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 못한 취미생활

by 박지선

임신과 출산을 한 후 나는 아이 스케줄에 따라 움직였다. 내가 하고 싶은 활동보다 아이의 식사 및 수면 스케줄에 맞춰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선택했다. 최대한 내가 좋아하는 활동으로 선택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제약은 많았다. 그래도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서는 야외 활동을 더 많이 늘릴 수 있어서 숨통이 좀 트였다.


그러다 아이가 30개월이 되어갈 때 자전거를 타게 되었다.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나만의 운동으로 제격이었다. 트레일러에 아이를 태우고 호수를 돌면 땀나는 운동을 한 것처럼 시원했다. 그 뒤로 동네 호수공원에 가서 자전거와 트레일러를 함께 빌려 자전거를 탔다. 그러다 평일 낮에도 아이를 기관에 맡긴 후 자전거를 대여해서 나 혼자 타기도 했다.


대여비를 계산해 보던 남편이 그럴 바에 자전거를 한 대 사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그리고 대여용 자전거는 지역을 넘어갈 수 없으니 내 자전거로 더 멀리 다녀보라고, 그래야 더 재미있다고 알려줬다.


얼렁뚱땅 생각지도 못하게 내 자전거가 생겼다. 남편이 빠르게 추진해 준 덕분에 바로 살 수 있었다. 그 뒤로 나의 새로운 취미 생활이 시작되었다. 출퇴근할 때도, 운동 삼아 나갈 때도, 백화점에 갈 때도 자전거를 타고 갔다.


결국엔 기차를 타고 춘천에 가서 북한강 자전거 길도 달리고 왔다. 몇 주 만에 50-60km를 하루에 달릴 수 있게 되다니. 내 체력의 한계를 느껴보며 도전하는 것도 재미있고, 몸에 느껴지는근육통도 즐기게 되었다.


기분 전환으로 이만한 게 없지 싶다. 자전거 생각만 하다 보니 아이에 맞춰졌던 내 삶이 이제야 내 삶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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