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 한 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똥 Oct 17. 2024

오십이 되니


오십이 되기 전에는

예쁜 꽃만 보였습니다

노랗거나

붉거나

혹은

보라색으로

멋부린 꽃들 말입니다


오십이 되니

이제

꽃을 피운

고목나무의

단단한 등껍질이 먼저 보이고

꽃잎 아래

무성한 초록잎들이 환하게 빛납니다


그 잎들에 누워

쉬고 있는

그림자를

오래 들여다보고 있으면


내게로 건너 온

봄날의 시간이

조용히

내 영혼을 두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목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