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트레프레너는 혁신을 통해 창조적 파괴에 이른다.
창립자로서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을 때부터 기업가 정신이라는 단어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대체 창립자들은 무엇이 다르길래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고 이끌어가는 사람이 되었을까 궁금했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경험이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기 위해 서울-천안-대전을 오가며 창립자들의 특강을 들으러 다녔고 책도 많이 읽었다. 그 당시 내가 생각했던 기업가 정신이란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들어내고 그를 통해 고객가치를 전달해주는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정신쯤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 린 스타트업에 대하여 공부하고 한국린스타트업연구회에 참여하면서 이 생각은 점차 바뀌게 된다.
창업 경험은 이론 교육과 더불어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배우는 교육의 중요한 한 축이다. 모든 사람이 다 사업가가 될 필요는 없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기업가 정신을 경험한 사람이 될 필요는 있다. 그것이 바로 학교에서 사회에 들어가기 전에 가르쳐야 하는 중요한 지식 가운데 하나이다. 내가 창업 경험을 대학에서 수업을 통해 할 수 있게 하고 졸업하기를 권하는 이유다.
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수업 中
나는 100%, 그 이상으로 공감하는 말이다. 내가 창립자로서 경험을 쌓을수록, 사람을 만나고, 공부를 할수록 기업가 정신이라는 것이 단순히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가지는 정신이 아니라 자신의 일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몰입해서 혁신을 이끌어내는 정신에 조금 더 가깝겠구나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들이 반드시 창업을 하지 않아도 무관하지 않은가?
다른 사람들은 기업가 정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너무 궁금했다. 내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뜬금없이 물어봤다. (회사원, 대학생, 고등학생한테도 물어봤다.)
기업가 정신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단어가 떠올라?
나는 당연히 '창업, CEO, 도전정신, 혁신' 등의 단어들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언급했던 단어가 많이 나오긴 했다. 그런데 나는 생각지도 못했던 대답을 들었다.
"생소하다.", "도둑놈", "앞에선 좋은 사람" 등 의 의견이 나왔다. 특히 생소한 단어라는 말을 많이 했다. 그렇다고 그들이 월급루팡(회사에서 하는 일 없이 월급만 축내는 직원)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꿈을 위해 졸업 후 외국으로 나가서 경력을 쌓고 있는, 아침 8시에 출근해서 저녁 10시까지 일하고 본인의 일에 대해서 끊임없이 공부하는, 평일 주말 없이 회사를 위해서 일하고 있는 친구들이다. 단지 창업을 하지 않을 뿐 그들이 기업가 정신이 없다고 할 수 있는가?
충격적이었다. 기업가 정신에 대한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에서 기업가 정신이라고 하는 앙트레프레너에 대한 본질을 알아내야겠다고 생각했다. 때마침 EBS 다큐 프레임에서 앙트레프레너에 대한 방송을 보게 되었다.
Entrepreneur
수행하다. 시도하다. 모험하다.
불어 동사 Entreprendre에서 유래
혁신을 통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창조적 파괴자. 이를 창립자라고 명확하게 정의 내릴 수 있을까? 가치 창출 활동을 통해서 새로운 기업을 설립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의 기업들이 새로운 가치 창출 활동을 하는 것. 또한 이를 포함하여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며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책임과 보상을 함께 가지는 뜻의 범위까지 포함한 단어가 앙트레프레너이다.
내가 기업가 정신이라는 단어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창업', '기업' 이란 단어가 많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책임과 보상은 창립자, CEO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비중에 대한 크기가 다를 뿐 인턴, 아르바이트생도 책임과 보상을 함께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이 창업을 하지 않는 한 창조적 파괴자, 앙트레프레너가 될 수 없는 것일까? 기업가 정신이 없는 것일까?
권도균 대표님의 말씀에 100% 이상으로 공감했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모두가 창업을 할 필요는 없다. 위키 백과에서는 Entrepreneurships를 아래와 같이 정의 내리고 있다. 가장 올바른 의미라고 생각한다.
Entrepreneurship
결국 기업가 정신에 대한 개념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일반인들에게 기업가 정신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창업, CEO이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리게 하면 안 된다. 우리 모두는 책임과 보상을 함께 가지고 있다. 여기서 보상은 반드시 자본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다른 가치들도 보상에 포함된다. 본인이 비교적 자유롭게 책임과 보상을 많이 가지고 모험을 하고 싶다면 창업을 하면 된다. 그리고 창업을 해야만 책임과 보상을 많이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반드시 창업이 아니더라도 혁신적 파괴는 가능하다.
케인스와 더불어 20세기 전반의 대표적 경제학자로 뽑히는 슘페터는 앙트레프레너들이 중요한 혁신을 만든다고 했다.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위협적으로 느끼는 그런 혁신 말이다. 하나의 혁신이 지식수준을 더욱 발전시키면서 혁신의 플랫폼이 되고, 또 다른 혁신을 이끌어 내고 이 혁신이 효과가 축적되면서 경제는 성장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에서는 불황과 위기는 불가피하다. 이러한 불황은 혁신을 통해서 극복할 수 있다.
<슘페터>
이 글을 쓰면서 계속 마음이 불편했던 건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스템 잘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혁신을 파괴하기에 조금 더 적합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나는 이미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국에 주도권을 빼앗겼다고 본다. 중국이 혁신을 위해 만들어낸 시스템을 보면 뼈저리게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다. 솔직히 얘기하면 이미 압도적으로 늦었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청년들은 앙트레프레너가 되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의 위기는 우리 청년들이 해결해야 만한다. 책임을 따져서 보상을 받고 싶다면 현실에 벽에 부딪혀 포기해선 안된다. 힘들고 어렵지만, 그 어려운걸 우리 청년들이 해내야 한다.
청년들이여! 혁신적 파괴자, 앙트레프레너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