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극 디렉터의 시선으로
어린 나이에는 알지 못했던 사실을 어른이 되면서 알게 되었다. 나는 사람이 나이가 들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지혜롭고, 다른 사람들과 세상을 위해 가지고 있는 많은 힘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 생각은 맞기도 했고, 틀리기도 했다. 어린 시절에 알았던 배움의 크기는 어른이 되면서 점점 커져갔지만 배움의 순수성은 다른 욕구로 채워지는 모습이 보인다.
나는 사회, 정치, 문화, 경제에 대해 잘 모른다. 그러나 언론에 소개되거나 보인 어른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은 본래의 역할에서 많이 벗어나 있어 보인다. 권력의 가장 높은 역할인 대통령부터 사법부의 대법관까지 그들은 사리사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은 무엇 때문에 개인과 연결된 집단에 권력과 영향력을 사용 했을까?
학부 시절 대학 선배들은 지나가는 말로 한 마디 했었다. 심리학의 응용심리학이라 말하는 임상과 상담심리는 돈이 많이 들어간다. 20살이던 나는 무슨 말인지 잘 몰랐다. 왜 배우는데 돈이 들어가는 것일까? 그로부터 15년이 지나 선배들이 말하는 배우는데 돈이 들어간다는 뜻을 몸으로 알게 되었다. "돈이 없으면 배울 수 없다." 이 말처럼 세상의 일그러진 근원이 교육에서도 얼룩진 모습으로 21세기에도 계속되고 있다.
요즘 아내가 재미있게 보는 드라마가 있다. 'sky 캐슬' 이다.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왕국에서 남편은 왕,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의 사모님들의 욕망이 있는 드라마다. 나는 왜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목이 빠지게 보게 되는가 궁금했다. 지금까지 한국 드라마는 백마 탄 왕자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였다면, sky 캐슬은 대한민국 교육 현실을 반영한 자식과 교육의 주제가 담겨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대한민국에서 권력과 신분상승을 위한 길이 교육이라는 것을 반증해지고 있다. 이미 권력층의 네트워크 안에도 기존의 권력층이 더 이상 새로운 진입 통로를 철저하게 막아놓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3년 전 박근혜 정부가 탄핵 결정되었을 때 유시민 씨는 말했다. "대한민국에서 변한 것은 어떻게 보면 대통령 한 명뿐일 수 있다."권력의 가장 상위층인 대통령이 변했다는 것은 강한 영향력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정부와 주요 기관의 인사들이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면 2년 뒤 새로운 대통령이 나왔을 때 변화의 파도는 얼마나 갈 것인지 의문이다. 나는 학문을 한다는 것은 '변화'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 변화는 지금보다 나 자신과 타인, 세상이 달라질 수 있음을 믿고 '글'을 읽고 '말'하며 '행위'를 연구해야 한다고 믿는다.
나는 왜 심리극을 하는가?
첫 번째는 만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만남 안에는 스승(박희석 (Hee-Seok Park)이 있다. H. 애담스(1918, P300)는 "스승은 영원히 영향을 미친다. 스승의 영향이 어디서 끝이 나는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나는 스승과 함께 했던 심리극의 만남 안에서 과거의 치유와 미래의 희망을 보았다. 온전히 현재를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회복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두 번째는 삶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수스맨(Sussman, 1995)은 "많은 치료자들은 원가족 안에서 돌보는 사람, 중재자, 부모화된 아이, 부담을 견뎌내는 역할을 하면서 자란다."라고 이야기했다. 나는 심리극으로 가족 안의 구호자 역할을 멈출 수 있었다. 이 경험은 상처 받은 치유자로 역할하기에 매우 중요한 강점을 제공해준다.
세 번째는 진짜 자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상의 인간 본성 The Farther Reachers of Human Nature. p.67]에서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창의적인 태도와 절정 경험을 하는 능력이 자유로워지는 것과 어린 시절의 구속, 의무, 두려움, 희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라 말했다. 그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훨씬 더 자유로워지면 그 결과로 훨씬 더 진정한 자신, '진짜 자기', 진정한 자기, 진짜 정체성이 된다고 보았다.
내가 대한민국에서 심리극을 실천한다는 것은 권력도 기득권도 아니다. 내가 대한민국에서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교수와의 관계도 아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진짜 자기를 발견하면서 '나'를 만나고, 상처 받은 치유자로서 조력자 역할을 하는 일이다. 나의 스승이 선한 영향력으로 삶을 조력했듯이 나의 선배와, 동료, 후배들에게 조력자의 원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레이스맨(Reissman, 1965)은 조력자들이 치료되는 원리에서 인간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남에게 주는 사람이 더 많은 보상을 받는다고 이야기했다.
내가 심리극을 실천하는 이유.
내가 나의 삶을 살기 위해서
심리극으로 타인과 세상에 조력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