업이 아니라 정부가 소유하고 경영한 워터타운(Watertown) 미 육군 병기창이었다.

[테일러의 저서와 메이요 클리닉 출처 구글 이미지]

또 지금 사용하고 있는 의미의 ‘관리자(manager)`’라는 용어를 사용한 최초의 일자리도 기업 내의 직책이 아니었다. 그것은 도시 관리인(City Manager)이었다. 이것은 20세기 초 미국의 발명품이었다.


마찬가지로 ‘경영원칙(management principle)’을 최초로 의식적·체계적으로 적용한 것도 기업이 아니었다. 그것은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국방장관이었던 엘리후 루트가 1901년 미국 육군을 재조직할 때였다.

[엘리후 루트와 시어도어 루스벨트 출처 구글 이미지]

사명감이 중심


비영리단체들은 재무적 순이익이라는 목표가 없기 때문에 경영을 함부로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더 잘해야만 한다. 비영리단체의 사명과 그 ‘산출물’은 분명하게 정의되어야 하고 지속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또 대부분의 비영리단체들은 자신의 만족도를 월급이 아니라 책임감과 성취감으로 측정하는 자원봉사자들을 끌어들이고 유지하는 방법을 배워야만 한다.


비영리조직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는 영구적이다. 왜냐하면 우리 인류가 지상에 생존하는 한 우리 모두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죄를 짓고 사는 인간들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지상에 생존하는 동안에는 병으로 고통을 받으며 간호를 받게 된다. 그러므로 어떤 형태든 병원이나 의료사업을 하는 단체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영구적인 존재의 당위성만을 가지고는 성과를 낼 수 없다. 비영리단체에 몸담고 있다면 늘 수행해야 하는 사명과 과업을 꿰뚫어 보고 있는지, 사명감과 봉사를 요구하는 수요의 변동에 따라 원래의 사명감을 새롭게 조명해야 할 필요성은 없는지를 항상 검토해야 한다. 동시에 사명과 관련해서는 항상 장기적인 안목을 지녀야 한다.


사명 뒤에는 결실이 있어야 한다. 만족할만한 결실을 보고 우리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어떤 프로그램이나 프로젝트를 보고 생각해야 하는 것은 그것들이 바람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 올바른 일을 통해 올바른 결과가 성취되고 있는가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에 분명히 답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지도자의 의무이기도 하다.


조심해야 할 것들


어떤 새로운 일을 할 때 누구나 범할 수 있는 실수 몇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전면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그러나 먼저 생각을 테스트하는 사소한 시험 과정을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누구나 다 아는 일’이라는 말을 하지 말고 창 너머 바깥을 보아야 한다. ‘누구나 다 아는 일’이라는 것은 보통 20년 전의 일인 것이 대부분이다.


다음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는 독선적인 오만이다. 발명가들은 자신의 발명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끼게 마련이므로 발명품을 현실에 맞도록 조정할 의사가 없을 때가 많다. 하지만 새로운 것은 어떤 것이든지 발명가가 원래 예상했던 시장과는 판이하게 다른 시장에서 팔린다.


또 다른 실수는 모든 일을 새로이 시작하지 않고 지금까지 해오던 옛 것으로 땜질하며 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이런 일은 항상 이렇게 해 왔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엔 조금만 개선하는 방향으로 하지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더 이상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됩니다. 개선은 이제 그만 합시다. 땜질을 하는 것도 분수가 있지요”라며 얘기할 수 있는 적당한 때를 아는 것도 최고경영자로서 판단해야 할 결정적인 임무다.


성과 평가 문제


비영리단체들은 성과와 결과 위주로 조직을 운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비영리단체는 영리단체인 기업보다도 성과나 결과에 더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그러한 성과나 결과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것은 영리기업에서보다 훨씬 더 어려운 과제로 남는다.


비영리단체에서도 성과를 계획해야 한다. 계획 역시 사명에 기초를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명감 없이 시작한 비영리단체는 성과를 거둘 수 없으며 비영리단체의 성과라는 것은 사명을 바탕으로 정리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우리의 유권자는 누구이며 그들 한명 한명을 위한 성과의 결과는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비영리단체는 항상 복수의 유권자들을 상대하고,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비영리단체의 최고경영자들에게 주어진 임무 중에서 가장 어렵지만 가장 먼저 해야 할 과제는 이렇게 다양한 구성원들이 그 조직의 장기적인 목표에 합의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을 한꺼번에 묶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장기적 안목에서 함께 이루어보겠다는 사명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무시되는 전략


그러나 많은 비영리단체들은 전략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전략의 단계를 경시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비영리단체가 필요한 욕구를 만족시켜주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들의 욕구를 비영리단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로 채울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전략을 ‘판매하기 위한 노력이나 수단’ 정도로 혼동하고 있는 비영리단체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판매의 노력은 전략의 마지막 한 단계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전략은 고객이 과연 누구이고, 어떤 사람들이 고객이 되어야 하며, 어떤 사람들이 고객이 될 수 있는지 시장을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비영리단체의 최고경영자들에게 던지는 도전적인 질문은 항상 이러한 것들이다. “우리는 어떤 서비스로 고객을 만족시키고 중요한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까?” 그런 질문에 대답이 나오지 않으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조직, 인력 공급, 제공하는 방법에 대한 모든 문제를 세밀한 부분까지 모두 점검해야 한다.


우리의 고객은 무엇을 원하는가


전략에서 가장 마지막 단계는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다. 바로 최적의 순간을 잡는 것이다. 그리스 신학자들은 이것을 카이로스Kairos라고 불렀는데, ‘새로운 것이 수용되는 순간’이라는 의미다.


전략을 제대로 실천하려면 최고경영자와 구성원들은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한다. 전략은 본질적으로 사명과 목적, 시장 그리고 기회 포착을 함께 묶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전략의 성패는 결과에 달렸다. 전략은 필요에서 시작되어 만족으로 끝난다.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어떠한 것들인지, 그들이 충족하고자 하는 욕구가 무엇인지를 귀기울여 터득하고 파악하는 예우를 갖추는 것이 비영리단체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마땅히 해야 할 도리다.


Action Plan 7

 

1. 조직과 단체가 성공하고 있는 바로 그때가 조직의 초점을 재조정하고 변화를 모색할 때다.

2. 성공이 이미 이루어진 부분을 더욱 개선하고 변화시키는 것이다.

3. 바깥세상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기회다.

4. 조직 내부로 눈을 돌려서 변화의 길을 제시하는 가장 중요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5. 성공적인 혁신에 제일 먼저 요청되는 것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위협이 아니라 잠재성이 있는 기회라고 보는 자세다.

6. 성공과 혁신에 알맞은 마케팅 전략을 깊게 생각해야 한다.

7. 들어설 자리에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CHAPTER 8   혁신 사회를 위하여
Innovative Society


혁신이란 시장 또는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것은 고객에게 좀더 많은 이익을 안겨주는 것이고, 사회가 좀더 큰 부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준다. 혁신은 좀더 큰 가치, 좀더 큰 만족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 혁신이 핵심 활동인 기업가정신을 고양하려면 항상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시장지향적이어야 한다.


사회적 혁신


사회적 혁신은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옛 것을 진부하게 하는 데 있어 새로운 과학이나 새로운 기술만큼 중요하다. 사실 사회적 혁신이 훨씬 더 중요할 때도 적지 않았다.


19세기의 가장 훌륭한 기관이었던 상업은행이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위기를 맞은 것은 컴퓨터나 또는 다른 어떤 기술적 변화 때문이 아니다. 그 이유는 비은행 금융기관들(non-banks)이 여태까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금융수단인 상업어음을 이용해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면서부터였다. 이것은 200년 이상이나 은행이 독점하고 은행 수입의 대부분을 제공해준 업무로, 비은행 금융기관들은 상업대출을 은행으로부터 빼앗아버렸다.


기업가적 사회가 사회적 혁신을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분야는 두 가지다. 첫 번째 분야는 잉여노동력을 해결하는 정책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은 다른 일자리를 찾거나 자신들의 향방을 다시 정하고 이동하는 데 필요한 것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회적 혁신을 필요로 하는 두 번째 분야는 효력이 다한 사회 정책과 진부한 공공서비스 기관을 체계적으로 폐기하는 것이다. 이는 한층 더 근본적이고도 훨씬 더 어려운, 그리고 전례가 없는 과제다. 이것은 과거의 위대한 기업가 시대에는 문제가 아니었다. 100년 전에는 그런 정책과 기관들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런 문제를 엄청나게 많이 안고 있다.


새로운 과제


앞의 두 가지는 필요한 사회적 정책의 예를 든 것에 지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정책, 태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선순위를 대폭적으로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유연성을 기르는 일, 지속적으로 배우는 습관, 변화를 정상적인 것이면서도 기회로 보는 습관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 그 점은 개인들뿐 아니라 기관들도 마찬가지다.


기업가정신을 촉진하는, 또는 적어도 그것을 억제하지 않는 조세 및 재정 정책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다면 새로운 벤처기업에게 던져지는 정부의 무거운 규제, 각종 제한 그리고 서류 작성 부담 등이다.


독자적인 회사이든 기존 회사의 한 새로운 사업 부문이든 간에 새로운 벤처기업이 규제, 보고서, 그리고 서류 작성에 사용하는 비용 중 기업 총매출액의 일정 부분(예컨대 5%)을 초과하는 부분을 정부에 청구하도록 한다면 공공서비스 부문의 새로운 벤처에게 특히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정부가 어떤 새로운 정책이나 대책을 수립할 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사회의 혁신 능력을 더욱 촉진하는가? 그것은 사회적·경제적 유연성을 증진하는가? 또는 그것은 혁신과 기업가정신을 방해하거나 억제하지는 않는가?


엄청난 불확실성의 시대, 또는 예측하지 못한 끔찍한 사건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시대에는 변치 않는 기본적인 추세를 바탕으로 전략과 정책을 수립한다고 해서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 실패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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