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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 moon society Aug 20. 2019

이문동의 버터 향기, 몰리다.

 동대문구, 그 중에도 정겨운 동네, 이문동에는 버터 향기를 풍기는 가게가 있다. 가게가 있을거라고는 잘 예상되지 않는 주택가의 어딘가에 위치한, 베이커리 카페 ‘몰리고 몰리다’이다. 화려하지 않은 외부 인테리어와 조명이 고즈넉한 이문동과 조화를 이루어내고 있었다. 

몰리고 몰리다.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 334-13.  10:00~20:30 / 토, 일 휴무.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고소한 버터 냄새였다. 이윽고 편안한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가게 내부의 첫인상은 ‘편안함’이다. 내부 공간이 크게 마련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편안한 높이의 좌석과 테이블이 마음에 들었다. 가구뿐만이 아니라 화려하지 않은 흰색 페인트의 벽과 노란 계통의 조명이 손님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세팅되어 있었다. 공간의 편안한 분위기 때문인지, 인터뷰도 수월하게 흘러갔다.

Q: 가게를 이전하셨는데, 이전의 이유와 이전 후로 달라진 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가게를 이전한지는 1년 정도 된 상태이다. 재개발 때문에 이전한 것은 아니었고 이전에 있던 매장이 작았기에 더 큰 곳으로 확장 이전하게 되었다.
  이전하기 전의 위치는 이문동 커피집 근처였다. 이전에는 외대와 경희대 학생들이 주된 고객이었는데 최근에는 인근에 살고 있는 주민 분들이 매장을 많이 방문해주고 계신다. 그러니까, 손님의 연령대가 달라졌다고 할 수 있겠다.


Q: 이문동에서 장사를 하며 이문동에 대한 생각이나 느낀 점이 있으신가요?
  ‘탈이문’이라는 말이 명사처럼 쓰이고 있는데, 그 단어가 이문동 특유의 명확한 느낌을 반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문동만의 고유한 느낌을 명명하자면 정겨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래된 분위기와 비슷한 느낌이지만 단순히 낡았다기보다는 좀 더 편안하고 익숙한 느낌이다.

Q: ‘몰리고 몰리다’라는 가게 이름이 특이한데, 그렇게 지으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고등학교때 불어를 전공했었는데 그때 불어 이름이 ‘몰리’였다. 1차적인 이유는 그 이름이었지만 ‘몰리다’라는 한국어 표현이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어 이름으로 선택했다. 중의적인 이름이다. 

Q: 몰리다의 운영에서 중시하시는 것과 기억에 남는 손님이 궁금합니다.
  디저트류를 중점에 두고 운영에 임하고 있다. 다가가기 어려운 디저트보다는 편안하게 다가올 수 있는 디저트를 준비하려 노력 중이다. 사실 ‘몰리다’에서 제공하는 베이커리류는 디저트라기보다는 ‘티푸드’라는 명칭이 더 맞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손님은 특정하기 어렵다. 다만 몰리다에 단골로 오시는 매니아 고객분들이 계신데 서로 친근감이 쌓여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학부생 시절부터 가게에 오시던 고객이 졸업 후 직장인의 신분으로 오시면 대견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Q: ‘몰리다’를 색으로 표현한다면 무슨 색일까요?
  노란 베이지색일 것 같다. 가게에서 가장 많이 나는 냄새가 버터 냄새이기도하고, 가게의 인테리어도 밝고 쨍한 화이트보다는 편안한 노란색이다. 

Q: ‘몰리다’의 추천메뉴가 궁금합니다.

 몰리다는 매주, 매일, 메뉴가 다르다. 한번 출시했던 메뉴가 다시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스콘류는 믿고 드셔도 좋으실거라 생각된다. 가끔 실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유명하지 않은 디저트를 만들어 출시할 때도 있으니 흥미가 있으시다면 드셔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몰리다에서 인터뷰를 하는 내내 가게 안에서는 버터향이 났다. 이문동의 고소한 향기를 책임지는 <몰리다>는, 그렇게 여유를 간직한 채로 이문동을 지키고 서 있었다.


2019년 7월 21일, 이문맵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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