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찔찔이가 잘생긴 그에게 말 거는 법
몸이 썩 좋지 않다.
지난밤 늦잠에도 불구하고 오전 수영을 하러 왔다.
꽤나 한산해 보인다.
가을이라고 다들 놀러 갔으려나.. 아니면 다들 바쁘려나...
저질 체력에 비해 제법 왕복을 많이 했다.
상급반의 잘생긴 남자와 예쁜 언니와 유병재 닮은 남자가 왔다. 한두 번 인사는 해봤지만
같은 반이 아니고서 친한 무리 속에 인사를 하기엔 아직 낯가리게 된다.
인사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오늘도 실패.
같은 반 회원님이 오랜만에 왔다. 그래도 비슷한 또래라고 편하다.
아.. 콧물.
수영하면서 코가 신경 쓰인다.
잘생긴 남자한테 나의 콧물을 들킬까 신경 쓰인다.
자유수영이 끝나고 같은 반 회원님들과 차 한잔 하러 갔다.
이런저런 피상적인 이야기들과 운동에 대한 이야기로 여백을 채워가던 중
상급반의 잘생긴 남자와 유병재 닮은 사람이 카페로 들어왔다.
나의 시선이 360 레이더로 발동되었다.
일행들과 끊이지 않는 대화를 하면서 머릿속에는 '아.. 인사 트고 싶다'라는 생각이 마구 스친다.
다음에 도전할 수 있을까..
적당히 체면을 유지하면서 도도하면서도 자연스럽게 그리고 적당히 호감 있게.
그래. 계기가 필요해.
같은 환경에 있으면 자연스러울 거야.
내가 정말 정말 잘해서 상급반으로 올라가는 거야! 그래 그거야!
말도 안 되는 소리.
초급 나부랭이, 콧물이나 닦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