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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명 Jan 26. 2023

오만감정의 너울을 넘어서

불필요한 생각과 감정 빠르게 버리기

수화기 너머로 사뭇 진지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잠시의 정적 이후


이윽고 떨어진 한 마디...



"나 틱톡으로 유명해져서 나 싫어하는 사람들이 나를 해코지하면 어떻게 하지?"






내가 매번 볼 때마다 내가 틱톡을 시작하라고 추천하는 지인 있다.

그 지인이 어제 나에게 한 말이다.


음, 생각해 볼 만한 얘기다.

어쩌면 아주 일찍 김칫국을 드링킹 하는 거다.

아니, 걱정도 팔자다.


틱톡을 아무리 해보라고 해도 도무지 하지를 않았다.

그렇게 이야기한 게 최소 4-5년은 됐으리라.

그러다가 이제 들어서야 제법 내 말을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한 거 같다.


직접 얼굴이 나오는 영상을 찍어서 온라인 플랫폼에 올려보기도 하고

방송도 출연해 본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어떤 생각이 드는지

어떤 막연한 두려움이 일어나는지 당연히 잘 이해한다.

나로서는 이런 생각과 감정에 있어서 적어도 그 지인보다는 몇 년 선배라는 이야기이다.


또 다른 말로는

그 지인이 이제야 정말 틱톡을 찍어보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해 봤다는 것이다.

생각을 집중해서 틱톡을 찍고 그게 알려지는 상황을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해보지 않고서는 결코 그런 생각을 쉽게 할 수 없다.


나보다 나이가 더 있는 형이지만

한편으로는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몇 년이 지나서야 이제야 진지하게 생각을 해봤다니 좀 씁쓸하기도 했다.

감정에 힘을 빼고 생각하자면

뭐든지 다 때가 있기 마련이라던가?


내가 먼저 경험을 해봤으니

이 지인의 고민이 기우라는 것을 쉽게 알고

커 보이지만 사실은 작은 걱정거리를 쉽게 떨쳐낼 수 있도록 나름의 조언을 했다.




그리고 지금 처한 내 처지도 생각해 보았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도전해 보겠다고

작년부터 메타버스 사업을 새롭게 시작했다.

거의 하루가 멀다 하고 예상치 못한 일들이 계속 터지고

괜찮다 싶으면 며칠, 몇 주, 몇 개월 묵었던 일들이 터져 나오고...


오늘만 하더라도 잘 끝났다고 생각했던 몇 개월의 프로젝트에 관해서

여기저기서 안 좋은 피드백들이 날아들어왔다.


신경을 써서 제작했던 회사의 디자인 자산이 형편없다는 이야기들을 곳곳에서 다양하게 듣게 되었다.

해당 디자인 에셋을 제작하기 위해서 협력업체를 선정하고, 또 큰 방향성을 제안했던 것이 나였기 때문에 유달리 안 좋은 피드백들이 머릿속에 울리고 가슴을 꿰뚫고 들어왔다.


더 가슴이 아프고 충격이었던 것은

이러한 피드백을 저녁에 받기 전

오후까지만 해도 나는 해당 디자인들에 대해서 꽤 잘 나왔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녁 내내 이 생각이 머릿속을 괴롭혀 왔다.


그래도 지인과의 통화를 통해 힌트를 얻은 것인지

어쩌면 이 역시 쉽게 떠나보낼 수 있는 걱정이 아닐까

쉽게 내려놓을 수 있는 감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잘 되었건 안 되었건 그 나름대로의 해결방안이나 대처방안이 있을 터

그리고 정말 내 실수가 있었다면 그것을 만회하거나 거기서 인정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방법이 있을 터인즉

더 깊게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안 좋은 소리를 듣고 해결방안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생각 속에 갇혀있던 것이었다.


내 생각의 틀속에 갇혀서 더 이상 큰 생각,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자

이 생각을 붙잡고 끙끙 앓는 나 자신이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하루동안 보통 오만가지(50,000) 가지 생각을 한다고 한다.

수학이나 과학정으로 정밀하게 계산된 것은 아니라고 쳐도

16시간 동안 깨어있고, 1초에 1가지 생각을 한다고 하면

57,600가지의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많은 생각들에 하나하나 일희일비를 한다면 피곤해서 어떻게 살겠는가?

그중에 밀도 높은 감정으로 나를 흔드는 것은 또 얼마나 많겠는가?


그런 걱정치고 정말 위급상황에서 나를 이끌어주거나 도움이 된 걱정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귀한 시간들을 전전긍긍하며 불편하게 만들고 그 순간을 즐기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런 무수한 경험의 데이터가 축적되었거늘 왜 아직도 같은 길을 반복하려고 할까?

나를 좀먹고 머리가 터질 정도로 몰아붙이는 이러한 생각과 감정들을 이제는 좀 놓아줘도 되지 않을까?


이제는 이런 생각과 감정들이 있다면 속에 담아두지 않고

빠르게 빠르게 놓아버리려고 한다.

괜히 몸과 머릿속에 지니고 있으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 되어버린다.


훌훌 털어버리고 생각과 감정 검사대를 무사통과해서 꿈나라로 이만 넘어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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