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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비된 여행 Jul 19. 2018

준비된 여행의 호주에서 잠깐 살아보기 IV

페리 타고 왓슨스 베이와  맨리 비치 가보기

시드니에서 대중교통을 가장 싸게 이용하는 방법은 일요일에 여행을 다니는 것이다. 페리를 포함하여 하루 이용하는 모든 대중교통 요금이 2.7 호주달러를 넘지 않기 때문이다. (쾌속 페리를 이용하면 별도 요금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대신 현지에서 쓰이는 Opal카드를 사서 충전해야 한다. 보증금도 없고, 선불제이기 때문에 편리하다.


일요일에 시내 중심의 Circular Quay에서 페리를 타고 서핑하기에 적합하다는 Manly Beach와 해안 절벽이 아름다운 Watsons Bay에 다녀왔다. 가고 오는 길에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나 시드니 도심의 경치를 즐길 수도 있으니, 시드니에선 페리를 타보는 것이 좋은 관광이 된다. 시드니가 세계 3대 미항중 하나라는 것을 배를 타면 실감할 수 있다.  

사실 일요일의 페리는 관광객만 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영어를 쓰지 않는 외국인이 많아 보였다. 특히 대가족 단위의 인도인이 많았다. 요즘 영어권 국가 어디나 인도 출신의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것 같다. IT의 강국인 인도는 세계의 IT인력 시장에 엄청난 인력을 공급하고 있다. 특유의 억양으로 조금은 어색하게 들리는 영어지만, 그들이 영어를 쓸 수 있다는 것은 취업에 큰 장점이 되고 있다. 주변에 수많은 인도인들에 포위되어 페리를 타고 왓슨스 베이를 향했다.

왓슨스 베이는 Doyles라는 오래된 식당에서 피시 앤 칩스를 먹는 것이 일종의 관광 상품이 된 것 같다. 피시 앤 칩스는 영국의 음식인데 영국인의 식민지로 시작된 오늘날의 호주를 생각하면 영국의 영향이 곳곳에 남아있다. 하지만 이젠 수많은 아시아 이민으로 호주만의 다국적 복합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내 어느 거리를 조금만 걸어도 들리는 한국어과 중국어이다.


부두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도일 식당엔 수많은 인파가 똑같은 음식을 먹고 있다.
 펠리컨들이 식당 주변에서 뭔가를 얻어 얻으려는 듯 기다리고 있다. 펠리컨, 코카투, 갈매기 등은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물들이다.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다가온다. 호주에 사는 동물들이 다른 대륙과 다르기도 하지만, 대체로 온순한 편이라고 한다. 생긴 것도 귀여운 동물들이 많다.


약 30분 정도만 올라가면 왓슨스 베이 전망대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여기선 대부분 중국 관광객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몇 군데 경치를 조망하는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다. 오랜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진 가파른 절벽들이 오늘도 파도와 바람에 부딪치며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내고 있다. 현지에선 빠삐용 절벽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영화 빠삐용을 직접 촬영한 곳은 아니지만, 해안절벽이 영화에 나오는 절벽과 유사한 모습이라고 한다. 시드니의 날씨는 정말 좋다. 쾌청하게 맑은 날이 몇 날 며칠 이어진다. 비가 내린 날이 거의 한 달 동안 이틀에 불과했다. 그것도 밤과 새벽에 비가 내렸다. 깨끗한 공기와 맑은 날씨는 사람들을 밝게 하는 것 같다. 한여름에 40도가 넘는 더위를 뺀다면, 사람이 살기에 좋은 날씨와 환경을 가진 곳이 시드니란 생각이 든다.

왓슨스 베이가 눈으로 경치를 감사하는 곳이라면, 몸으로 바다를 체험하는 비치가 시드니 주변에 많다. 시드니에선 가장 유명한 곳이 맨리 비치와 본다이 비치이다. 특히 맨리 비치는 파도가 높아 서핑족이 즐겨 찾는 곳이라고 했다. 내가 간 날도 제법 쌀쌀한 겨울 날씨였지만, 서핑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넓게 펼쳐진 백사장과 높은 파도가 있다. 시드니 사람들이 최고로 사랑하는 비치라는 설명이 맞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두에서 비치로 보행자 전용 대로엔 고풍스러운 건물의 상점들로 가득 차 있다.

 

 겨울에도 북적거리는 이곳이 한 여름엔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았다. 역시 알려진 좋은 곳은 어디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래서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을 찾아 자신만의 여유로움을 즐기는 것도 여행의 큰 즐거움일지도 모른다.  시드니는 첫 번째 방문이라 다음번에 오면 알려지지 않은 곳도 한 번 다녀보리라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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