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농사하기
더덕 농사를 짓는 것은 그렇게 녹녹지 않다.
나와 남편은 매일매일 농사를 짓고 있는데, 수익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다.
농사 3년은 수익보다는 투자라 생각하고 시작하긴 했다. 하지만, 사람인지라 소득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새싹 더덕’이다. ‘새싹삼’과 비슷하지만, 인삼과 더덕이라는 차이만 있다.
인삼을 못 드시는 분들이 간혹 많아, 대신 더덕을 찾는 분들이 많다. 인삼과 더덕의 효능/효과는 비슷하기 때문이다.
식감과 맛으로도 훨씬 달고 아삭하다. 그래서 더덕은 참 매력적인 작물이다.
40년 동안 더덕 농사를 지었던 우리 아빠가 왜 이리 더덕에 미쳐있었는지 알게 되었달까.
그나저나 이것을 말하려고 글을 쓴 게 아니다.
약 한 달 전 아기 고양이가 우리 하우스 근처에서 부터 보이기 시작했다. 날씨가 추워지다 보니 따뜻한 곳에 터을 잡았나 보다.
아기 고양이 맹수와 더덕 식재하는 모습의 동영상 -> 클릭하면 넘어갑니다.
이젠 우리 식구가 되어
나의 더덕 하우스에서 지내고 있다.
이름은 ‘맹수’ 발톱을 숨길지 몰라 매우 조심해야 하기 때문.
맹수는 우리 부부의 첫 ‘아기’이다.
아기 고양이가 우리를 간택해 주어 우리가 키우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시댁에 살고 있어, 집으로는 데리고 가지 못하지만 언젠간 집으로 데리고 올 생각이다.
그때까지 하우스에서 도망가지 않고 같이 농사를 지어주었으면 한다.
더덕을 매일 식재하고 있노라면,
우리 무릎에서 잠을 자고,
우리 어깨에 올라가 머리에 자신의 몸을 비벼대는 맹수.
라디오가 필요 없고, 음악이 필요 없이,
맹수는 우리에게 큰 즐거움과 미소를 선사해준다. 이쯤이면 같이 농사를 지어주는데 한몫을 톡톡히 한다고 할 수 있다.
맹수는 이렇게 우리 작업복 모자에 들어와 잠을 자곤 한다.
추운 날엔 얼마나 따뜻한 난로가 되는지 맹수 자신은 모를 것이다.
마음도, 몸도 따뜻하게 해주는 반려묘 농부 아기 고양이 맹수,
맹수가 있는 한 우리 더덕들이 병충해 입지 않고 무럭무럭 자라날 것 같은 확신이 생겼다.
맹수는 가끔 벌레도 먹기 때문이다.
“ 으악!
여보! 맹수가... 맹수가...!!!!!!
벌레를... 벌레를 먹어...!!! 얘 진짜 맹수였어.”
이렇게 우리 맹수는 우리 하우스의 더덕 수호사가 되었다.
맹수는 75m나 되는 하우스를 매일 반복하기를 수 차례 하니 이 고양이는 다른 집고양이들보다 운동량도 많다.
함께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고 싶은 나의 맹수야,
나와 농부가 되어줘서 고마워!