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와 나르키소스
숲의 요정 에코는 소문난 수다쟁이다.
입만 열면 하루종일 조잘대는게 일이다.
어느날, 질투의 여신 헤라가 바람피는 제우스의 행방을 쫓던 중 에코를 만난다. 헤라는 에코에게 제우스의 행방을 물으려 하지만 에코의 수다는 헤라 앞에서도 지칠줄 모른다. 보다 못한 헤라가 에코에게 마법의 주문을 걸었다.
“이제부터 너는 남이 말을 걸기 전엔 절대 혀를 놀릴 수 없다”
누군가를 만나지 않는 한 말을 할 수 없게된 에코
그러던 어느 날, 눈부시게 아름다운 청년 나르키소스가 사냥을 하기 위해 숲에 들어왔다. 그를 본 에코는 한 순간에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에코는 나르키소스의 주위를 배회하며 말을 걸고 싶어 안달이 났지만 그저 바라다 볼 수 밖에 없었다. 함께 사냥하던 동료들과 멀어지게 된 나르키소스가 주위를 향해 크게 소리쳤다.
“근처에 누구 없나<”
에코가 말을 받았다.
“없나~나~~나~~”
“어딨어< 이리로 나와<<“
“와~ 와~~”
“나와 함께 가자<<“
“가자~”
에코는 ’가자’라고 화답하며 나르키소스에게 달려가 목을 끌어 안았다.
“놓아라, 너 같은 것에 안기느니 차라리 죽어 버리겠다!”
깜짝 놀란 나르키소스는 에코를 매몰차게 밀쳐내고 도망을 쳤다. 부끄러움에 낯을 들 수 없던 에코는 이때부터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깊은 산속 계곡에 은둔해 살게 되었다. 실연의 상처로 하루 하루 야위어가던 에코는 목소리만 메아리로 남긴 채 죽었다고 한다.
한편, 사냥을 하다 숲 속에서 길을 헤매던 나르키소스가 목이 말라 샘물을 찾았다. 깊은 산중 맑은 물을 마시려고 얼굴을 숙이자 연못 속에서 한 아름다운 사람이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을 발견한다. 자신도 모르게 그의 모습에 반해 키스를 하려하자 물 속의 그도 함께 다가 온다. 물 속의 자신에게 반한 나르키소스는 숲을 떠날 수가 없었다. 하염없이 샘물만 바라보며 그 속의 자신과 사랑하다 물가에서 죽어갔다.
그가 죽고 난 얼마 후 그 자리에 가련하게 생긴 꽃이 피어 났다.
바보 나르키소스(Narcissus)의 꽃 수선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