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닮은 사람이 되길
삼 개월 전 남편의 권유로 마지못해 산을 다녔다. 남편이 좋은 등산화를 사주니 본전 생각해서 다녔던 것 같다.
산에 가면 갈수록 더 깊고 험한 산에 도전하게 되었다. 산에 매달리고 발로 박차고 오르면서 어릴 적 뛰고 매달리기를 좋아했던 내가 떠올랐다. 그래 난 원래 그런 사람이었지. 태권도를 좋아하는 용감하고 활동적인 아이였는데 잊고 있었구나. 오랫동안 퇴화되었던 나의 활동적인 모습의 디엔에이가 깨워지고 있었다.
도봉산의 와이계곡을 홀로 도전하며 느낀 성취감으로 아드레날린이 터져 나올 때 난 나약한 사람이 아니라는 자신을 얻을 수 있었다.
어느덧 그 자신감은 설악에 도전하는 힘을 주었다. 오색에서 대청봉에 올라 중청. 천불동 계곡으로 하산하는 코스였다. 높고 높은 산을 올라야만 볼 수 있는 그 아름답고 웅장한 풍광을 보며 생각했다. 산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게 무언 지는 모르겠지만 힘든 일이 있어도 산과 같은 마음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중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큰바위얼굴이라는 소설이 생각났다.
곧 지리산에도 가고 싶다. 어머니와 같은 산. 얼마나 그 품이 광대할 것인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