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흔들린다. 다가오는 것이 많은 까닭이다. 멈추려 해도 자꾸만 밀려간다. 시작하려 하면 과거에 붙잡히고, 청산하려 하면 미래가 태산이다.
이제야 중간점에 당도했다. 몹시 사소하고도 깊어, 인생을 좌우한다. 점 안에서 때마다의 내가 잠들어 있다. 깨워야 하는 것이 있는 반면, 절대 깨우지 말아야 할 것이 보인다.
아직 충동적인 젊음이다. 훌쩍 떠나버릴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표는 사지 않는다. 화면을 만지작거리며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전부다.
나태한 젊음은 권태를 낳는다. 새로운 것이 없다. 고통도 없다. 두꺼워져만 가는 피막 안에서 삶은 계속된다.
그러나 자라고 싶다. 결국 깨어져 숨조차 쉬지 못할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