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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간청개구리 Mar 30. 2023

파업에 이유는 없다

짧지만 프랑스에서 일해보니

입사 얼마 후,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하고 있는데 누군가 나에게 다가와 종이를 건네 주었다. 나의 프랑스어 실력은 부족했기에 정확히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단어가 눈에 띄었다.

'en greve' 프랑스어로 파업이라는 의미이다. 프랑스에서는 파업없는 날을 찾기 힘들정도로 파업을 자주 한다

‘greve’

프랑스어로 ‘파업’이라는 뜻이다. 종이에 가득찬 글귀를 모두 이해할 수는 없지만 빨갛고 굵게 쓴 ‘파업’이란 글씨는 선명하게 보여 파업과 관계된 것이라 짐작했다.


종이를 들고 사무실로 들어가서 선임에게 보여주고 무슨 내용인지 물었다.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보기에는 크게 불평할 듯 없는 근무환경인데 도대체 파업의 주된 이유가 궁금해 선임에게 물었다.

프랑스에서 노동자의 권리는 절대적이고 파업은 시위보다는 전쟁처럼 살벌하다. 


선임은 별거 아니라는 표정을 지으며

“지난 2년간 파업을 안 했으니 할 때가 됬다.”

라는 명료하고도 간단한 답을 주었다. 구구절절하거나 그럴듯한 답을 기대했었는데.

역시 프랑스는 파업의 나라였다.


선임의 사무실을 나와 내 사무실로 돌아와서, 옆 자리 동료에게 들은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대학을 갓 졸업한 프랑스 국적의 그녀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그게 프랑스야. 너도 파업하면 꼭 참여 해야 해”


“어떻게 참여해?”


“회사 나오지마. 집에서 쉬어”


역시 프랑스는 노동자의 나라였다. 

외국인 노동자든, 계약직이든 모두 파업만큼은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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