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승은/ 출판사 어크로스
* 어크로스 출판사로부터 사전서평단 지원을 받고 작성한 글입니다.
솔직한 글을 쓰는 게 제일 어렵다. 하다못해 옷장 깊숙히 숨겨두는 일기장 글도 엄마가 읽을까 싶어 한 겹 포장을 더한다. SNS에 쓰는 글은 오죽할까. 포장에 리본도 달아서 읽고 또 읽은 후에야 올릴 수 있다. 좋아요 수는 많을지라도 씁쓸하다. 진짜 나를 보이는 일이 이렇게 어렵다.
작가의 이전 책 '당신이 불편하면 좋겠습니다'를 한장한장 아껴가며 읽었던 기억이 있다. 홍승은 작가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는 솔직해서다. 작가는 어떨지 모르겠다. 나는 깜짝깜짝 놀란다. 작가의 경험 속에 내 이야기가 있고, 그건 남에게 어떻게 보일지 몰라 주저하던 경험이기도 했다. 자기를 드러낸다. 예뻐 보이기 위해 노력하거나 마냥 울지 않는다.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삶과 글이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업 글쟁이가 아닌 나에게 '내'가 빠진 글은 공허하다. 왜 쓰는지는 왜 읽는지와 연결된다. 정보를 얻는 것 보다 나에 대해 깊이 파고들기 위해서 읽는다. 쓰기도 마찬가지다. 작가의 이전 책을 보면서 '글을 쓰면서 날 보살필 수 있구나. 조금만 용기를 내면 더 나은 삶을 글이 가져다줄 수 있겠구나'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이번 책은 그 방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고전적인 말이지만 독서가 작가와의 대화라면, 이 책은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전한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디테일한 방법론에 관한 파트다. '자기만의 방 찾기:SNS 글쓰기' 파트를 읽고 블로그를 열었다. 나와 잘 맞는 방을 찾는 것부터 시작하자. 작가의 경험 섞인 조언이 굉장히 큰 도움이 됐다. 밤새 블로그 상단 배너를 만들었으니 이제 다음 단계는 주어에 힘을 빼고 규칙적으로 써보는 일이다. 차근차근 알려준다. 홍승은 작가가 걸어간 길 그대로 따라가보면 나도 쓰고 나누고 감응할 수 있지 않을까 쓰는 일이 바꿔줄 나의 일상이 기대돼 책을 읽으면서 흥분됐다.
다 읽은 책은 엄마에게 갔다. 엄마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피아노 치는 대학친구가 부러웠다고도 했다. 엄마가 내가 쓰다만 다이어리에 시를 필사하고 장보기 목록을 적어놓은 걸 본 적이 있다. 나는 엄마도 무언갈 썼으면 좋겠다. 엄마와 같이 앉아서 15분 글쓰기 모임하기. 올해 버킷리스트에 추가다.
덧. 가제본과 함께 온 출판사의 편지가 어찌나 정성스럽던지. 버리지 않고 책 사이에 끼워뒀다. 그동안의 사전서평단 경험 속에 없던 일이다. 출판사가 왜 이 책을 냈는지, 몇 명 중에 몇 명을 왜 선정했는지 자세히 적혀 있었다. 정말 이 책을 잘 부탁한다는 출판사의 애정이 함께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