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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Dec 13. 2020

과연 나는 어떤 '시선'을 가지고 나오게 될까.



야학을 그만두었을 때 나는 그곳에서 가지고 나온 게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시선'이라는 아주 강력한 것이 나를 따라온 것이었다.

너무나 다행이었다.

살면서 잘한 일을 세 가지 말하라고 하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노들 야학을 시작한 것,

노들 야학을 그만둔 것,

그리고 그것을 글로 쓴 것.

그곳은 세상의 끝이었으나 거기서 만난 사람들은 그 끝을 최전선으로 만들어 세상의 지평을 넓히는 경이로운 존재들이었다.


그냥, 사람- 홍은전



지금껏 나는 뿌리내리고 정착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얼마 전부터는 그런 마음이 조금씩 없어지더라. 그런 마음이 드는데 2년이 걸렸구나. 


나에게 허락된 이곳에 머무는 동안 최선을 다하고 때가 되면 후회 없이 떠나야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동안 내가 보고 느낀 것들을 조금씩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을 그만두었을 때, 과연 나는 어떤 '시선'을 가지고 나오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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