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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땅콩쉐이크 Sep 12. 2022

[10분 생각 하나] 유지비

 선물 받는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없어지지 않는 물건이면 더욱 그렇다. 물건은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비용이 든다고 생각해서 그렇다. 그래서 선물을 할 일이 있으면 가능하면 먹거나 써서 없앨 수 있는 걸 하려고 한다. 나도 그런 걸 받는 게 차라리 낫다.


 선물뿐만이 아니다. 될 수 있으면 필요 없는 물건을 집에 들이지 않으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필요한 물건은 평소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물건이다. 물건을 보니 필요할 것 같은 건 가짜 필요다. 괜히 물건을 사면 주는 사은품들이나 서비스로 받는 그릇 같은 것들, 하다못해 일회용 숟가락 같은 것들도 반갑지 않다.


 공짜는 공짜가 아니다. 물건은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비용이 든다. 정리에는 시간이 들고, 보관에는 공간을 소비한다. 관리하느라 내 시간을 쓰게 되는 경우도 있고, 어떨 땐 내 마음에 드는 좋은 물건을 구입해서 쓸 기회를 없애기도 한다 (예를 들면 우리 집 찬장에 쌓여있는 텀블러들이 그렇다. 내 마음에 드는 제품을 사고 싶은데, 여기저기서 받은 텀블러가 이미 너무 많아 새로 사기가 좀 아깝다). 중고장터에 내다 판다고 해도 그렇다. 돈을 조금 벌 수는 있겠지만, 거기에 소모되는 시간도, 사람과 엮여야 하는 것도 비용이다. 이런 걸 다 떠나서 물건이 늘어나면 신경 쓸 것이 늘어난다. 비용이다.


 그래서 미니멀한 생활을 하기가 쉽지 않다. 내가 산 것도 아닌데 집안에 물건이 하나둘 늘어나기만 한다. 지금 상태를 유지하려고만 해도 신경 써서 물건을 버려내야 한다. 버려냄을 소비해야 하는 상황이 아이러니다.


시간을 10분으로 제한하고 생각을 써봅니다. 퇴고도 없고, 미리 정해둔 주제도 없습니다. 그날그날 생각나는 주제로 생각나는 순서대로 정제되지 않은 포스트를 올려볼까 합니다. 10분 땡 하면 쓰다 만 글이더라도 마감을 합니다. 목표는 매일인데, 일주일에 한 번쯤 쓰면 다행입니다. 머릿속의 구상이 구체화되는 게 너무 느린 것 같아 해 보는 연습입니다. 1년쯤 지나 그동안 썼던 글들을 보면 점점 나아지는 모습이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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