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잇츠이너프 Feb 21. 2021

물건의 쓰임새에 한계를 정하지 않기

국민 행거 이케아 물리그 mulig 행거의 다양한 용도


우리 집에는 드레스룸이 없다. 드레스룸이 있으면 이제 맞추어 옷가지가 무한정 늘어나기 때문에, 최소한의 옷장과 수납공간만을 방 한켠에 내어준다.


는 뻥이고... 집 크기랑 방이 모자란다. (흑흑) 신혼 때부터 드레스룸 있는 집에 사는 게 소원이지만, 무리한 삶을 살지 않고 수면 습관이 달라 각자의 침실까지 있어야 하는 우리에게 옷방까지 있는 집은 아직 무리다.

아무튼 그래서, 우리 집에서 옷을 보관하는 곳은 2M 남짓한 슬라이드 장과 너비가 한 40센티 정도 되는 신혼 때 구입한 우드 행거, 그리고 오늘 소개할 이케아 물리그 행거이다.

극한의 미니멀리스트는 아니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의 옷을 모두 이 세 개의 옷장과 행거에 넣을 수는 없고.. 계절이 지난 옷들은 리빙박스에 담아 별도의 공간의 보관해주고 제 철(?)에 맞는 녀석들만 꺼내 둔다.



첫 번째,  우드 행거는 실내복, 파자마를 걸어두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두 번째,  슬라이드 장에 대부분의 옷들을 보관한다. 남편 한 칸 나 한 칸인데 남편 장이 훨씬 빡빡하다... 역시 자타공인 맥시멀 리스트.


그리고 

세 번째, 오늘 이야기할 물리그 행거.



첫 번째 용도 : 뚱뚱한 겨울 외투 보관!


물리그 행거는 미니멀라이프 실천이 살짝 느슨해졌던 지난 겨울에 겨울 외투를 도저히 걸 공간이 안 나와서 엄마와 함께 고양 이케아에 방문했다가 겟한 녀석이다. 엄마가 동생 방에 이 행거를 놔주었는데 저렴한 가격에 꽤 튼튼하고, 수납력(?)도 은근히 좋아 잘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고 남편과 나의 패딩/코트의 공간으로 써야겠다 하고 구매를 결심.

겨울에는 용도대로 잘 썼는데, 계절이 지나고 겨울옷들이 다시 리빙박스 안으로 들어가고 나니 용도가 애매해졌다. 빈 공간이 생기니 옷이 없나 싶어서(??) 옷도 괜히 더 사게 되고, 슬라이드 장에 들어갈 수 있는 옷들도 괜히 여기다 걸다 보니 지저분해지고.

안 되겠다 싶어서, 이 놈에게 새로운 미션을 부여해 주었다.




두 번째 용도 : 외출복이 한 숨 돌리는 공간

나는 외출하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실내복으로 갈아입고, 오늘 밖에서 나를 위해 하루 종일 고생해 준 이 녀석들이 옷장으로 들어가기 전 쉬는 시간을 주고 있다. 먼저, 음식 냄새가 많이 배어있거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스타일러에 넣어 돌려주는 과정을 먼저 거친다. (안 하는 날이 조금 더 많다!) 이후 원래 걸려있던 옷걸이에 잘 걸어서 물리그 행거에 걸어주고, 통풍이 되게 해서 오늘의 땀이나 체취를 날려준다.  요 타이밍에 집안 환기와 인센스를 피우는 루틴도 같이 진행되어서 한결 통풍이 잘 된다.

+ 요즘에는 다음날 입을 옷들을 옷장에 꺼내 미리 이 옆에 걸어두고 있다. 간결한 아침을 위한 루틴! (=1분이라도 더 자려고...)



세 번째 용도 : 건조대로 변신!

우리 집에는 작은 5kg짜리 전기건조기가 있어서 웬만한 건 건조기를 돌리고, 건조기를 돌리면 안 되는 소재의 옷들은 옷걸이에 걸어서 창틀이나 커튼봉에 걸어두면 곧잘 말라 건조대가 딱히 필요가 없다.

하지만 건조대가 아쉬울 때가 있는데, 바로 큰 놈들을 세탁했을 때. 이불 같은 것들은 매일 세탁하는 성격의 것들은 아니라서 세탁할 때마다 집 앞의 빨래방에 가서 대형 건조기를 돌려주곤 했는데, 요즘처럼 공공장소에 가는 걸 자제해야 하는 시기 + 건조한 시기 에는 우리 집을 큰 건조기라고 생각하고 ㅋㅋ 물리그 행거를 활용해 준다.


내가 이불을 돌돌 말고 자는 습관이 있어, 신혼 이후에는 각자 싱글 이불을 갖는 것으로 협의해서, (더군다나 지금은 다른 수면습관으로 침실까지 분리해버렸다)  우리 집에는 싱글 크기의 이불만 있기 때문에 물리그 행거로 충분히 건조가 가능하다. 다른 빨래들보다 탈수를 한번 더 돌려줘서 최대한 물기를 짜주고, 낮에 널어두고 외출하면 밤에는 뽀송뽀송하게 마른다.



얼마 전에는 구름이 모래 패드를 세척&살균해서 널어두었다. 첫째 고양이 미루가 있을 때부터 사용하던 모래 패드인데 5년째 잘 사용 중. 최대한 털었지만 물이 뚝뚝 떨어져서 아래 쓰던 수건을 깔아 주었다. 맨날 바닥에 있던 녀석이 널려 있고 눈물도 흘리니, 패드 주인께서 망부석처럼 자리를 지키고 이 녀석을 바라봐 줌. 뜻밖의 구름 이의 장난감의 용도가 된 것 같기도!




물건의 용도를 한정할 필요는 없어


하나의 물건의 꼭 한 개의 용도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행거가 옷을 보관하기도, 옷을 통풍시켜 주기도, 빨래를 건조해주기도 하는 것처럼 내 주변의 물건이 사실은 멀티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 모든 물건이 365일 24시간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하나의 물건으로 필요한 타이밍에 적절히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한다면 물건의 개수를 늘리지 않아도 충분히 편리하고 가치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다 :) 절대로 궁상맞지 않다. 필요한 물건이 있다면 내 방을 돌아보고 그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녀석이 있는지 관찰해보는 습관을 들여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지갑을 못 비우겠다면, 지갑 속 비우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