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00일의 찬유
찬유 생후 200일, 마지막 모유수유를 했다. 이제 정말로 나의 몸과 너의 몸이 완전히 분리되었구나.
잠이 올 때 내 품에 안기면 풍겨오는 젖냄새를 참지 못하고 입을 벌려 간절히 빨 것을 찾다가 결국 어떤 것도 젖이 아님을 알고는 빽 소리도 한 번 질러보고, 그러다가 어쩔 수 없어서 너의 침으로 범벅이 된 내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고 잠들어버리는 너를 볼 때면 가슴이 아파. 네가 내 품에서 젖을 찾으며 잠드는 그 십수 분의 시간 동안 나는 다시 익숙한듯 옷을 올려 제끼고 젖을 물릴까, 수천 번 고민해.
아홉 달 동안 너를 품고 일곱 달 조금 못되게 젖으로나마 너를 먹였던 나도 가슴이 많이 시리다. 언젠가 네가 꼭 알아주었으면 해. 쉽지 않았을 너의 생후 첫 번째 독립, 엄마에게도 절대 쉽지 않았다는 거. 엄마도 너만큼이나 너와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는 거 말야. 그래도 앞으로 너에게 정서적 모유를 줄 수 있는 날들이 이십수 년 정도 남았을테니 우리 너무 섭섭해하지 않기로 하자. 시간이 흘러 네가 아빠 만큼 커져도 내 품에서는 언제까지나 젖먹이 아기일 수 있게 해줄게.
나의 어설픈 엄마됨을 모두 다 함께 겪어내는 나의 첫 아기야, 유독 너와 나 사이에는 애틋함이라는 감정이 싹트겠지. 고맙다, 참 고맙다.
모성으로 충만하게 피어났던 가슴이 사그라들고 있다. 수유가 끝나면 축 쳐질 가슴이 너무 싫을 것 같았는데 처녀 때 가슴 보다 더 예쁘다. 더 사랑스럽다. 내 새끼를 먹여준 가슴, 아이와 최상의 교감을 나누게 해준 가슴.
나의 심장 가장 가까운 곳에서 힘차게 젖을 빨며 생명을 얻어가던 너의 평온한 얼굴을 나는 잊지 못할 거야.
2021.06.16.
찬유 생후 202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