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씀, 2016년 6월 24일 밤
오늘의 하늘은 참 예뻤다. 아니, 예뻤다고 한다.
'불금'인 오늘 나는 연구실에 박혀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 케이스를 어떻게 봐야할지 얼굴을 양손으로 쓸어내고, 과거의 관련 보고를 찾아 눈이 뻑뻑해져왔다.
'그래 이번 달만 고생하자.'
또 생각한다. 같은 위안에 매번 속지만.
다른 연구실 교수님이 보내준 자료를 열어본다. 한숨을 한 번 쉬고,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자료에 잘 보내주신게 맞는지 확인 부탁드린다 연락남긴다. 물론 두 아이의 어머니이고 한 남자의 부인이신 교수님은 답이 없으시다. 그녀의 일상은 침해받지 않았다.
마감까지 맞추려면 내가 고쳐야지. 어느새 해는 까뭇 지고 버스가 끊기는 시간이 된다.
지금 이 일이 그렇게 가치있는 것일까. 내가 사랑하는 자줏빛 하늘을 포기할만큼 가치있는 것일까. 고개를 떨구다가,
이내 고개를 들고 더웠던 오늘의 하늘빛에 하루만큼, 한 걸음 더 다가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