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마케터, 저는 부서의 경계가 없어짐을 즐기려 합니다.
업무을 하다보면 시스템의 일부가 되느냐, 대체 불가능한 포지션이 되느냐에 대한 고민이 드는 순간이 있습니다.
두 가지 모두 장단점이 존재하죠, 프로젝트 규모가 크면 클수록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는 회사일 수록 비교적 진척 속도가 빠르며, 나에게 주어진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 전문성을 함양하고, 그만큼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기 때문이죠, 단점으로는 어느 순간 우물안 개구리가 되어있는 듯한 느낌과 위로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부서별 특수성을 무기로 방어적인 태도로 변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부서 구분과 시스템이 명확하게 구축된회사는 큰 방향성을 보기 보다는 부서/업무의 골을 향해 달리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큰 방향을 고민하고 각 업무를 배분하는 PM의 역량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대체 불가능한 존재 되기'의 장 단점은 무엇일까요?
단점 부터 말하자면 사실 말이 좋아 '대체 불가능 존재'이지 결국에는 그냥 '이것 저것 다 할 줄 아는애'라고 조금 과감하게 표현하고 싶네요. 'OO아~', 'OO과장~', '과장님 이것좀 부탁 드릴게요.' 보통 이것저것 다할 줄 알면 주요 업무 외에도 잡무 형태의 일들이 밀려들기도 합니다. 이는 집중력을 흐트려 놓기도 하죠, 또한, 회사의 중요 프로젝트를 혼자 진행하다 보면 부담감과 체력, 정신적 한계로 빠른 번아웃과 회의감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장점으로는 주요 업무 외 사업의 방향성, 리스크 시뮬레이션하는 습관(?)이 익숙해져 전략적 PM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며, 그동안 축적된 다양한 네트워크(거래처, 스킬, 제반 지식 등)가 이후 나에게 큰 재산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사람들은 이직할 때에도 면접을 보게 되면 대부분 실제 본인이 깊이 관여해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았기 때문에 높은 자신감과 풍성한 지식으로 굳이 소설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밖에도 수 많은 장단점들이 존재하지만 요즘 저는 '부서의 경계가 없어짐을 즐겨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마케팅팀이지만 영업팀/대리점의 상황을 파악하기도 하고, 영업팀을 따라 직접 현장에도 나가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영업 전략에도 함께 해 회의하다 보면 각 부서의 틀을 깬 좀 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신제품을 준비할 때에도 데이터나 문서에 100% 의존하지 않고, 직접 법률적 문제, 제품의 규격, 제작까지도 관여해 업무를 하기 도합니다. 하나하나의 상황이 익숙하지 않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하지만, 진취적인 오너십을 비롯해 언젠가 제 사업을 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디자이너/개발 분야도 그분들 영역의 이해도를 높여 좀 더 유연한 커뮤니케이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물론 힘들고 지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수십년은 더 일하며 지내야 하기에 조금 더 진취적인 방향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