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마치고 집에서 간식을 먹던 아이가 말했다.
"엄마! 김땡땡이라는 친구한테 사귀자고 말했는데 생각해 보겠다고 했어요."
...... 응?
내가 지금 잘못 들었나? 사... 귀... 뭐?
놀란 가슴을 속으로 쓸어내리며 하던 일을 제쳐두고 아이 앞에 앉았다.
"크다야, '사귀다'가 무슨 뜻인지 알아?"
"음.. 아니요? 잘 몰라요."
어디서 들었을까. 최근에 세네 번 읽은 <유미의 세포들>에서 봤나. 아... 유튜브에서 들었단다.
여자저차 물어보니 그 아이와 친하게 지내고 싶어서 한 말인 듯했다. 다행..인 건가...
"말은 뜻을 정확하게 알고 써야 해. 아니면 오해할 수 있거든. 친구한테는 내일 '너랑 친하게 지내고 싶어. 나랑 친구 하자.'라고 정확하게 말해주는 게 좋겠다. 할 수 있지?"
와... 저학년도 사귄다고 듣긴 했는데 그게 내 새끼 얘기가 되는 줄 알고 순간 얼마나 놀랬는지...
이제 시작인가 싶으면서도 두렵다.
아이는 벌써 세상으로 나갔는데 엄마인 난 아직도 아이가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하는 중이라 생각하며 애써 외면하고 싶은 걸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