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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 주영 Feb 08. 2019

꼬이고 꼬이고 꼬이고

늦은 2월 6일 일기

괜찮은 날 같은 기분이었다.


명절을 보내느라 아무래도 체력이 떨어진 터라, 

이날은 아침 운동을 하지 않고 집으로 바로 왔다.


집에 와서 현재 준비 중인 모바일앱의 UI 작업을 이어나갔다.

엄청 간단한(?) 구성으로 갈 거기 때문에 쉽게 끝날 줄 알았는데, 너무 간단한 바람에 UI가 더 잘 안풀려 며칠째 자학 중이었다.


이 날은 뭔가 엉킨 끈의 끝을 잡은 느낌이었다. 

이제 슬슬 풀기만 하면 될 것 같았다. 

유레카를 외치며 작업에 박차를 가하려는데 어느덧 벌써 아이들을 데리러 갈 시간이다.


하놔...


이 날은 특별히 제이네 학교에서 선생님과의 면담이 약속된 날이었다.

한 학기를 마치고 학생들이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인 것 같았다.


가는 길에 주오도 하원 시켜서 함께 가야하니 2시에 출발했다.


근데 이런,

주오네 학교에 반도 못 갔는데 조짐이 이상하다.


Champuhan Ridge 근처에서 차가 꽉 막혀 서버렸다.


설날이라 시내에 관광객들이 잔뜩 몰린 덕분이었다. 


그렇게 거북이처럼 기어간 지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고.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종은이 차에서 내려 주오를 걸어서 픽업해와 중간에 만나기로 했다.


주오를 픽업해와 중간에 다시 차를 탄 종은은 엄청난 습도와 더위 속에 30분을 걸은 덕분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결국 우리는 제이네 학교에 집에서 출발한지 1시간 반 만에 모두다 지칠대로 지쳐 도착하고 말았다. 

하원 시간에서도 30분이나 늦었는데 다행히 같은 반 한국 어머님이 제이를 대신 봐주셨다. 


그리고 온가족이 그렇게 고생을 하며 온 면담은 10분도 안돼 끝났다.

'제이는 학교에서 잘 지내요. 친구들하고도 잘 지내요. 호기심도 많고 적극적이에요.'


교실문을 나서는데 너무 허무했다.

게다가 오늘은 종은도 한국 회사의 개발 컨설팅을 하는 날이라 시간이 매우 아쉬운 날이었는데 말이다.


집에 돌아오는 길도 만만치 않게 막혔다

도저히 저녁을 해먹을 여력이 남아있지 않아, '오늘 저녁은 외식!' 으로 급 결정했다.


집 앞 한국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집에 들어오니 저녁 7시다.


저녁 전 난 UI를 대략 끝내고 종은은 개발컨설팅을 마무리해,

평화롭게 저녁 식사를 함께 하고,

아이들을 일찍 재운 뒤,

오늘 부터 React Native 공부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은 역시 계획일 뿐 이라는 걸 또 다시 깨닫게 해준 오늘의 우붓.

우붓, 당신이 나의 부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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