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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디론가 Apr 10. 2017

18. 불변의 법칙

"우리 회사에서는 나만 빼고 다 이상해"

우리 회사에서는 나만 빼고 다 이상해!


회사라는 사회적인 공간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기 전, 가까운 지인에게, 친척 언니 오빠들에게 들었을 때는 코웃음을 쳤다. 마치 짠 듯이 하나같이 다 똑같은 말들이기도 했고, 왜 항상 말하는 본인들만 정상인지.


'우리 회사에서는 정말 A대리도 이상하고, B과장은 더 이상해.' 

'A 동료는 일을 못하고, B는 일은 잘하는데 싸가지가 정말 없어'


'다들 정말 웃기는 사람들이다'라고 생각만 했는데 나중에 회사를 다닌 지 딱 6개월이 지나던 어느 날, 정말 똑같은 얘기를 다른 사람에게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그것을 알게 된 순간 얼마나 웃었는지. 



백이면 백 나와 함께 일하는 모든 직원이 그렇다는 말은 물론 아니다. 착하면서도 일 잘하는 직원도 물론 있었다. 그런데 웃긴 건 뭔지 아는가? 그런 사람들은 나랑 직접적인 한 팀인 경우는 거의 없다. 옆팀 대리가 그렇거나 앞팀 사원이 꼭 그나마 착하고 일 잘하는 사원 중 하나다.  결국 나와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동료들은, 상사들은 하나같이 다 그렇게 왜 일을 정말 못하거나 일은 잘하는데 싸가지가 없는가.


'왜 내 상사인 팀장은 그렇게 일을 못하고, 밑에 사원들을 컨트롤 못하며

나의 동료는 일을 못해서 내가 하는 일에 도움은 안되고, 방해만 될 뿐인지.

그리고 왜 일은 이 거지 같은 회사에서 내가 제일 잘하는지!'


적어도 직장인이라면 위 문장에서 한 번은 공감했을 거라 확신한다.



그렇게 퇴사할 때까지 다른 이들에게 불평하고, 내 고달픔을 알아 달라고 '답정너'의 질문만 해왔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만두고 조금은 멀리서 그들을 보고, 내 뒷모습을 보니 그때서야 '그래서 나와 함께 일하던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꼭 일 못하는 사람들은 착하고, 일 잘하는 사람은 싸가지가 없는지. 나는 그 둘 중 어떤 사람이었을지. 최소한 일도 못하는 싸가지도 없는 사람은 아니었기를 바란다. 하하.



이 모든 말이 100이면 100, 모든 경우에 들어맞는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회사 생활을 6개월, 아니 3개월만 해봤어도 주변에서 충분히 들을 수 있는 대화들 아니었을까. 


생각해보면 모두가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내 기준에서 그 사람은 업무 속도가 느린 사람, 내 기준에서 그 사람은 일을 못하는 사람. 모든 일이든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은 너그러워지기를 바라며. 그리고 최소한 내가 다른 사람에게 일을 떠넘기는 동료는 되지 않기를 바라며. 


아마도 평생 끝나지 않을 불변의 법칙 OF 회사에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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