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키재기지만...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어제 마흔이 되려면 아직도 6개월이나 남은 동생을 만났다. 얼마 전에 남차친구와의 헤어져 아직 마음이 정리되지 않아 누굴 만날 생각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나를 부러워했는데, 10년 전에 만난 동생은 그 때나 지금이나 나보다 어리고 예쁘고 자기 관리도 잘하고 있어 도리어 내가 더 부럽다. 그 동생은 내가 남자친구와의 만남을 처음부터 지금까지 지켜고 있으니 부럽나 보다. 청첩장을 줬더니 당연히 온다고 한다. 항상 고마운 동생이다.
나는 40살을 앞두고 무슨 생각을 했었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앞자리가 바뀌면서 연애나 결혼은 혼자 하는 게 아니구나, 맘대로 되는 게 아니라 좌절감이 들었다. 누군가가 내 나이가 몇이냐고 물으면 되레 화가 났다. "관심 끄세요!"라며 장난 반, 진심 반으로 이야기했다. 소개팅이나 시켜주면 감사한데, 괜한 말을 하는 거 같고 나 스스로가 하자 있는 인간인 것 같았다. 눈이 높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눈이 뒤에 달렸나 내 짝은 어디에 있나 짜증만 났다. 이게 노처녀 히스테리인가 싶어 짜증 나는 내 말투와 생각에 짜증이 더해졌다.
아무나 만나서 결혼하고 이혼하면 좀 나으려나? 엄마의 미션도 그럼 해결이고, 주변은 내가 결혼했는지 여부를 묻지, 이혼 여부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 아는 분이 솔로와 돌싱을 보면 돌싱을 차라리 해보고 실패한 거지, 솔로는 불쌍하다고 했다. 차라리 돌싱이 되어볼까 하는 이야기를 이 동생에게 한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이 말이 이해가 안 되었는데, 지금은 그 동생도 이 말이 와닿는다고 했다.
나도 예전에 잠시 만나던 사람과 부모님 인사까지 했는데 헤어진 경험이 있다. 이 남자가 마지막 남자인데 놓치면 어떡하나, 이 정도로 타협하고 살아야 하는지 젊었을 때 만났으면 부모님께 소개도 안 하고 헤어졌을 텐데 질질 끌려다녔다. 그 남자와 헤어지고 난 인연이 없나 보다 생각하고 부모님과도 많은 대화를 했다. 결혼을 하고 싶지만 앞으로 세상은 독신도 많고 주변에 친구들도 많으니 그냥 살겠다고 했고 부모님도 동의하셨다. 부모님 주변에 나이 든 자식들과 함께 사는 친구 분들이 많으시다.
그 후 2년 뒤 나 편한 대로 살다가 남자친구를 만났다. 남자친구도 부모님께 결혼 못 할 거 같다고 재작년에 말씀드렸다고 한다. 앞으로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솔로나 돌싱이나 뭐가 낫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되었다. 둘이 있어 불행한 사람들도 많다. 혼자 스스로 빛내고 마인드 컨트롤 하다 보면 누군가가 나타날 수도 있고, 안 나타날 수도 있다. 만나서 재미있는 사이면 만나면 되는 거고 굳이 나와 타협하며 나 스스로를 숨기며 누군가를 만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혹시 나와 같은 생각을 하신 분이 있다면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마시길! 결혼이 끝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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