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졸업하고 회사를 들어가면 부자가 될 줄 알았다.
꼭 월급을 벌어서가 아니라 왠지 회사에 가면 다들 주식 투자도 하고 서로서로 정보도 알려주고 그렇게 부자가 된다고 생각했다.
뉴스에서 말하는
월급을 10년 모아야 집을 사네, 15년을 모아야 집을 사네 이런건
다른 동네 이야기 인줄 알았다.
왜냐면 내가 들어간 회사는 국내 1위의 회사였고, 연봉과 보너스가 탄탄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그 당시에는 정말 받은 모든 돈을 숨만 쉬며 모으면… 그러니깐 하나도 안쓰고 모으면 10년을 모으면 서울에 아파트 하나는 장만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니 대학원 생활을 마치고 회사에 들어간 나에게 매달 들어오는 월급과 야근비, 그리고 한번씩 주는 상여금은 이미 월급의 노예로 빠지기에 충분하였다.
막상 회사에 오니 생각보다 주식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적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누가 신입 사원을 앉혀놓고 주식 이야기며 부동산 이야기를 해주겠는가…
그렇게 이야기 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그게 이상하다는 걸 투자를 하고 나서 알았다.
어찌 되었든 주식 계좌를 열고 예약 매매를 통해서 첫 주식을 매수해 보았다.
왜 그 주식을 매수했는지 모르겠다. STX 팬오션… 이 주식은 특이하게 1주씩 매수가 안되고 10주씩 매수가 되는 주식이었다.
첫 주식 투자 후에 이미 난 주식 투자의 고수가 된 기분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아…실시간으로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다면 내가 다 버는 건데…’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없었다. (그리 오래된 일도 아닌데 스마트폰이 없었다고 쓰고보니 굉장히 어색하다) 아무튼 그러던 중에 피처폰으로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는 법을 알았다.
피처폰으로도 키움 증권에 접속이 가능하고 저렴한 거래 수수료로 투자를 할 수 있었다.
그 뒤로는 주로 화장실에 가서 투자를 이어갔다.
결과는???
공부가 없는 주식 투자, 조급한 주식 투자에 무슨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으랴…
주식 장이 끝나면 허탈했고 유럽 장 시작에 기대를 걸고 미국 시장을 보며 잤다.
차라리 주식 공부를 했으면 좋으려만 주식 게시판에 들어가서 거기에 있는 글들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가즈아를 외치며 희망회로만 돌리는 나날을 반복했다.
결국 공부 없던 주식은 큰 성과를 내지 못했고, 결혼을 하면서 길고 길엇던 주식 투자를 정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