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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로돕기 Jul 10. 2016

아~ 하기 싫다!

무기력증에 대한 나름대로의 변론...

비가 많이 내렸다.

꼭 그래서는 아니지만 몸도 마음도 쳐지고 무기력한 내 모습을 본다.

촘촘하게 짜여진 시간표에서 벗어나 주어진 일을 여유있게 처리해도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껏 헤이해진 게 가장 큰 원인인 듯 하다.


슬럼프라고도 볼 수 있는 무기력증은 한 사람이 가장 내적으로 갈구하는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무력히 누워있고 싶고, 배가 부른데도 더 먹고싶다. 머릿 속에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들지만 실천이 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나에게 무기력이나 게으름은 왜인지 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끊임없이 생산해야 한다는 나름의 강박인가? 아니면 해야 할 일이 있음에도 널부러져 있다는 직무유기의 죄인가?


아~ 하기 싫다! 라고 당당히 외치지도 못하고 그저 도피하고 있는 꼴이라니.

그래서 괜히 무기력에 걸린 모습의 순기능을 찾아볼까 싶었다.



1. 강제적 쉼을 부여한다.

 

매일매일이 내 성장의 발판이 되면 참으로 이상적이겠으나 무기력함은 실패처럼 여겨져 나를 좌절시킨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한 달만 지나도, 내가 보내는 이 24시간의 삶의 공간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잊혀질 것이다. 정당방위라기보다,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처럼 이왕 무기력해져 쉬어야 할 때! 맘도 편히 쉬자. 나는 성장보단 낭만을 찾겠다. 지금 이 순간을 좀 더 편안히 즐기고 생활하고 싶다.



2. 평소 발견하지 못했던 것(사물, 생각, 사건 등)에 대한 재발견이 이루어진다.


쉼을 갖다보면,  열심히 달리던 길에선 보이지 않던 꽃과 나무들이 보이기 마련이다. 꽃의 아름다움과 생김을 자세히 살피고 사진도 찍어보고 누워도 보는 것이 당연한 이치 아니겠나? 앞서 말한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는 여기에서 힘이 생기는 듯 하다. 내가 글을 쓰는 목적도 바쁜 일상 중에도 강제적인 쉼을 통해 평소 보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 살피려는 마음에서다. 쉼을 갖자.

 


3. 특히 '나'에 대한 재평가(라기엔 혹평)가 이루어진다.


3번은 마냥 긍정적이라 보긴 어려울 수 있지만. 나름대로 본인 마음의 동기부여를 다시 할 수 있다는 수준에서 순기능적이라 생각한다. 첫째로는 무기력에 빠진 내 모습에 스스로 좌절하고 비판한다. 둘째로는 비판에 대한 자기방어를 하며 스스로 이 시간이 필요한 시간이라 정당화시킨다. 정당화시키며 회복을 위해 내가 어떤 맥락 속에서 이런 무기력을 느끼는지를 고민한다. 다시금 삶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자세로 되돌아온다.




아 ~~~ 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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