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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 Feb 03. 2024

여유로운 토요일 오후 간만의 글쓰기

용용이는 잘 자라고 있고, 해야 할 일은 많으나...

날이 많이 풀렸습니다. 임신 소식을 알린 글이 어쩌다 보니 인기글이 되어 놀랐습니다. 브런치에는 난임, 이혼 등의 소식들이 많은데 무난하게 연애와 결혼, 임신까지 하다 보니 그게 더 귀한 소식이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주신 덕분에 용용이는 19주가 되었습니다. 1차 2차 기형아 검사에 저위험군이 판정되어 니프티나 양수 검사는 건너뛰기로 했습니다. 산부인과 선생님이 노산이니 받는 게 어떻겠냐고 물으셨는데, 기본 검사를 하고 난 다음에 특이 의견이 있으면 받아보려고 맘먹었는데 건강한 부모를 만나 그런지 용용이도 건강합니다. 지난주에는 태동을 느꼈습니다. 소화되는 것과는 다른 아랫배가 꿀렁꿀렁, 뭔가 툭 올라오더라고요. 빠른 분들은 16주부터 느끼던데 이게 내 배인지 용용이인지 헷갈리더군요. 유튜브 쇼트를 보는 남편에게도 만져보라고 했더니 오~! 한마디 하고 다시 유튜브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저도 오~ 하고 다시 소설 속으로 빠졌지요. 아는 분은 아기의 심장소리, 태동 들을 때마다 감동했다고 하던데, 아직 시큰둥하네요. 하하하 상견례도 결혼식도 대체적으로 시큰둥한 거 성격 같습니다. 신혼여행 돌로미티의 광대한 자연과 감동적인 맛집을 가야 심경의 변화가 생기는 거 같습니다. 용용이를 낳으면 어떨지 상상이 가지 않긴 하지만요. 

결혼 카페를 보면 다들 많이 싸우고, 파혼하고, 치열하게 살던데, 저희 부부는 큰 싸움은 없었습니다. 오늘 남편이 저보고 많이 참는다고 하던데 딱히 참지도 않습니다. 둘이서 월별, 주말 미션을 정하고 꼭 해야 할 일은 하고, 안 하면 좀 늦게 하니... 싸울 일이 없어요.


1월의 미션은 혼인신고 하기, 태아보험 가입하기, 소설 한강, 고전 사기를 읽기였습니다. 지난주에 혼인신고를 하였고, 한강 1권은 다 읽고, 사기는 읽는 중이고, 태아 보험은 이번 주말에 가입하겠다고 하네요. 사실 뉴스에 나오는 사건들은 다 부정적이고 극단적이지만 대다수가 선량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우리 부부가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될 캐릭터는 아닌 건 알지만 둘이 소소하고 친구처럼 현재를 즐기며 살면 되겠지요. 


다음 주면 첫 설맞이입니다. 시댁에서는 아예 오지 말라고 하셨는데, 우리 부모님께서는 자고 오라십니다. 아들 하나 있는데, 가서 인사하고 절하고 와야 한다며... 한가득 오른 물가가 부담스러워서 과대 포장을 싫어하고 실속 있는 걸 좋아하긴 하는데 그래도 과일과 떡 사들고 가야겠습니다. 내가 다 먹어야지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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