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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lee Jan 07. 2024

New York_02

관광지 속 노동자들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에서,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묵묵히 일을 한다는 느낌이란 어떤 것일까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해 왔고, 그 주제로 여러 도시에서 사진들을 찍어왔다. 뉴욕의 맨해튼은 관광객들과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과의 대비가 다른 곳에 비해 더 크게 느껴지는 곳이다. 워낙에 관광객들이 많고, 그저 관광지라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관광객이 많은 만큼 일하는 사람도 많은 게 당연한 것이다. 그래서 앵글에 담고 싶은 순간도 많이 마주했다.

쇼윈도 속에서 묵묵히 유리를 닦는 직원, 강렬한 눈빛을 쏘고 있는 모델, 그리고 그들을 보며 지나가는 한 남성. 이 세 명이 한 화면에 들어오는 순간은 놓치기엔 너무 아까웠다.

그냥 스쳐 지나가면 마네킹 중 하나로 착각 할 수도 있는 쇼윈도 속 직원.

인형탈 쓰고 하루종일을 버텨야 하는 이들에게도 휴식 시간은 필요한 법. 배 나온 마리오는 그나마 게임 속 캐릭터와 괴리가 크지 않은 편...(배 나온 스파이더맨들이 너무 많은 게 문제...)

브로드웨이를 한복 판을 택배 상자와 함께 건너가는 페덱스 가이. 저 사람에게 관광객들이란 얼마나 걸리적거리는 존재일까.

말로만 듣던 옐로캡(Yellow Cab)들을 컨트롤하시는 경찰관. 어디가 됐든, 교통정리는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와중에 마냥 행복해 보이는 구세군. 백스트리트 보이스(Backstreet Boys)의 "I want it that way"에 맞춰 춤을 추며 모금 중이었다. 지나가는 관광객들이 함께 춤추며 영상을 찍던 건 덤. (포착을 못해 아쉬울 뿐)

곡예에 가까운 퍼포먼스로 돈을 버는 댄서들을 맨해튼에서 만나는 건 정말 쉬운 일이다. 이런 퍼포먼스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건, 뛰어넘을 사람 수를 퍼포먼스 중에 계속 줄여나간다는 것. 처음에는 서 있는 성인 한 8명 정도를 뛰어넘을 것처럼 사람들을 모은 후, 이런저런 이유로 한 명씩 없애며 4~5명만 남겨둔다. 그리고 댄서는 그들의 허리를 숙이게 만들어 높이를 낮춘 후 뛰어넘는다. 중간에 돈을 걷는 과정도 있고 해서, 뛰어넘는 장면을 보기까지 한 10분은 서서 기다려야 한다.

뮤지컬이 끝난 극장 앞에는 페디캡(Pedicab)을 모는 사람들의 호객이 어마어마한데,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관광지인 뉴욕 또한 삶의 현장이라는 느낌이 확 든다. 그리고 가격에 크게 당황하게 되는데, 무려 "1분당 8불"

가격은 교묘하게 가려져 있으니, 함부로 타지 말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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