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은 어떤 분야나 자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획은 계획을 세우고 실행 방향을 설정하며, 그 진행 상황을 세심하게 살피는 전반적인 모든 활동을 말한다. 그 범위는 상당히 넓어 특정한 업무로 규정하기가 어렵다.
기획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를 수 있다. 크게 위에서 바라보는 기획과 아래에서 바라보는 기획으로 나눌 수 있다.
무엇이든 맡기는 기획 (위에서 보는 기획)
기획자는 사실 리더의 두뇌와 같은 역할을 한다. 바쁜 리더들은 자신의 고민을 대신 해결해 주거나, 문제나 이슈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해 주기를 바란다. 또한 자신에게 없는 능력을 바탕으로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시해 주기를 원한다. 그래서 기획자를 가까이 두고 함께 일하는 것이다.
리더들은 기획자가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저것 다양한 문제를 제기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원한다. 이전에 지시한 일이 완료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과제가 계속 주어진다. 기획자는 이러한 모든 과제를 받아들이고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이를 통해 최상의 방안을 리더에게 보고하여 의사결정을 돕는다.
일을 재촉하는 기획 (아래에서 보는 기획)
기획자는 일을 재촉하는 사람이 아니다. 다만 리더의 지시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업무의 진행 상황을 점검한다. 기획자는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필요한 부분은 아래로 내려 사실적인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는 조사의 명목으로 현업에 업무를 부탁하는 것이다. 또한 업무의 진척을 관리하며, 기한이 지켜지는지를 확인한다. 이는 기획자가 해당 업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업 부서에서는 기획자를 보고서 작성 및 리더에게 보고하는 역할자로 인식한다. 그러나 문서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리더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문서를 작성하여, 어렵고 복잡한 이슈도 명확하고 간결하게 정리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보고서를 작성해 보면 한 줄도 제대로 쓰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기획자는 수많은 보고서 작성과 리더와의 협업을 통해 조직의 흐름과 리더의 사고방식을 파악하고, 보고의 시기와 방법을 적절히 판단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능력이 없다면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
기획자의 이러한 역할은 아첨이 아니라, 업무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전문적인 스킬이다. 아래에서 보면 아첨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누구나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므로 다른 사람을 비판하거나 비방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맡은 업무에 열심히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다.
기획자는 팔방미인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로부터의 지시와 아래로부터의 불만 사이에서 하루하루 힘겹게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