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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sk Mar 19. 2019

등산

당신의 머리 꼭대기를 오르락내리락

평소에 생각이 많던 나는 한 때 두개골이 동서남북으로 지끈거렸다.

생각이 많다는 게 우유부단이나 철저하게 실리를 따지는 것과 다른 그 어떤 무언가다.


하루만 생각하면 하루 동안 생각했던 양만큼만 아프고

한 달 내내 생각하면 한 달짜리 만큼 아팠다. 그러니 작년 고민을 올해의 고민으로

물갈이하듯 바꾸기란 말도 안 되는 것이지.


요 '생각'이란 녀석은 분명 내 머리 꼭대기까지 등산하는 녀석임에 분명하다.

점점 정상까지 오르는 것은 느낄 수 없으나, 등정의 순간에 깃발을 내리꽂을 땐

기가 막히게 감지해버린다.


삐그덕 삐그덕, 마치 시계의 똑딱똑딱 소리처럼 고요를 깨고 귀에 때려 박히는 그 어떤 소리.


만약 당신도 두 손 꼼짝 못 하고 흔들의자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다면

이 방법을 추천한다. 운동, 알코올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감히 3대 해법이라 칭하고 싶다.

어차피 생각이란 녀석은 머리 끝까지 오르기 마련이니. 등정의 순간에 깃발을

내리꽂기 전에 글로 써 내려가는 '하산(下山)'의 길로 모시길.


자 그럼

생각이 잔뜩 올라왔으니, 이제 글로 써 내려가 봅시다. 존재여.


올라도 올라도 끝이 없듯, 내려가도 내려가도 끝이 없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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