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LOL이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토리 Aug 27. 2016

CJ Entus의 강등, 추락하는 새는 날개가 없다.


오늘부로 LCK 승강전이 마무리 되었다. 최종전 ESC Ever와 CJ Entus의 경기는 3:0으로 ESC Ever가 CJ Entus를 완파하며 마무리 되었다. 결국 CJ Entus는 승강전에서의 기사회생에 실패했고 2부리그로 추락하게 되었다.


초창기부터 롤을 보기 시작한 유저로서 CJ에 대한 정확히 말하면 올드 유저들에 대한 애정이 있는 편이다. MIG 시절부터 Azubu 그리고 CJ까지 이어져 온 팀. 숱한 결승전을 치루었고 롤드컵 준우승이라는 타이틀까지 가지고 있었던 팀. 이 모든 과정을 다 지켜봐 온 입장에서 CJ Entus의 추락은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그냥 그런 생각만 든다. 시즌 초만 해도 어느 누가 CJ Entus가 2부리그까지 추락하리라 누가 생각했겠는가?


시즌 도중에도 글을 썼지만 CJ Entus는 정말 총체적 난국이다. 탑에서 운타라의 폼은 심각하게 망가졌고 정글인 하루는 쌩신인 초짜였다. 그나마 스프링에서 캐리라인을 도맡았던 바텀라인 역시 팀의 분위기와 마찬가지로 하향 평준화 되어버렸고 가장 중요한 미드라인의 비디디는 그저 자존심만 강한 LCK 최하위 미드라이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데뷔 전 솔랭에서 화려한 플레이로 주목을 받았던 것에 비하면 정말 형편 없는 플레이만을 보여줬다. 정말 웃긴건 서머 중반부에 투입된 샤이가 그나마 가장 1인분 다운 1인분을 해준다는 점이다. 그게 이 CJ Entus가 얼마나 문제 덩어리인지를 보여준다. 그렇게 스프링에서 경험치를 먹었는데 그리고 서머를 계속 플레이했는데도 불구하고 실력은 계속 제자리 걸음이니 답답한 일이다.


개인적인 역량 문제도 있지만 CJ Entus는 지금 팀게임을 하는 것 같지도 않다. 오죽하면 오늘 승강전 3경기에서 해설들이 지금 이 팀은 서로 소통을 하고 있는게 맞나요? 라는 말이 나올 정도겠는가? 누군가 주도적으로 오더를 하는 것 같지도 않고 멘탈을 잡아주는 것 같지도 않다. 서로 계속 콜은 엇갈리고 제대로 된 설계 플레이도 보기 힘들다. 밴픽에서도 문제는 여실히 드러난다. CJ Entus는 지금 팀게임이 전혀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탈리야와 같은 픽을 계속 고집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다. 글로벌 궁극기를 가지고 '운영'을 하는 챔피언을 뽑는 건 CJ Entus에게 자살행위다. 전혀 '운영'이 되지 않는 팀인데 어째서 계속 그런 챔피언을 뽑는 것인가? 차라리 라인전이 정말 강력한 픽들로 구성하는게 훨씬 나았을 것이다. 라인 개입력이 좋은 엘리스와 같은 픽은 뽑으면서 막상 라인전은 탈수기마냥 탈탈 털려버리니 어디서부터 바로잡아야 할지 모를 정도다. 정리해보면 이 팀의 문제점은 두가지다. 라인전과 한타. 그냥 다 안된다는 말이다.


CJ Entus에게 가장 화나는 점은 본인들이 먼저 포기해버린 듯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우린 안될거야 라고 얼굴에 써놓은 듯한 표정. 뭔가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는 없고 그냥 졌네... 이런 느낌? 화나기도 하지만 안타깝다. 그냥 안타깝다. 계속 패배의 분위기에 휩싸이다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다. 그래서 패패승승승이 BO5에서 엄청 대단한 일이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래도, 이건 승강전이다. 지면 몇개월 뒤 2부리그에서 스프링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 거진 1년을 통으로 날리느냐 아니느냐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뭔가 제대로 보여주는 것도 없이 3:0 완파를 당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


과거 스타1 프로게이머 최연성은 이런 말을 했다. '과거의 영광에 취한 자는 죽은 자다.' 지금 CJ Entus에게 이보다 더 어울리는 말이 있나? CJ Entus는 명가다. 근데 그건 과거의 일이다. 그 때의 영광이 지금의 CJ Entus를 살려주진 않는다.  추락하는 새는 날개가 없다. CJ Entus의 날개는 처참하게 부러졌다. 다시 CJ Entus가 부활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지금으로써는 그저 부러진 날개를 잘 치유하기를 바랄 뿐이다.


사진 출처 - 포모스 (http://www.fomos.kr/esports/news_view?entry_id=32350)



매거진의 이전글 락스 타이거즈의 우승을 축하하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