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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징카 May 02. 2023

여행의 낭만은 때론 실패한 팟타이

방콕 카오산로드 즐거운 실패와 낭만 모음집


난 음식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걸 먹는 것은 일상에서 가장 빠르게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이런 음식의 역할은 여행에서 몇 배는 더 커진다. 우리는 그곳에서 먹었던 음식의 특이한 향신료의 향기나 달콤한 디저트 등으로 과거 여행지에 대한 낭만을 떠올릴 수 있다.


우리의 숙소가 카오산로드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카오산로드 근처에서 나와 에바가 방문했던 식당과 카페를 소개하는 글을 쓰려 한다. 우리의 즐거운 실패와 행복한 맛있음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1. 나와 팟타이 땀쌍 นาวาผัดไทย ตามสั่ง

QG62+HFJ, Soi Banphanthom, Ban Phan Thom, Phra Nakhon, Bangkok 10200 태국


태국 방콕에 온 첫 날, 우리는 당연히 첫 식사로 팟타이를 선택했다. 그러나 숙소에 도착 후 저녁을 먹으려고 보니 시간이 조금 늦어 근처 레스토랑이 많이 문을 닫았다. 카오산로드가 밤에 유명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조금 덜 북적거리는 곳으로 가서 식사를 하고 싶어 구글맵을 뒤져 찾은 곳이었다. 무려 구글 평점 4.8점에 달하는 곳이고 아직 영업중이라는 정보에 따라 오후 7시 쯤에 방문한 <나와 팟타이 땀쌍>이었다.


배고파서 두 명이서 세 접시 시킴


팟타이 두 접시와 돼지고기가 들은 넓적한 볶음면, 총 세 개를 시켰다. 우린 배가 고팠고 패기로웠다.


팟타이는 매우 짜고 기름졌다.

실패였다. 밤에는 배가 더부룩하고 아팠다.

원래 이게 현지의 맛인가?


우리가 문을 닫기 바로 직전에 방문한 탓이었을까, 구글맵엔 최근 3일전에도 별 5개와 함께 찬사를 남긴 사람들이 가득하기 때문에 방콕에 가게 된다면 다시 한 번 들러볼지도.






2. Duklong Cafe and Eat (ดูคลองคาเฟ่ แอนด์ อีท)

71/4-5 Soi Ban Phan Thom, Phra Nakhon, Bangkok 10200 태국


두 번째 날이 밝았다. 에바와 나는 오늘이야 말로 미식의 날을 가질 것이라 다짐했다. 비장하게 찾은 곳은 숙소에서 약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타이 브런치 식당이었다. 아기자기한 외관과 테라스에 방콕의 더운 햇살이 적절하게 비쳐 식사를 하기 좋아 보였다.




톰카와 계란 볶음밥



우리는 물 2병과, 타이 스타일 야채 팬브런치, 그리고 톰카를 주문했다. 사실 주문하면서 톰카가 무엇인지 잘 몰랐다.


톰카는 코코넛 밀크를 넣고 만든 따뜻한 스프다. 레몬그라스 같은 다양한 향신료와 닭고기와 어우러져 있었는데, 한 숟갈 떠서 먹어보니 달큰하고 고소한 향이 느껴졌다. 생강일지 특이한 향신료의 화한 맛이 독단적이지 않고 조화로웠다. 게다가 톰카는 볶음밥과 함께 나와 두 메뉴의 조합은 훌륭했다.




에바가 시킨 태국식 브런치, kai krata


에바가 시킨 메뉴는 특이하게도 팬에 구워지듯 끓여 나온 메뉴였다. 나중에 태국인들이 알려주었는데, 이름은 카이 크라타(kai krata)로 팬 에그(Pan eggs)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팬에 태국 소세지와 다진 고기 등을 계란과 함께 넣고 만드는 요리로 보통 아침식사로 먹는다고 한다.


베지터블 옵션을 선택했더니 고기가 없는 야채로 구성된 요리가 식빵과 함께 나왔다. 그렇지만 계란은 기본이니 비건은 아니다. 단맛이 강한 요리로 흥미로운 맛이었다. 태국에 가면 다른 카이 크라타를 시도해보고 싶다.





3. 마담 무써 Madame Musur

41 Ram Buttri, Chana Songkhram, Phra Nakhon, Bangkok 10200 태국



카오산로드 근처에는 람부뜨리 로드라는 이름의 다른 골목이 있다. 카오산로드가 시끌벅적한 펍의 거리라면, 람부뜨리 로드는 비교적 아기자기한 느낌의 골목인데 그곳에서 우리는 <마담 무써>라는 최고의 카페 겸 레스토랑을 만났다. 분위기와 맛 모두 가진 최고의 장소니 근처에 있다면 방문을 추천한다.





람부뜨리 로드에 오게 된 것은 마사지 때문이었다. 에바는 이번이 두 번째 태국 여행인데, 마사지를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같이 가자고 좋아보이는 마사지샵을 찾아 숙소를 나섰는데, 문을 닫은 것이다. 아쉬운 마음에 그 거리를 둘러보다 우연히 들어간 곳이 바로 <마담 무써>였다.



<마담 무써>는 오픈형 가게로 앉아서 밖을 바라볼 수 있고, 입구에 들어서면 초록색의 다양한 식물과 멋진 분위기의 바가 먼저 환영해 준다. 그 덕분에 여행지에 온 기분을 최고조로 느낄 수 있는 곳이라 믿는다. 우리는 조금 지친 기분이었는데, 이곳에 와서 매우 들뜨고 행복해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이유는 우리가 주문한 디저트들이 모두 완벽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점심을 먹은지 얼마 안된 시간이라, 배가 불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료 2잔과 망고 스티키 라이스, 그리고 바나나 코코넛 밀크를 시켰다. 디저트 배는 따로 있다는 말 역시 만국 공통의 매직 문장이기 때문에 우리는 준비가 되어 있었다.



망고 스티키 라이스

망고와 스티키라이스, 코코넛 소스

코코넛 소스를 스티키라이스에 뿌리고 망고와 함께 먹으면 된다. 그걸 모르고 망고를 그냥 소스에 찍어먹었는데 태국 친구들에게 혼났다.


바나나 앤 코코넛밀크

사실 처음엔 기대가 크지 않았으나, 한 입 먹는 순간 우리는 깜짝 놀랐다. 신선한 망고랑 짭짤한 소스, 그리고 스티키 라이스. 게다가 에바가 시킨 코코넛 스프와 바나나는 따뜻하게 데워져 나오는 디저트였는데 한 여름 날씨 방콕에서 먹어도 결코 거부할 수 없을 안락한 맛이었다.



타이 티 라떼, 정말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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