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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connect Jun 17. 2020

좋은 조직에서 일하니,
저도 더 좋은 사람이 되어가요

#할수있는만큼_천천히 #건강한몸_아름다운마음


 좋은 조직에서 일하니, 저도 더 좋은 사람이 되어가요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홍보 담당자 정수경




정수경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홍보 담당자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살림)의 홍보 담당자 정수경 님에게 일터는 자존감의 원천이다. 좋은 사람들 곁에서 좋은 일을 한다는 자부심이 그녀의 삶을 더 충만하게 하기 때문이다. 두 아이를 낳고 기르며 사회에서 멀어졌던 4년여간 품었던 ‘일하고 싶다’는 막연한 바람은, 살림에 입사해 ‘일을 정말 잘하고 싶다’는 뚜렷한 포부로 진화했다.




수경님은 살림에서 어떤 일을 담당하고 계신가요?


살림에서 일한 지 1년 정도 되었는데요. 처음 포지션은 홍보 담당이었고, 올해부터 살림건강센터 다짐 운영 업무를 추가로 맡게 됐어요. 다짐은 살림의 여러 사업소 중 운동을 하는 센터인데 요즘은 이곳을 운영, 기획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어요.




살림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은평구에 자리한 살림은 여성주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설립된 의료복지협동조합이에요. 지역 주민과 조합원, 의료인이 협동해 의원을 운영하고, 사람 중심의 의료 복지를 이루어가는 곳이죠. 현재 3천여 명의 조합원이 활동하고 있고, 의료건강사업소 ‘살림의원(가정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부인과 등)’과 ‘살림치과’, 운동센터인 ‘살림건강센터 다짐’을 운영하고 있어요.




살림에 취직하기 전에는 육아로 인해 경력 공백이 있었던 걸로 알아요.


2013년쯤 임신을 준비하면서 회사를 그만 뒀어요. 사실 당시에 퇴사 후 잠깐 구직 준비를 했었는데 취업이 어렵더라고요. 기혼자라는 이유만으로 면접에 가면 다들 제 임신 걱정을 하시는 거예요(웃음). “임신하면 일 그만두실 거 아니에요?”라는 질문을 숱하게 받으면서 좀 위축되었던 것 같아요. 결국 일을 쉴 수밖에 없었고 2014년에 첫 아이가, 3년 뒤 둘째 아이가 태어나며 그동안 쭉 육아를 하면서 지냈어요.




결혼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


경력이 길진 않아요. 처음에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관광마케팅이라는 제3섹터 회사에 1년 정도 다니며 사업기획을 담당했어요. 이후에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매거진 만드는 스타트업에서 짧게 근무했고, 폐기물 처리 회사의 기획팀 사원으로 2년 정도 일하고 퇴사를 했죠. 출산 후에는 어머니가 운영하시는 보험대리점에서 문서작업을 도우며 파트타임으로 일하기도 했어요.




본격적으로 일을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나요?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한 번도 놓지 않았어요. 그래서 임신 전에는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첫째를 낳은 후에는 컴퓨터 활용능력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정확한 목표는 없었지만 언젠가 일을 할 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때까지는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은 있어도, 좀 막연한 상태였는데 둘째를 낳고 육아 기간이 길어지면서 반복되는 일상이 버거웠어요. 육아에서 잠시 벗어나 내 지갑에 돈이 들어오는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죠.




그럼 구직 준비를 하면서 위커넥트를 알게 된 건가요?


맞아요. 둘째가 돌 지났을 무렵부터 조금씩 취업 준비를 했는데, 소셜 벤처를 지원하는 일을 하는 지인이 위커넥트를 알려줬어요. 그때부터 반 년정도는 구직 활동을 했던 것 같아요.




오랜만에 하는 구직활동이었을 텐데, 그 시간이 어땠나요?


제일 힘들었던 건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는 거였어요. 나아가 뭘 할 수 있는지조차 모르겠더라고요. 한 번은 면접을 보러 갔는데, 제 생각을 이야기하기가 너무 어려운 거예요. 종일 아이와 있다 보면 대화의 주제가 무척 한정적이잖아요. 사람들과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눌 때는 몰랐는데, 사회적으로 누군가를 만나서 색다른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게 힘들더라고요. 저도 제 자신에게 놀랐죠. ‘내가 이렇게 말을 못하는 사람이었나?’ ‘왜 이렇게 생각 정리가 안 되지?’라는 자괴감이 들면서 한동안 취업에 자신이 없었어요.




많이 힘들었겠네요. 그 시기를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같은 시기에 남편은 헤드헌터에게 계속 연락이 오는 거예요. 반면 저는 면접에서 계속 떨어졌고요. 여러 회사에서 오퍼를 받고 어디로 갈지 고르는 남편을 지켜보면서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어요. 그게 반복되니 남편이 더 좋은 회사에 가는 건 분명 나에게도 기쁜 일인데, 진심으로 축하하지 못하겠더라고요. 계속 이렇게 지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남편에게 솔직히 털어놨어요. 나는 번번이 실패하는데, 당신은 계속 성장하는 걸 보면 자존감이 떨어지고 자꾸 샘이 난다고요. 그랬더니 남편이 본인도 몇 년간의 공백이 있었다면 똑같았을 거라고 응원을 많이 해줬어요. 그 후로 제 훌륭한 점을 자꾸 이야기하고 우쭈쭈 해주더라고요(웃음). 힘든 마음을 털어 놓은 게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그래도 덕분에 살림을 만나게 되었잖아요!


맞아요. 저는 은평구에 쭉 살았는데, 이전까지는 살림의 존재를 몰랐어요. 그러다 위커넥트의 소개로 입사지원을 했는데, 회사의 비전과 추구하는 가치가 너무 마음에 들더라고요. 한 번도 접해보지 못했던 종류의 조직이라 매력적이었어요.










오랜만에 다시 일을 시작한 소감이 어땠나요?


입사 첫 날, 둘째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왔어요. 아이가 세 번 토를 했는데 아무래도 데리고 가셔야 될 거 같다고요. 그날 알았죠. ‘아 워킹맘 장난 아니구나.(웃음)’ 저는 다행히 엄마가 가까이 살고 계시고, 하원을 도와주셔서 무사히 넘어갔는데, ‘만약 일반 기업을 다니고 있고 어느 하나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는 상태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내가 계속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게다가 입사 첫 날이었잖아요. 입사하자마자 아이가 아파서 일찍 가야한다는 직원을 이해해주는 회사가 있을지, 설사 이해해준다 하더라도 당사자가 “감사합니다” 하고 계속 일을 지속할 수 있을지, 아무리 생각해도 답답하더라고요.




마음이 복잡한 하루였겠네요. 그 이후로는 잘 적응하셨어요?


홍보 담당이다 보니 홍보물 작업을 해야 하는데 제가 디자인 툴을 다룰 줄 몰랐거든요. 회사의 배려로 근무 시간에 학원을 다니면서 일러스트와 포토샵을 배워 업무를 잘 해내려고 노력했어요. 또, 살림은 협동조합이기 때문에 저녁이나 주말에 조합원과 함께하는 행사가 많은데요. 최대한 행사에 많이 참여해 일을 빨리 배우고 싶은데 아이를 보느라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마음의 부담이 좀 있었어요. 그래서 한동안 힘들었지만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고 마음을 돌리니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주변에서도 무리하지 말라고 격려해 주셔서 다행히 잘 적응할 수 있었어요.




살림도 근무 조건이 유연한 편인가요?


조합 사업부는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이 기본이에요. 그런데 저는 아이를 등원시켜야 해서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로 업무 시간을 조정했고요. 금요일 오후는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요.




협동조합에서 일해보니 어떤가요?


모든 협동조합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살림은 일하는 척하는 사람이 없어요. 직원뿐 아니라 임원, 조합원들도 살림의 일에 정말 적극적으로 참여하시거든요. 그게 참 인상적이고 신기해요.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도 너무 좋고요. 또 살림은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의료 및 협동조합에 대한 교육이 자주 열리는데 너무 재밌고, 새로운 걸 하나씩 알아가는 게 뿌듯하더라고요.




그동안 받았던 교육들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살림에서는 매달 신입조합원들을 환영하는 ‘살림파티’를 열어요. 살림이 어떤 조직인지 소개해드리고, 조합원들끼리 더 돈독해질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자리인데요. 제가 처음 입사해 참석한 교육이 이 파티였어요. 그때 들었던 문구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여성주의만으로 좋은 세상을 만들 수는 없지만, 여성주의 없이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없다.” 살림의 가치관이 단 번에 이해되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고, 정확히 뭐라 표현할 순 없지만 나랑 정말 잘 맞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앞서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가 너무 좋다고 하셨는데요. 살림의 조직문화가 어떨지 궁금해요.

살림은 정말 훌륭해요. 아무리 생각해도 나쁜 점이 없어요. 본인과 다른 의견을 냈다고 해서 부정적으로 이야기하거나 비난하는 사람이 전혀 없고요. 회의를 굉장히 많이 해요. 그런데 형식적인 회의가 아니라, 누구의 의견도 소홀히 여기지 않기 위해서 하는 회의가 많아요. 굉장한 조직이죠? 너무 신기해요.




조직문화도 신기하지만, 누구 하나도 불만을 갖지 않고 기꺼이 동참한다는 게 인상적이네요.


모두 “이래야 살림 답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저희는 1년에 한 번씩 정기대의원총회를 하는데, 총회준비위원회에서 2020년 슬로건을 정하는 일이 있었어요. 3개 정도 안이 나왔고,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다수결로 1안이 채택되었거든요. 그렇게 회의를 마무리 하고 잠깐 쉬었는데, 쉬는 시간이 끝나고 한 이사님께서 “이건 살림답지 않다”면서 다시 의견을 맞추자고 하시는 거예요.(웃음) 1안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그렇다고 2,3안을 지지하는 사람이 없었던 건 아니니까요. 결국 한참의 토론 끝에 모두가 동의하는 슬로건을 만든 일이 있어요. 그걸 보고 또 감명 받았죠. 제가 이런 조직에 속해있다는 게 진짜 좋고, 저절로 자존감이 높아지는 거 같아요.




과연 어떤 슬로건으로 정해졌을지 너무 궁금한데요.


‘원칙과 약속이 살아있는 살림, 조합원의 힘으로 돌봄의 거점을 만드는 2020년!’ 입니다.(웃음)




살림에서는 트렌스젠더나 성폭력 피해 여성 등에 대한 진료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아요.


맞아요. 살림은 일상에 젠더 의식이 녹아 있어요. 초진문진표가 성인, TG(트렌스젠더), 소아로 나뉘어져 있고, 여성전용화장실과 함께 공용·가족 화장실도 만들었거든요. 트렌스젠더 등 성소수자의 경우, 일반 병원에서는 진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멀리서 부인과 진료를 받으러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정말 멋있는 조직이네요. 수경님도 살림에서 일하면서 건강, 의료 부분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저희 의원은 기본적으로 주치의 제도를 지향해요. 조합원으로 가입해서 의원을 다니면, 내 건강상태를 알고 있는 주치의를 갖게 되는 거죠. 몸이 좀 안 좋지만 ‘병원에 갈 정도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잖아요. 살림에서는 그런 날에도 언제든 편하게 상담을 받을 수 있어요. 또 조합원들의 경제적 참여로, 출자금을 모아 빚없는 개원을 한 덕분에 약물 남용이나 과잉 진료에 대한 의심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더라고요.

살림에서는 왕진도 하거든요. 중증 환자나 움직이기 힘들어 병원을 찾을 수 없는 분들에게 의사가 직접 찾아가 진료하는 거예요. 왕진은 의료시스템에 의지해 목숨을 연명하는 게 아니라, 집에서 자연스럽게 생을 마감하고 싶은 어르신들을 위한 제도이기도 해요. 그런데 이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수가도 낮고, 품도 굉장히 많이 드니까요. 하지만 그런 제도가 없다면 중증 환자는 진료를 받기가 너무 힘들고, 어르신들도 원하시는 대로 집에서 삶의 마지막을 맞이할 수가 없어요.이것만 봐도 살림은 당장의 편의나 이익보다 환자의 바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죠. 무언가 잘못된 것 같지만, 어떻게 바꿔야 할지 몰라서 그냥 당연한 듯 적응하고 살아가는 것들이 있잖아요. 살림에서는 그러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개선하려고 노력해요. 일하면서 그러한 태도를 많이 배우고 있어요.



살림에서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업무가 있나요?


제가 올해 1월부터 ‘살림건강센터 다짐’의 운영을 맡게 됐어요. 새로운 업무를 맡아 호기롭게 한 달을 운영했는데, 코로나19가 터진 거예요. 결국 개관 이래 처음으로 휴관할 수밖에 없었는데, 휴관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사실 저는 코로나19가 심각해지려는 시점부터 휴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거든요. 그런데 경영진은 휴관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왜 그럴까 궁금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프리랜서 강사님들의 수입을 걱정했던 거였어요. 그때 좀 깜짝 놀랐죠. 전 거기까지 내다보지 못하거든요. 추후에 강사님들과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오히려 강사님들은 ‘내가 걸렸을 지도 모르는데 괜히 수업을 하다가 회원님들께 피해를 주면 어떡하냐’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아니, 살림은 강사님들까지 너무 훌륭하지 않나요?(웃음)

결국 어쩔 수 없이 3주간 휴관했는데, 재개관 전 주에 정부에서 고강력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실내체육시설의 휴관을 권고한다는 방침이 내려온 거예요. 그날이 토요일이었는데, 제가 시가에 가 있었거든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라서 다른 직원분들께 휴관 연장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씀드렸는데, 정부 보도자료를 샅샅이 살펴보고 가이드라인에 맞춰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고민해보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지침을 살펴보니 조금만 신경쓰면 충분히 개관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결국 급히 시가에서 올라와 주말동안 운영지침 확인하고, 강사님들과 추가되는 내용을 조율해 무사히 개관했죠. 이 과정을 겪으면서 ‘일은 이렇게 해야 하는 구나’를 많이 느꼈어요. 처음엔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코로나19가 저를 성장시킬 수 있는 너무 좋은 기회였던 셈이에요.(웃음)





일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세요?


살림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전부 제가 여태껏 만나본 적 없는 너무 좋은 사람들인 거예요. 저는 지금까지 ‘나 정도면 괜찮은 사람이지’라고 생각하며 살았거든요. 그런데 살림에 와서 그게 아니었다는 걸 알고 약간 자존감이 떨어졌어요. 같이 있으면 ‘아니 뭐 이런 사람들이 다 있지?’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나도 참 착하게 살았는데, 이 사람들은 인간계가 아닌 느낌?(웃음) 지금은 이 조직의 일원이라는 게 마냥 뿌듯하고 좋은데요. 입사 초반에는 내가 괜히 작아보이고,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내가 여기 어울리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와, 너무 의외의 어려움이라 충격 받았어요.(웃음)


조합원 가입하실래요?(웃음) 살림파티 한 번 와보시면 무슨 뜻인지 아실 거예요.




일과 육아의 양립을 위한 수경님만의 스킬이 있을까요?


주변에 도움을 많이 요청해요. 나중에 내가 도와줄 일이 있으면 돕겠다는 마음으로요. 너무 협동조합스러운가요?(웃음) 사실 육아는 혼자서 해내기가 너무 어려워요. 비빌 데가 있으면 충분히 비비고, 비빌 데가 없는 사람에게는 내가 언덕이 되어주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힘들면 솔직하게 말하고, 도와달라고 당당히 말하는 편이에요. 혼자 다 잘하려는 마음이 워킹맘을 더 힘들게 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해요.


담당하고 있는 살림건강센터 다짐을 잘 운영하고 싶고요. 올해 리더십 교육을 받고 있거든요. 그 교육을 통해 제 강점을 파악해서, 좀더 발전시키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또, 저는 일만 열심히 하는 걸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일단 가정이 평안해야 일에 더 집중할 수 있잖아요. 일과 가정의 밸런스를 맞춰가며 지내고 싶어요. 남편, 아이들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면서 일도 잘 해내는 게 목표예요.




인터뷰를 보고 협동조합에 취직하고 싶어지는 분이 많을 것 같아요. 이분들을 위한 조언을 해주세요.


협동조합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나의 가치관이 맞아야 행복하게 일할 수 있을 거예요. 저는 살림의 가치관에 공감하고, 그 방향이 옳다고 생각해서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대한 사명감이 있거든요. 일을 할수록 보람도 느끼고요. 협동조합은 비교적 보수가 낮을 수도 있고, 동료들과 가까이 부딪히며 일하기 때문에 가치관이 맞지 않는 상황에서 오로지 직업으로만 함께하시긴 힘든 점이 많을 거예요. 그러니 먼저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삶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아보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아요.




줄곧 집에 있던 엄마가 일을 시작했는데, 아이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저희 아이들은 편하게 살림 사업소에 들르고, 조합원 활동에도 함께 참여해요. 그래서 무척 친근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엄마가 일하는 데가 여기구나’라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더라고요. 그런데 첫째가 아침에 헤어지는 걸 좀 힘들어 해요. 특히 요즘 등원 거부가 있어서 걱정스러웠는데 그 이유를 얼마 전에 알았어요. 퇴근하고 왔더니 “엄마 나 사실 어린이집 가기 싫은 게 아니라, 엄마랑 좀 더 같이 있고 싶어서 그랬어”라고 하더라고요. 너무 뭉클하고 마음이 짠했어요.




그래도 일하는 게 좋으시죠?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죠.(웃음) 너무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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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영
다양한 매체에서 글이 중심이 된 콘텐츠를 제작했다. 독립잡지 <나이이즘>의 에디터로 참여했고, <채널예스> 객원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일하는 여성의 삶에 관심이 많은 워킹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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