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나게 힘들지만 열정으로 버티는 일
“10년 후 너의 모습을 그려 놓고 아무도 보여주지 마. 그럼 이루어진대.”
대학시절 경화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난 일기장에 내 모습을 그렸다. 책과 논문이 쌓여있는 책상에서 글을 쓰는 모습이었다. 논문이나 책을 쓰는 일을 하며 살고 싶었다.
지금 나는 그렇게 살고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꾸준하게 논문을 쓰려고 노력을 하고 하나씩 하나씩 쓰고 있다.
내 일터는 논문을 쓸 내 책상은 고사하고 잠시 글을 쓰기 위해 생각하는 시간을 내는 것도 사치이기 때문에 눈물 나게 논문을 쓰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럼 아예 교수가 되면 어떠냐는 주변의 권유가 있지만 난 생동감 넘치는 이 현장이 좋다. 그리고 이 현장을 떠나서 간호에 대한 논문을 잘 쓸 자신이 없다. 그래서 난 이곳을 떠날 마음이 없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열정으로 버티며 논문을 쓰는 수밖에 없다.
안타깝지만 간호학은 학문으로서 많은 성과를 이루었지만 아직도 갈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의학도 인문학도 아닌 간호학만의 학문적 개념이 정립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현장의 생생한 느낌이 논문과 책으로 나와주어야 한다. 간호학이 발전하려면 논문을 쓰는 간호사가 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환자에게도 질 높은 간호를 제공할 수 있다.
언젠가는 그런 분위기와 환경이 조성되는 날이 오기만을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