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재민 Mar 05. 2019

나을 줄 알았다

밑줄이 그어지는 먹먹한 말 "나도 나을줄 알았다"

"나을 줄 알았다"

아픈 아이를 돌보는 가정에서 처음 갖는 생각 중 하나다.

처음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미친듯이 찾아 다닌다. 그리고 아이가 적응을 하건 말건 치료를 중단하지 않는다.  

열심히 치료 받으면 "나을 것 같기 때문에..."


사실 애가 아픈게 자랑은 아니기에 부모들은 그 사실을 잘 꺼내 놓지 않는다. 집안 사정을 아는 주변 사람들도 그에 대해 잘 언급하지 않는다. (불편하니) 집안 형평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런저런 활동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난감한 상황이다. 아이핑계를 이야기하고 빠지기도 구차하고


부모들의 행동반경은 줄기 시작하고, 이웃들을 만나는 횟수도 줄어든다. 치료에 돈이 많이 들어 경제적으로도 궁핍해지는 경우도 많다.


시간이 지나면 어떤 '화' 같은게 마음에 누적 된다. 권오중이 자주 눈물을 흘리는 이유는 그 화를 무엇인가가 건드리기 때문이다.


사실 기도도 겁이 난다. "나을 것 같다"에서 "안나을 것 같다"라는 확신이 시간이 지날 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나을 줄 알았다"
밑줄이 그어지는 말


매거진의 이전글 기도가 두렵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