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장에서 흔히 듣는 말,, “부부는 하나다”
여기 그 말을 철저히 믿고 잘못 살아온 한 어리석은 남자가 있다.
나는 부부는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 믿음은 아내에게 내 생각을 강요하는 그럴듯한 이유가 되었고,
내가 믿는 것들에 대해 아내도 무조건 같은 생각을 가지도록 요구했다.
그래서 아내의 진로까지도 내가 결정하려 했다.
여자가 직장에서 뭘 열심히 하냐고.. 아이, 가족 버리고 얻는 명예가 뭐 중요하냐고..
아내의 생각과 의사는 완전히 무시한 채 말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기질이 있다.
어떤 환경에서 어떤 양육을 받느냐에 따라 또 달라진다.
이렇게 다르게 살아온 두 사람이 어떻게 하나가 될 수 있겠는가?
하나가 되려고 한다면 그것은 일방의 폭력으로 변질될 수 위험이 존재한다.
부부가 진짜 하나 된다는 것은 “나=너”의 동일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다.
한 사람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내 마음속에 치부까지도,
나에게 조차도 부끄러운 생각들을 꺼내어 공유하고 이해받는 것.
서로 자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도 아무 허물이 없는 관계,
어쩌면 가장 성숙하고 진실된 관계가 아닐까 싶다.
멋진 글을 소개하며 마친다.
진실한 관계는 결코 언제나 일치함을 의미하지도,
언제나 한마음인 것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그런 관계는 꼭두각시 관계밖에 없다.
진실한 관계는 내 느낌이나 생각 그리고 주장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도
상대로부터 배척받거나 버림받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진 것을 의미한다.
조금 불편한 상태가 온다고 해도
그것이 근본적인 사랑을 절대 위협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양쪽이 가지는 것이다.
- 공지영의《수도원 기행2》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