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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올 Apr 26. 2019

살아낼 것


 삶을 지속하는 일이 어렵다

 새삼 이제 와서, 그것도 첫 문장으로 적는 것조차 멋쩍다

 늘 그러했으므로

 쉬운 일도 쉰 일도 없었으므로

 그렇다고 지난했던 이 일을 그만두려는 것도 아니다


  모년 모월 모일 모시에 모장소에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꼭 그렇게

  그런 사람처럼

  늘상 하던 일을 하다가 문득


  여기에 오기까지 얼마나

  얼마나 많은 일을 치러냈던가

  나는 볼 품 없는 사람이지만,

  치러낸 일은 다른 점 없이 모두 대단했음을

  이에, 나는 어떻게 여기에 살아있는 걸까, 스스로 놀라고

  이 순간 내 옆에 앉아 있는 이름 모를 이에게 역시 존경을 느낀다


  삶에 대하여, 살아냄에 대하여

  또 살아낼 것에 대하여

  또 살아낼 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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