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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 Dec 01. 2023

42살에 허니문베이비. 자연임신이라니.

그 어렵다는 걸 제가 해냈습니다.

늦은 나이에 연애하면서 전 남자 친구, 현남편에게 결혼을 서두르자고 한 건 아마도 임신 때문입니다. 이왕 결혼하는 거 남들 갖는 아기도 갖고 싶은데 저보다 10살 어린 동생도 시험관 해서 어렵게 출산하는 모습을 보니 임신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혼수로 미리 아이를 준비하면 좋겠지만, 임신이라는 게 어렵더군요.


그래도 결혼을 결정하고 동네 보건소에 가서 산전검사를 하니 둘 다 건강하다는 소식에 안심했습니다. 신혼기간을 길게 갖고 싶다는 남편의 말에 애가 초등학교 가면 우리 50이라고 했더니 화들짝 놀라며 애가 나중에 커서 나이 든 부모를 부끄러워하는 거 아니냐며 굳이 낳고 싶냐고 도리어 묻더라고요. 전 그래도 하나는 있었으면 좋겠다고 겨우겨우 달래서 올해는 신혼을 즐기고 내년부터 난임병원 다니면서 준비하자고 이야기했습니다. 회사에서 금액도 지원해 주니 얼마나 좋냐. 체력이 될 때 낳는 게 최고라고...


신혼여행으로 독일 옥토버페스트 가서 맥주도 둘이 4리터 마시며 꽐라가 되고, 동네마다 와인과 맥주를 마시며 음주 생활을 즐겼습니다. 신혼집에 와서도 맥주 한 박스를 쟁여놓고 밤마다 야식과 한 잔을 하니 이게 결혼 생활이라며 만족스러운 나날을 지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너무 졸린 겁니다. 근무시간이고 퇴근하고 집에 와서도 졸려서 일상을 유지하기 힘들더군요. 결혼, 독립, 3주간의 신혼여행, 여독이 풀리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배가 고프면서 허기를 견디기 어렵더군요. 지금까지 생리 전 증후군과는 다른 양상에 혹.... 시?라는 생각을 했는데 설마........ 하다가 예정일 이후 하지 않아 바로 임신테스크기를 사서 봤는데 두 줄! 바로 언니에게 연락해서 통화했더니 하나 더 사 보라고 해 남편이 다이소 문 열자마자 사 와서 확인해 보니 또 두줄이 되었습니다!


제가 예민한 성격이 아닌데, 4주 이틀차에 알게 되어 5주 0일에 산부인과에 가니 임신확인서를 주시더군요. 태명은 용용이로 짓고 벌써 10주 0일입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조심조심 걸으며 지내야겠습니다. 2023년은 제게 참 많은 변화를 가져온 해네요. 아직 신기합니다. 스스로 건강한 걸 알고 있었는데 정말 건강한가 봅니다. 거의 2년간 요가하면서 운동하고 책 읽고 그래서 좋은 소식이 왔다고 하네요.


술 못 마시는 것만 빼고는 다 좋네요.

갑자기 조회수가 높아져서 봤더니 다음 홈리빙 난에 글떴네요 81년생이라 42살로 수정합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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