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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dgemaker Nov 23. 2020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나요?

불현듯, 일과 삶이 불안해지는 당신을 위해

"알람 소리에 어김없이 일어나 정해진 시간에 출근한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사람들의 틈바구니로 기어이 출근하고 나니 오늘 해야 할 일들이 쏟아진다. 정해진 일들을 기계적으로 해내고 나면, 타 부서와 끝이 보이지 않는 지루한 회의가 이어지고, 겨우 하루 업무를 마무리하니 곧이어 의미 없는 회식이 나를 잡는다.

지친 몸으로 퇴근을 하고 집에 도착해서는 나를 위한 무엇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쇼핑을 하거나 티브이를 보다 잠이 든다.

바쁘게 흘러가는 시간 안에서 의미 없음에 권태로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돌아올 주말과 월급날을 생각하며 오늘도 하루를 살아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른다. 그렇게 우리의 젊은 날은 흘러간다."

참고 : 대한민국 직장인의 하루…"숨 쉴 틈 없다!"

참고 : 직장인의 평범한 하루.jpg

참고 : 월급쟁이의 ‘별’ 임원…가능성은 0.77%


매일매일 열심히 사는데도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는가?


회사에 들어가 배정된 업무를 성실히 해나가며 정신없이 하루를 살아가면서도 무언가 잘못 돌아가고 있는 것 같은 불안감을 느낀 적이 있다면,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그 불안감이 쉽게 사라지지 않고 당신을 괴롭힌다면, 오늘 쓰는 나의 글이 당신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조정(Rowing) 이야기


내가 취미로 하는 운동 중에 조정이라는 운동이 있다. 여러 명의 사람들이 하나의 보트에 타고 노를 저어 결승점에 도착하는 순서로 승부를 가리는 경기인데, 오랜 시간 전신을 이용해서 높은 출력을 내야 하는 고강도  운동이다. 노를 젓다보면 운동 자체가 너무 힘들어서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한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스포츠지만 강도가 높아 잡생각 없이 그 순간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이다. 경기의 목적과 목적지는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선수는 노를 잘 젓기만 하면 된다.

내가 탄 보트의 방향이 잘못되었다면 어떻게 될까? 


하지만 내가 탄 보트의 방향이 잘못되었다면 어떻게 될까? 노를 젓는 동기부여가 한순간에 사라지거나, 수명이 다한 부속품처럼 느껴져 허탈할 것이다.  


일과 인생은 망망대해에서 조정경기를 하는 것과 같다. 그날그날 해결해야 할 일들이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기 때문에 하루를 살아내는 것도 쉽지 않지만, 그러다 보면 내가 가고 있는 인생의 길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인지 못하기 십상이고, 이는 목적지 없이 바다한가운대 떠있는 막막함과 같다.




일 이야기





반세기 동안 세계를 이끌어 나갔던 주요 산업군들은 관료제 안에서 효율적으로 돌아갔다. 정해진 상품을 효율적으로 만들어 파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상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세분화하고 표준화해서 생산성을 극대화했다. 기업은 사람에 대한 자율성을 신뢰하지 않았고 개인의 자율성을 제한하고 부품화 했다. 개인의 자유보다는 기업의 효율성이 중요시되었고, 표준화된 인간을 다른 인간으로 언제든 쉽게 교체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기업은 휴먼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관료제 시스템 안에서 개인은 일에 대한 특별한 목적의식이 없더라도 회사에 규정된 진급과 정해진 성과를 목표로 일의 정당성을 찾을 수 있었다. 보다 나은 직급과 연봉이 일의 목적이 되는 것이다.


 "무엇을"파는 것에서
"무엇을" "어떻게""해결하는가"가 중요해지는 시대가 왔다. 


하지만 이제 세상이 달라졌다. 상품의 경계가 사라지고 목표가 끊임없이 변하는 시대가 왔다. "무엇을"파는 것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결하는가"가 중요해지는 시대가 온 것이다. 새로운 시대는 기존의 관료제 시스템으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실리콘벨리를 필두로 개인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중요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미션 중심의 업무 문화가 있다. 시키는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아닌 자율성과 창의성을 토대로 소명의식을 가지는 주체적인 개인이 중요해진 것이다. 이러한 시대 흐름은 한강의 기적이라는 말로 대표되는 경제성장 시기를 지나온 한국의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과제를 던져 주었다.


인간이 아니라 기계처럼 살기를 강요받아 왔던 건 아닐까?


인간은 주체적인 선택을 통해 일의 보람을 느낀다. 당연한 말이지만,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부품화 되는 것을 거부한다.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당연하다고 생각되었던 업무방식에 회의감을 느끼고 일의 목적에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불안해진다. 인간이 부품화 되어왔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간이 아니라 기계처럼 살기를 강요받아 왔던 건 아닐까? 


참고 : [고전적 관리론] 포드시스템, 관료제론 [고전적 관리론] 포드시스템

참고 : 베버의 관료제론

참고 : 제품팀 vs 기능팀

참고 : 나는 로봇이 아닙니다.



인생 이야기


헬조선 테크트리
인생의 전환기마다 사회적으로 이뤄내야 하는 목표들이
퀘스트처럼 촘촘히 쌓여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강요된 목표를 따르면 어떻게든 살아지게 된다.


인생도 다르지 않다.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굉장히 디테일하게 짜여진 사회적 로드맵 안에서 살아간다. 인생의 전환기마다 사회적으로 이뤄내야 하는 목표들이 퀘스트처럼 촘촘히 쌓여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강요된 목표를 따르면 어떻게든 살아지게 된다. 국가는 이러한 로드맵을 통해 사람들이 특별한 고민 없이도 정해진 목표대로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최선을 다해 출산과 양육, 생산 과소비를 하도록 강요한다. 사회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생애 전환기 별로 끊임없는 퀘스트를 강요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인간이 살아가는 진정한 목표가 될 수 있을까? 중요한 건 내가 만든 인생 로드맵이 아닌 사회가 강요한 로드맵이라는 것이다. 나는 인간이 인간으로 살기 위한 필수 조건은 호기심과 소명의식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한 인생을 살기 위해서


목적이 없는 삶은 망망대해에서 목적지를 알지 못한 채
죽어라 노를 젓는 것과 같다. 


목적이 없는 삶은 망망대해에서 목적지를 알지 못한 채 죽어라 노를 젓는 것과 같다. 목적지를 알 수 없어 불현듯 불안해지더라도, 그 불안의 실체를 외면해버리면 매일매일 쏟아지는 눈앞의 일들로 시간은 멀찌감치 흘러가 버린다.


문제는 사회가 강요한 퀘스트를 넘지 못했을 때 나타난다. 사회가 강요한 로드맵을 따라 사는 사람들은 실패에 약하다. 퀘스트를 성공하지 못하는 자는 낙오되었다고 생각하고, 성공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보며 안도한다. 삶의 목적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남들과 비교한다. 반면에, 미션이 목적이 되는 사람은 실패에 강하다. 실패를 낙오가 아니라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소명의식이 이들을 이끌기 때문에 실패해도 쉽게 포기하는 법이 없다.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부여받은 시간 안에서, 다시 돌아오지 않는 인생의 시간을 중요하지 않은 것들에 소비하지 말자. 좋은 연봉과 높은 직급은 미션을 성취하면서 따라오는 것이지 인생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열심히 살아왔는데 갑자기 일과 삶에 대해 불안 한가? 이제 그 불안을 제대로 마주해보자 적어도 당신은 삶의 목적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까. 당신을 이끄는 소명의식이 무엇인지 어떤 목표를 위해 당신이 전력질주해야 하는지 고민해보자. 쉽게 답이 나오지 않더라도 초조해하지 마시라 정해진 길이 아닌 새로운 길을 찾는 건 시간이 걸리는 법이니까. 누군가는 강요된 길을 따라 가는데 급급하지만,  미션 지향적인 사람은 끊임없이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간다. 이는 고단하고 어려운 과정이지만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삶의 성취와 행복을 당신에게 선사해 줄 것이다.


참고 : 인간의조건, 한나아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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