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을 진행하기 위해, 인터뷰이를 리드하기 위해, 삶을 주도하기 위해
가벼운 발걸음으로, 무거운 부담감을 떨쳐내며 맑은 하늘 아래 카페가 가득한 공원길을 걸었다.
비가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와 달리,
통유리가 멋진 건물에서, 그리고 야외에서 이어질 촬영을 축복이라도 해주듯 파아란 하늘이 눈부셨다.
준비는 모두 끝났다.
내가 아는만큼 즐기는만큼 담백하게 얘기하고,
한번의 촬영 경험에서 얻은 소중한 교훈들을 기억하며 촬영하면 분명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겨우 두번째 촬영이다. 아직 시작점 아닌가?
쌓아둔 것도 없는데 웅크려서 수비하지말자. 적극적으로, 내가 가진 무기를 총 동원해보자.
매번 마주하는 촬영 기회를
성장과 승리의 기회로 만드는 건
오직 나의 적극성, 그 하나뿐이다!
현장 분위기 장악(촬영 스탭, 인터뷰이, 직원 등)
기업 인터뷰에 내 삶을 담을것(공부와는 다른 차원)
대본엔 없는 흐름 창출(참신한 질문, 유머 등)
오늘의 촬영을 준비하면서 느낀 것들
“마지막 기회”를 만들자던 다짐의 과정은 아래에
https://brunch.co.kr/@alexkidd/145
성공을 위한 마음을 굳게 다지면서 현장에 도착, 미팅 때 만난 직원분들 및 촬영 스탭들과 인사를 나눴다.
감독님들과도 친해지려고 농담도 건내고,
촬영에 협조해주시는 직원분들께도 촬영 컨셉과 방향에 대해 말씀드렸다.
대본은 어차피 형식적이니 의식 안하셔도 된다
편안하게 여러가지 질문 드리면 답해주시고,
편집으로 정리할 수 있으니 걱정마셔라
저도 똑같은 일반 직장인이다. 부담갖지 마셔라.
그렇게 얼굴을 익히고 분위기를 나눈 다음,
아무도 없는 지하 공간으로 잠시 혼자 이동했다.
남들을 안심시키면서 내심 나도 부담이 있겠지.
나의 이 솔직한 감정, 마음 상태를 무시하고 촬영에 임하는 것 또한 그저 거짓 최면에 불과하겠지.
촬영 시작 전,
나만을 위한 의식이 필요하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한 씬이 있다.
예전 예능에서 나왔던, 중요한 기회를 걸고 도전에 임하는 예능인의 독백이 떠올랐다.
그래. 그거다. 웃어넘겼던 그 장면이 크게 와닿았다.
가장 중요한 순간의 그 독백을, 지금의 나에게 건내자.
굉장히 중요한 기회지? 두번은 오지 않는 기회다.
이 기회를 잘 살려야겠지? 마지막이 될 수 있으니까.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지? 다들 나만 바라보고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겠지? 즐겁게 해내야겠지.
하자. 이 기회를 내 능력으로 살려보자.
떨림을 설렘으로 바꿔보자. 오랜 시간
기다려온 순간을, 누구보다 즐겨보자. 가자!
마음의 준비를 끝냈다. 자신감이 생겼다. 못하지 않을거라는 자신감이.
솟구치는 의욕과 힘을 가지고 촬영을 위해 1층으로 힘차게 달려 올라갔다.
억지로 웃기거나, 모르는 회사의 어떤 것에 대해 아는척하는 자세를 철저히 버렸다.
그렇게 생각하니 이어진 촬영의 텐션은 매우 순조로웠다.
억지텐션, 이른바 "억텐"을 자아낼 필요가 없을만큼.
뭐랄까.
내 관심분야와 브랜드를 나보다 훨씬 잘 아는 사람들에게
내가 좋아했던,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 나만의 언어로 굉장히 편하게 대화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다른 업종의 나와 그들이 "업무로 만났지만"
"공통의 업무를, 취미를, 고민을 즐겁게 공감"하는 듯한 그런 텐션이 촬영 내내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준비해간 농담도,
현장에서 인터뷰 중 얻어낸 도구도 잘 살려낸 애드립도 편안하게 구사할 수 있었고,
감사하게도 그것들을 대부분 최종 영상에 담길 수 있었다.
생각해보라
제법 달변가인 내가,
어릴때부터 쭉 쌓아온 커피에 대한 경험과
10년 째 애정하는 브랜드에 대하여
나의 삶에서 우러난 대화를 하는데, 그 흐름이 얼마나 자연스러울지!
경험에 근거한 든든한 자신감이 생겼다.
나에게서부터 비롯되는, 깊은 자신감이.
나는 아마추어다. 잘 살릴 수 있는 분야가 좁다.
그러나, 그 분야를 맡으면 해볼만 하겠다.
오늘의 브랜드는 완벽한 내 분야다!
평소에 해당 브랜드의 팬으로서, 대표님이 우리 나라 (그리고 해외 커피 농가의 )커피 산업에 대해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그리고 이 브랜드가 견인하는 커피 문화와 퀄리티의 압도적인 힘을 흠모하고 있었다.
그런 내가 직접 대표님과 인터뷰, 그리고 면접 씬을 찍을 수 있었던 점은 그저 영광이고 기쁨이었다.
진행자로서 : 잘 알려진 회사의 대표이사 직접 등판은 '투 샷' 자체로 경험과 레퍼런스 제공
콘텐츠 담당자로서 : 구독자, 업계 종사자와 기업, 우리 채널이 갖는 긍정적인 포지셔닝 제공
브랜드 팬으로서 : 쉽게 얻을 수 없는 직접 대화의 기회(동시에 나같은 팬들에게 간접 체험 제공)
촬영을 두번 진행하면서, 정말 감사 했던 부분은
첫 번째 촬영, 두번째 촬영 모두 브랜드 대표님들께서 직접 출연해주신 부분이다.
대표님들께서 출연해주시고 오히려 얼어있던
나보다 더 재치있는 말씀을 많이 주셨다는 점.
기업의 대표가 앞장서서 출연을 해주시니,
촬영 분위기도 이를 대하는 직원들도,
또 우리 콘텐츠의 강점도 두드러질 수 있는 부분.
그렇게 하루의 촬영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
여러가지 생각과 감정이 많이 들었다.
대학생 때도 직장인이 되서도 술보다 커피를 좋아했다.
남들처럼 술집에 가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기보단,
혼자 책을 읽으며 조용한 카페에 가길 선호했다.
시끌벅적하거나 화려한 곳보다,
다소 조용하고 ‘보통 남자 답지 않은’ 취향을 가진
나를 늘 “허세남”이라고 부르던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런 나의 역사와 성향이 있었기에, 오늘 촬영이 성사될 수 있었고, 누구보다 적임자가 되어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는, 과거의 내가 지금을 만들었다는 큰 위로
결국 내 삶에 대한 선택이 옳았다는,
놀림을 당하면서도 지켜낸 내 시간들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는 위로가 들었다
누구도 줄 수 없는 성취감을,
스스로 감싸 안으며 다음 촬영을, 섭외를 위해
귀한 레슨들을 안고 또 새로운 도전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