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대답은 네니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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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생활 시작할 때 고민했던 것 중 하나.
한국인을 멀리해야 할까..?
나의 대답은 네니오 입니다.
'네'는 이상한 한국인을 멀리하라는 뜻이고, '니오'는 정상적인 한국인과는 잘 지내면 된다는 뜻이다.
오늘은 '니오'에 해당하는, 내가 유학 생활을 하며 좋은 한국 인연을 만나 관계를 유지하기까지 겪었던 시행착오 과정들을 써보고자 한다.
1. 유학 초반, 한국인을 멀리하려고 했던 나
유학을 떠날 때 내가 했던 결심 중 하나. 바로 한국인을 많이 만나지 않겠다는 것! 중국인과 어울리면서 언어와 현지 문화를 빨리 습득하려는 열정에서 이런 결심이 나왔다.
그런데 웃긴 건 나 말고도 다른 유학생들도 저런 다짐을 한 번씩은 다 해봤다는 것 ㅋㅋㅋㅋㅋ그랬던 나였지만, 어학당 생활을 하면서 그 결심은 와장창.. 깨졌다.
일단 같은 반에 한국인 학생들이 많았고, 이런저런 유학생 활동을 하면서 자주 어울릴 수밖에 없었다. 싫어도 함께해야 하는 운명공동체... ★ 한국인들과 어울리며 즐거운 순간들도 많았지만, 가슴 한편엔 불편한 마음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유학 왔는데, 이렇게 한국인들과 어울려도 되는 걸까?
2. 피할 수 없는 한국인, 어떻게 대해야 하죠?
한국인과 어울리면서 불편한 마음을 갖고 있었던 나는, 미국 유학 경험이 있는 교수님께 질문을 했다. 유학 생활을 하면서 과연 한국인과 어울려도 되는 것인지.
근데 교수님은, 자신도 비슷한 고민을 했었다며 쿨한 대답을 해주셨다.
"한국인을 애써 피할 필요는 없다"
교수님께서도 유학 생활을 하며 많은 한국인을 만났는데 그렇게 만난 인연이 어떻게 나중에 이어질지 모른다고 하셨다(유학 생활을 하며 남편도 만나셨다고 한다ㅎㅎ). 그래서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는 인연을 거부하지 말라고 그러셨다.
그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유학 초반 나는 한국인을 '내 유학 생활 방해꾼'으로 바라보고 있었더라. 너무 편협하게 사람을 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한국 사람을 만날 때 나도 모르게 긴장하고, 경계하게 되고.. 진심을 다하지 못하게 되고.. 그랬던 것.
유학 생활에서 성장해야 된다는 그 진심+열정에서 나온.. 나의 착각, 실수였다.
그리고, 또 스스로 뼈를 때리자면 외국어와 그 나라에 대한 공부는 내가 꾸준히 틈틈이 계속해야 하는 것이지 한국인을 만난다고 퇴화하거나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물론 한국인을 24시간 매일 붙어 다니면 안 되겠지만.. 한국인 때문에 외국어가 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결국 핑계라고 생각한다.
3. 유학 생활, 한국인을 어떻게 사귀어야 하는 건데?
뭔가 사람을 도구로 이용한다는 느낌으로 비칠까 봐 조심스러운데, 전혀 그런 뜻이 아님을 밝히며..!
내가 생각하는 유학 생활에서 좋은 인연은,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발전할 수 있는 관계라고 본다. 그런 관계를 만나고 유지하는 법은, 혜민스님의 책에 나온 이 말에서 잘 나타난다.
"인간관계는 난로처럼 유지해야 한다는 것.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게"
이는 유학 생활에서 만나는 인연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내가 알아낸 태도 몇 개를 적어본다.
◆ 외롭다고 한국인에게'만' 기대지 말 것
낯선 땅에서 외롭게 생활을 하다 보면, 한국어 한마디가 괜히 반갑고, 한국인에 나도 모르게 더 정을 쓰게 되고 마음이 가고 그렇다. 그래서 어느 순간 한국 인연에 집착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상대방도, 나도 부담스러워 관계가 오래갈 수 없더라.
물론 한국인 친구를 만나 외로움을 공유하고, 그러면서 위로도 받고 든든해지는 경우도 당연히 있다. 내 말은 뭐든지 과하면 안 된다는 것! 그리고 가끔.. 나쁜 사람들은 이런 외로움을 알고 타인을 이용하기 때문에. 한국인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은 절대 금지.
◆ 서서히, 천천히 사람을 알아갈 것
나도 자주 하는 실수였는데, 어쩌다 알게 된 한국인을 대할 때, 나랑 좀 통한다 싶으면 너무 반갑고 인연 같고 그래서 막 부담스럽게 다가가고 그랬다. (아 적고 보니 나 진짜 외로웠나 보네 ㅋ..) 그렇게 하다 보니 연락이 끊기고...
사람 성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게 전략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내가 프로파일러도 아니고. 결국 천천히 가랑비 젖듯이 서로를 알아가는 방법이 맞는다는 걸 깨달았다.
인연이 되면 마주칠 기회가 있으려니... 절대 조바심 갖지 말고, 천천히 사람을 알아가고 관계를 유지하는 태도를 가질 것.
◆ 느낌이 싸하거나 안 맞는 사람은 빠른 손절할 것
자신의 직감을 믿으세요. 한인사회가 좁아서,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 알려진 인물을 알게 되면 그 권위에 내가 복종해야 할 것 같고.. 막 그렇다.... 분명히 뭔가 느낌이 싸하고 이상한데, 이 사람이 막 한국 가면 나 취직시켜줄 것 같고, 나한테 뭐 돈 줄 것 같고..
은 개뿔 1도 없다. 나를 낯선 땅에서도 고통스럽게 하는 사람은 평생 나를 괴롭힐 사람이다. 세상은 넓고 좋은 사람은 더 많다. 느낌이 싸하다면 빠른 손절을 추천.
◆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진심으로 도울 것
마지막으로,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에서는 진심으로 도움을 줄 것! 내가 도와주면 언젠가는 다 돌아오게 되어있다.
외로운 유학 생활.. 서로의 처지를 잘 알아주는 사람들은 한국인이다. 그 처지를 잘 공감해 주고, 들어주고, 힐링을 받는 것도 한국인이다. 그러니까 힘들 때, 도와줄 수 있을 때 많이 돕자.
한 예로, 내가 유학시절 시작할 때 누군가가 산동대학교에 대한 정보를 많이 봤으면 하는 생각에서 블로그에 개발새발 글이지만 열심히 올리던 시절이 있었다. 나의 블로그로 정보를 얻고, 유학 준비를 잘 해온 사람도 있었고, 그렇게 알게 된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나에게 좋은 인연이다.
이것 말고도, 유학생활을 하며 나도 한국인 인연에게 도움을 많이 받아, 정말 감동했던 적이 많다. 밥을 사주는 것부터 시작해서.. 갈 곳 없을 때 나를 집에 재워주는 사람까지..
서로의 도움으로 좋은 일이 더 많이 생겼고, 나도 성장했던 기억이 더 많다는 걸 요즘 다시 느낀다. 사실...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이 포스팅을 썼다. 혹시나 유학 준비를 하는 누군가에게 꼭 도움이 됐으면 해서. ㅎㅎ.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