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희생하는 엄마가 되지 않겠노라 다짐했다

by 박지선









































이기적인 아빠와 희생하는 엄마가 만나 차갑고 이기적인 내가 태어났다. 내 자식은 이기적인 남편과 이기적인 나 사이에서 태어났으니 아마도 우리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차가운 나는 아이를 키울 때도 여전하다. 관계의 선이 정확하고 무례한 행동을 참지 않는다. 게다가 아이의 짜증이나 화풀이도 상황이 이해가 되더라도 전적으로 받아주지 않는다. 진정될 때까지 기다린다. 달래주려 하지 않는다.


또한 아이와 시간을 보낼 때도 나의 이기적인 면모는 빛을 발한다. 어떤 공간에서 어떤 놀이를 할지 결정할 때 아이의 취향을 존중하기도 하지만, 내가 어떻게 하면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더 생각한다. 아이와 함께 하려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그 안에서 최대한 나의 즐거움을 찾으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아이는 어차피 타고난 본성대로 살아갈 터라 내가 굳이 뭘 해주고 싶지는 않다. 나와 남편 사이에서 태어났으니 공부든 예체능이든 타고난 재능은 없을 테니 굳이 교육비로 돈 들이고 에너지 쏟고 싶지도 않다. 그렇게 생각하니 아이가 점점 커가지만 별 걱정이 없다. 그냥 매일 같이 밥 먹고 그냥 대충 같이 떠들다 자면 그만이다. 요즘엔 아이에 대한 생각보다 내 놀궁리 생각하느라 바쁘다.


내 성격이 육아할 때 도움이 될 줄이야. 나도 놀랍다. 우리 엄마처럼 마음 약하고 정 많았으면 아이가 표현하는 그 많은 불편한 감정들과 하고 싶고 사고 싶다고 표현하는 것들을 무시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


매번 ‘되는 대로 키워라!’, ‘애한테 애쓰지 마라.’. ‘애 떠받들지 마라.’라고 떠들어 댔지만 우리 엄마처럼 마음 따뜻한 양육자들은 받아들이기 힘든 말이겠구나 싶다. 그들은 본인들의 즐거움 찾는 것보다 지금 눈앞에서 힘들어하는 아이의 감정이 더 크게 보일 테니 말이다. 따뜻하지만 관계의 선을 명확히 하는 사람이 되기 참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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