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지속하는 일이 어렵다
새삼 이제 와서, 그것도 첫 문장으로 적는 것조차 멋쩍다
늘 그러했으므로
쉬운 일도 쉰 일도 없었으므로
그렇다고 지난했던 이 일을 그만두려는 것도 아니다
모년 모월 모일 모시에 모장소에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꼭 그렇게
그런 사람처럼
늘상 하던 일을 하다가 문득
여기에 오기까지 얼마나
얼마나 많은 일을 치러냈던가
나는 볼 품 없는 사람이지만,
치러낸 일은 다른 점 없이 모두 대단했음을
이에, 나는 어떻게 여기에 살아있는 걸까, 스스로 놀라고
이 순간 내 옆에 앉아 있는 이름 모를 이에게 역시 존경을 느낀다
삶에 대하여, 살아냄에 대하여
또 살아낼 것에 대하여
또 살아낼 것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