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소유 May 20. 2021

두 번째 탯줄

생후 172일의 찬유


내 몸에서 나오는 젖을 먹으며 편안하게 잠드는 네 모습을 보는게 얼마나 얼마나 행복인지 몰라. 오동통 부드러운 두 손으로 너는 나의 손가락이나 옷자락 같은 것을 잡아 당기며 먹지. 그럼 나는 아, 네가 내 아들이구나, 내 아이이구나, 가슴 깊숙이 느껴.


정말 오래도록 잊고 싶지 않은 느낌. 평생 간직하고 싶은 느낌.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 되지 않는 느낌. 너와의 이 교감을 정말 잃고 싶지 않아. 언젠가 젖을 떼는 날이 오면 나는 마치 두 번째 탯줄을 끊는 느낌이겠지.


하루하루 잘 커주는 네가 너무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네가 크는게 너무 아쉬워. 크지 말아줘. 아니야, 지금 처럼만 잘 커줘. 너무 빠르지는 않게, 조금만 천천히






2021.05.18.

매거진의 이전글 아들이 뒤집기를 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