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 <그 후>
"왜 일을 하지 않느냐고? 그건 내 탓이 아니야. 즉 세상 탓이지. (중략) 모두 빡빡하게 교육을 받고 그 후에는 눈이 돌 정도로 혹사를 당하니 모두가 하나같이 신경쇠약에 걸려 버리지. 한번 이야기를 해보게나. 그들 대부분이 바보일 테니까. 자신의 일과 자신의 현재, 단지 눈앞의 일 외에는 아무 생각도 없지. (중략) 그야 지금이라도 일본 사회가 정신적, 도덕적, 구조적으로 건강하다면 나도 여전히 전도유망한 사람이었겠지. 그렇기만 하다면 할 일은 얼마든지 있을 테니까. (후략)"
- 나쓰메 소세키, <그 후> 중 (현암사)
"그렇게나 훌륭하신 도련님이 어째서 저 같은 사람에게 돈을 빌려야 하는 거죠? 이상하지 않아요? (중략) 아무에게도 돈을 빌리지 못해 지금 그 친구를 돕지 못하게 되면 어쩔 생각이죠? 아무리 훌륭하다 한들 소용없지 않나요? 무능하다는 점에서는 인력거꾼과 마찬가지잖아요?"
- 나쓰메 소세키, <그 후> 중 (현암사)
다이스케는 평소에 물질적인 면을 중요시했기 때문에 가난한 생활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만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부유함이 미치요에 대한 책임의 일부라고 생각했을 뿐 그 밖에는 어떤 명확한 생각도 갖고 있지 않았다.
"도덕적인 책임이 아니라 물질적인 책임을 말하는 것이오."
"그런 건 원하지도 않아요."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반드시 필요해질 것이오. 이제부터 나와 당신이 어떤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된다고 해도 물질이 그 해결책의 절반은 차지할 것이오."
- 나쓰메 소세키, <그 후> 중 (현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