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sk Mar 19. 2019

귀찮

내 머리 위에서 노는 녀석

새벽에 잠에서 깬다. 깬 김에 화장실에 가고 싶어 진다. 애매하다. 귀찮다. 다시 잔다. 그러고 아침이 밝는다. 더듬거리며 휴대폰을 찾는다. 카톡, SNS, 뉴스 등, 새벽에 참았던 볼일이 있지만 귀찮다. 손가락만 바쁘다.


욕심이 많은 탓에 휴일을 알차게 보내고 싶고 나 자신에게 투자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청소, 빨래, 분리수거는 기본. 장도 보고 끼니를 해결하고 나면 잠이 온다. 야속하다.


실행력 제로.

생각만 가득.

대한'이불'교 독실한 신자.


욕심이 많아서 해야 할 일 투성. 때마침 찾아오는 불안감.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 자기 합리화.


부지런하지 않아도 괜찮다. 귀찮음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라 쉽게 피곤하기도 하다. 귀찮음님은 이미 우리 머리 꼭대기에 있기 때문에 이길 수 없다. 그러니 받아들여 도약할 수 있게끔 충분한 휴식을 취하자. 귀찮음을 즐기되, 할당량을 정하고 우선순위에 대해 재고하자.


귀찮음이란 눈을 감기 전부터 눈을 뜬 직후까지 우리 머리 위에 있다.


이길 수 없다.


특히 쉬는 날은 지독하다. 그래서 눕는다. 누우면 머리 위에 있던 이 녀석과 나의 위치는 수평적이다.


오른발, 오른손잡이입니다. 오른손으로 그렸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등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